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3.10.16 17:06

10-17-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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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

 

순교자의 전형이요, 순교의 참 뜻을 웅변으로 가르쳐주는 참으로 용기있는 순교자가 안티오키아의 주교 성 이냐시오이다.

하느님의 축복을 영적인 지혜와 통찰력으로 밝히 깨닫고 참된 행복의 길인, “나 때문에 박해를 받고 터무니없는 말로 비난을 받는 사람은 하늘나라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고 한 그 길을 깨닫고 실천하신 가장 모범적이고 용감한 일꾼이 오늘 기념하는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순교자라 할 수 있다.

그분의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야말로 순교의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주고 참 인생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우쳐준다.

성인은 당신의 순교를 안타까와하는 신자들에게나는 마지못해 생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치는 것이니 내게 불필요한 호의를 베풀지 말라고 권고한다. 그분은 참된 행복을 알고 계셨기에 인간적인 위로나 육정적인 호의가 오히려 방해물임을 깨달으셨다. “세상과 육신은 이 참된 행복의 길,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에 방해를 놓고 유혹하지만 세상의 미련과 욕망은 이미 내 마음 안에서 완전히 정화되었노라고 선언한다.

과연 순교자는 마치 대장간의 쇠를 풀무불로 달구어 온갖 찌꺼기를 걸러내어 순금으로 정련하듯이, 신앙의 용광로에서 진복팔단의 8단계 공정을 거쳐 순도 100%의 순교의 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과연 그는, “지금 나의 지상적인 모든 욕망은 십자가에 못 박혔고 세상물질을 사랑하기 위한 불은 내 안에 더 이상 없습니다. 다만 내 안에 있는 것은 그리스도의 샘솟는 생명의 물이고, 그리스도의 살인 하느님의 빵을 먹고 그분의 피를 마시고자하는 열망뿐이라고 한다. 그러니내가 수난을 당하도록 내버려주는 것이 여러분이 오히려 내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요 육정 때문에 수난에서 제외된다면 여러분이 나를 미워하는 것이 됩니다.”고 로마인들에게 호소한다.

하느님의 밀알이 되어 맹수의 이에 갈려 빻아져서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되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셨던 성인의 몸과 피는 그리스도의 흠 없는 제물, 거룩한 제물을 닮기 위해 부단한 용광로의 제련과정을 거쳤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우리를 이 세상과 물질의 욕망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풀무불이 되듯이, 매일의 일상사 안에서 닥치는 십자가는 우리를 이 성인처럼 우리 몸과 의지를 정화시키는 정수기가 될 것이다. 오늘날 대기오염과 환경오염이 심각한 것처럼, 현대인의 마음에도 극도로 물질주의, 황금만능주의, 현세주의, 이성주의 사조로 오염되어가고 있고, 교회에도 역시 이성주의, 합리주의 등의 불순사조로 오염되어 있으니 참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으로 정화할 필요할 있다고 본다.

성인의 불필요한 호의에 대해 묵상해보고자 한다. 한국신자들은 사제들을 공경하는 마음이 지극하여 사제들에게 여러 가지 형태의 선물을 드린다. 그런데 그것이 사제들의 영신사정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한번쯤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청빈을 서원하고 사는 수도사제는 물론 청빈을 생활화하여야하는 모든 사제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불필요한 호의일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이다.

뉴욕의 어느 수도사제가 신자들의 선물을 받으면 봉투를 뜯지도 않고 다른 가난한 형제에게 돌려주는 것을 신자들이 알고 처음에는 서운해 하다가 후에는 이분이야말로 진짜 신부님이라고 공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누는 사제 자신도 얼마나 흐뭇하고 보람 있는 사제생활이며 돕는 신자들도 그런 사제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하고 얼마나 흐뭇하고 힘이 날까? 사제들이 신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힘을 실어주는 것은 청빈하게 그리고 열심히 사는 사제의 모습이다.

김 안젤로 주교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신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제상은 신부님이 어디계신가하고 찾아보았더니 성체조배하고 계시거나, 고해성사주고 계시거나, 사제관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계신 모습을 발견할 때다.”

순교는 우리 일상사에서 내 뜻을 죽이고 하느님 뜻을 따르는 모든 행위 안에서 재현된다. 그러니 평범한 일상사가 모두 순교의 기회이다. 수도자들은 특히 삼중치명의 생활을 한다. 애정의 순교가 정결서원이고, 물질욕망의 순교가 청빈서원이고, 의지의 순교가 순명서원이다.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하느님 앞에 지향을 하느님 뜻에 따라 내 뜻을 죽이는 마음을 지닐 때 우리는 매순간 순교자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순교의 널려진 기회들을 낭비하지 말고 알뜰히 공로바구니에 모아 주님께 봉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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