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6-2-26-사순2주 금(마태21,33-46)

by Stephanus posted Feb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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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2주 금(마태21,33-46)

 

 

오늘 복음은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이다.

밭주인이 소작인들에게 도조를 받아오도록 종들을 보냈으나 소작인들은 무례하게도 그들을 매질하고 죽이기도 하였다. 참을 성 많은 주인은 “그래도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사랑하는 아들을 보냈으나 설상가상으로 소작인들은 “저자가 상속자다. 저자를 죽이고 상속재산을 차지하자.”고 하며 아들을 붙잡아 포도원 밖으로 던져 죽여 버렸다.

이 비유는 예수님 자신이 미구에 겪게 될 수난과 죽음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예언하고 있다.

위의 예화에서 소작인들의 부당성은 이론의 여지가 없이 명백하다. 예수님이 군중들에게 이 예화를 말씀하신 다음 “그러면 주인이 와서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했을 때 모두 이구동성으로 “그 악한 자들을 가차 없이 없애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이 비유말씀을 듣고 자기들을 빗대어서 한 말씀임을 알아차리고 예수님을 처치하려고 하다가 군중들이 두려워 손을 대지 못하였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데 대해 선의라고 볼 수 없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렸다면 그들은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에서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그 누구보다도 더 실감나게 체험한 사람들이었고, 구약성경의 메시아에 대한 예언서의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로서 예수님을 몰랐다고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들 마음에 사리사욕과 권세욕 때문에, 날로 인기가 높아가는 예수님께 자기들의 기득권과 존경심을 빼앗기기 싫어하는 시기질투심에서 예수님을 제거하려는 마음이 싹텄고 급기야는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하고 외쳐대며 살인극을 주도하였던 것이다.

십자가사건을 상고해보면, 십자가가 구원의 문이요, 천국문 열쇠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십자가처형은 가장 안 좋은 최악의 방법이었다. 예수님을 처음부터 이스라엘백성이 반대 없이 받아들였다면 훨씬 좋은 방법으로 구원역사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반대하고 거절하여 십자가처형까지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주의 십자가가 구원의 열쇠가 된 것은 오로지 예수님의 전능성에 기인하며, ‘집짓는 자들이 내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된 격’이다. 인간이 반대해도 하느님의 구원사업은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십자가사건은 “인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구원역사의 파라독스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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