호세아서에 보면 하느님은 호세아에게 바람둥이 고메르와 결혼하라고 명하신다. 행동 예언자인 호세아는 하느님의 명에 따라 창녀 고메르를 아내로 맞아들인다. 그러나 바람둥이 버릇을 고칠 수 없는 고메르는 남편 호세아를 버리고 바람을 피운다. 그때마다 하느님은 ‘찾아오라. 오지 않으면 돈을 주고라도 사오라’고 하신다. 여기서 호세아는 하느님의 상징이요 고메르는 하느님을 등진 이스라엘의 상징이다.
하느님은 창조 당초에 5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마지막 날 성삼위께서 인간을 “우리를 닮은 사람을 우리와 비슷하게 만들자”고 하시며 정성을 다해 최고의 걸작품으로 인간을 만드시고 5일간 창조하신 삼라만상을 첫 인간 아담에게 결혼선물로 주셨다.
이에 아담은 하느님의 결혼선물인 우주만물을 즐기며 남편인 하느님과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하느님께 감사하며 행복을 누렸다. 그런데 어느날 사탄이 찾아와 하느님이 금하신 선악과를 따먹으면 하느님처럼 된다고 유혹을 하자, 아담은 하느님 뜻을 거역하고 인간의 의지로 선악과를 범하고 만다. 이렇게 하느님의 결혼 약속을 인간의 의지로 위반한 인간은 신방인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되고 결혼선물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우주만물의 지배권도 잃게 되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신랑을 떠난 영적 고메르인 아담의 후예들이 신방인 에덴에서 쫓겨났으므로 이제는 필요없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주셨던 결혼선물인 우주만물을 멸하지 않으셨다. 남편인 하느님은 아직도 아내가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결혼선물을 파기하지 않고 기다리시는 것이다. 아직도 남편인 하느님은 떠나간 아내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예언자들을 통하여 누누이 전하면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신 것이다.
그러기에 하느님은 그토록 호화롭고 훌륭하게 지으신 궁전을 파괴하지 않으시고 날을 밝히는 태양을 소멸시키지 않으시고 모든 것을 그대로 남겨둔 채 그분을 모욕하고 떠난 아내가 아직도 사용하도록 허락하신 것이다.
구약성경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타락한 하와와 새로운 결합을 원하신다는 소식과 새로운 초대장을 점점 더 자주 보내신다. 참지 못한 하느님은 동정인 여왕과 말씀의 인성을 진정한 혼약으로 결합시켜 추락한 인류를 다시금 들어올려 하느님이 인류와 참된 혼인을 새롭게 하고자 하셨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아들은 십자가에서 인류와 새로운 혼인을 맺었다. 새로운 결혼선물은 하와가 에덴에서 뱀의 꼬임에 넘어가 잃어버린 하느님의 뜻, 거룩한 피앗이었다.
새로운 신부가 신랑인 하느님께 바칠 선물은 인간의 뜻, 변덕과 배은과 냉담한 마음이다. 인간이 창조주 하느님과의 결혼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인간 자신이 태어난 근원인 거룩한 피앗 안으로 다시 들어오는 길뿐이다.
신랑이신 하느님은 고백하신다. “참사랑은 만족할 줄 모른다. 이제는 그에게 더 줄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을 때 만족할 수 있을 뿐이다. 내 뜻 곧 거룩한 피앗은 나의 모든 것이다. 나는 그에게 나의 모든 것을 주었고, 그도 나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주었으니 나는 그의 것, 그는 나의 것, 부부의 재결합의 영예로운 위치로 돌아왔으니 이제는 함께 즐기는 일만 남았다.”(천상의 책 24권 20~21장 참조) 하느님의 뜻이 우리와 모든 피조물 위에 이루어지시기를 빕니다.
Fiat Voluntas Tua!!!
예수성심위로의 전교회 담당사제 이관배 스테파노 신부(미리내 천주성삼 성직 수도회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