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0.05.08 11:45

발타사르 강론집 (가해) 부활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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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일

(사도 6,1-7; 1베드 2,4-9; 요한 14,1-12)

 

1. 예수의 떠나심과 돌아오심. 오늘 복음은 이미 예수님의 승천과 성령강림 그리고 그분의 재림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먼저 사도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단속하신다. “나를 믿어라.” 이 말은 내가 너희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할 터이니 나를 믿으라는 것이다. 연후에 예수님은 당신이 떠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신다.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고 나서 다시 돌아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기 위해너희를 데려가겠다는 것이다. 이곳은 필시 성부의 곁일 터이다. 그러나 사도들은 주님께서 떠난다는 사실에만 집착하여 겁을 집어먹고 또 그 길이 어디냐고 우문한다.

예수님의 대답은 한껏 과장되어(überschwänglich) 있다. 그분 자신이 바로 길이며, 그 이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분은 그보다 훨씬 놀라운 진리를 알려주신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길의 끝에는 성부께서 계시고, 성자를 있는 그대로 보는 이에게는 성부도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예수님에게는 사도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자기와 함께 있었으면서도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사실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 안에서 성부 하느님은 세상에게 말씀을 건네신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성부께서는 아들 안에서 당신의 일을 이루신다. 기적을 말하는 것이다. 기적이란 곧 성부께서 성자 안에 살아계신다는 것과 성자께서 성부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게 하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예수님의 가시적 형상은 성부 하느님과 혼동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성부 안으로 사라져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자께서는 더 이상 혼동되지 않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어떤 모습으로? 성부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 사도들을 고아처럼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성부 하느님과 함께 눈에 안 보이는 형태로 그들과 함께 살 것이지만(요한 14,23), “그들에게는 주님 자신을 드러내실”(22)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성령께서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20) 보게 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거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약속을 하신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이 말은 세간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화려한 어떤 기이한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교회에만 유보되어 있는,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어떤 힘을, 예수님 자신은 실행하기를 바라지 않았던 그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교회의 임무는 행동하다가 실패하고 죽는 것이다(Handeln, Scheitern, Sterben). 즉 교회는 실패하고 박해를 받으면서도 교회 앞에 쳐진 모든 장벽을 두드려 부숴야 한다.

 

2. 영적 집. 예수께서 떠나신 후에 교회는 성령으로 채워졌고, 그 이후로 인간세상의 한복판에는 하느님의 살아있는 성전이 세워졌다(2독서). 그리고 그 성전을 구성하고 있는 살아있는 돌들은 다름 아닌 그 안에서 직무에 봉사하고 있는 사제들이며, 그들은 심지어 임금의사제단이다. 물질적인 희생을 통해서 세워진 예루살렘 성전이 묵은 계약의 중심이라면, “영적인 희생으로 지어진 이 새로운 성전은 구원받은 인류의 새로운 구심점이 된다. 그 새 성전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머릿돌 위에 세워진 그 성전은 따라서 그의 운명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하느님에 의해 박힌 모퉁잇돌이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는 걸림돌이 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이 두 상반된 운명을 피해갈 수 없다. 교회는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할”(루카 2,34) 것이다.

 

3. 영적 봉사와 세속적 봉사. 오늘 제1독서는 초기교회가 일곱 부제를 뽑아 식탁 봉사를 맡게 하고, 반면에 사도들은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전념하였다고 전한다. 이것은 그리스도 위에 세워진 영적 성전의 여러 차원을 보여준다. 성자께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서 인간의 영육간의 병고와 궁핍을 위해서 파견되었지만 동시에 그분은 항구하게 성부와 기도 안에서 일치하시고 성부의 말씀을 전하셨듯이, 그렇게 교회 안에도 수많은 은사와 직무가 그들 간의 균형이 깨지지 않은 채로 존속해야 하는 것이다. 복음의 말을 빌리자면 그리스도께서는 성부께로 돌아가시지만, 이 세상에 남겨진 우리들과 그분의 결속은 깨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성자께서는 사도들이 이 세상에 남아있다는 것을”(요한 17,11) 알지만, 그래서 그들을 위해서 그들이 세상에 물들지 않도록 기도하시는 것이다. 성자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시는 성령은 거룩한 영이시지만, 동시에 교회의 직무를 수행하도록 이끌고 도와주는 파견의 영이시기도 하다.

 

 

 

 

역자 김관희 마르첼리노 신부 S.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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