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3.07.25 15:19

연중 17주일(창세18,20-32; 골로2,12-14; 루가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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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7주일(창세18,20-32; 골로2,12-14; 루가11,1-13)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하여 기도는 항구해야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신다.“구하라. 받을 것이다.”(마태7,7) 지금 당장 허락해 주시지 않는 것은 분명 우리의 영혼에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년 아니 수십 년 후에 가서 하느님께서 우리의 구원에 유익이 되도록 들어 주시는 예가 많다.

요즈음의 영성가들은 말은 적게 하고 오래 기도하라.”고 권장한다.

예수님께서 마태오복음 67절에도 말을 적게 하라고 하시면서 이방인들처럼 중언부언하지 말라.”고 하시고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셨다. 참되게 기도하는 것은 어떤 기도일까?

한 어머니가 기도하러 성당에 들어왔다. 누가 보아도 울상이다. 아이가 병으로 심하게 앓고 있는데 어떠한 치료도 전혀 효과가 없고 남편도 단념하라고 한다. 그러나 이 어머니는 그럴 수 없다는 듯 제대 앞에 나아가서 머리를 두 손 안에 묻고 하느님께 기도한다.

 하느님 그 애는 절대로 죽어서는 안 됩니다. 그 애가 어떤 애인데 벌써 데려가시려고 하십니까? 죽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절대로...”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르고 손에 얼굴을 여전히 파묻고 있다. 얼굴에는 땀과 눈물이 얼룩져 흐른다. 어머니는 두 시간 가까이 간절한 기도를 바치고 있다. 그러자 그녀의 마음에는 평온이 찾아오고 흐느낌소리는 멎고 맑고 낭낭한 음성으로 주님, 당신께 내 아이를 맡깁니다. 이 순간부터 그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라 당신의 아이입니다. 그 아이가 내 손에 있는 것보다 당신의 손에 있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보다는 당신이 그 아이를 더 잘 보살피실 것입니다.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이 어머니는 두 시간의 기도로써 어머니의 품에서 영영 잃을 뻔한 아이를 다시 찾았다. 영원히 하느님께 맡기면서 동시에 어머니의 마음에 고히 간직하는 길을 터득한 것이다. 기도로써...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기도의 핵심을 가르쳐 주신다. 그것은 기도에 항구하라는 것이다. 어떤 집에 한밤중에 손님이 찾아왔다. 그런데 그 집에는 손님을 대접할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주인은 친구의 집을 찾아가 빵을 꾸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하지만 친구는 거절하였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귀찮게 졸라대니 친구는 하는 수 없이 문을 열어주고 빵을 내어 주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시는 것 같아도 계속 청하고 구하면 반드시 응답이 있다는 것이다.

구하라, 받을 것이다. 찾으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라고 하신다. 기도에 항구함은 이처럼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겸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거만한 사람은 자기 친구의 대문을 한 번밖에 두드리지 않는다. 그리고 거절당하면 두 번 다시 청하지 않고 돌아가 버린다. 그러나 겸손한 영혼은 인내심 있게 기다리며 들어주실 때까지 청원한다.

기도에 항구함은 우리 신앙인의 또 하나의 덕행이다. 즉 그것은 하느님께 대한 신뢰심을 나타낸다. 복음에 나오는 사람이 만일 자기 친구의 착한 마음씨를 믿지 않았더라면 두 번 세 번 간청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브라함 역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심을 믿지 않았더라면 하느님께 그처럼 여러 차례 말씀드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몇 번씩이나 거듭 수정된 청을 끝까지 들어주시기로 작정하셨다. 그때에 우리는 아브라함의 인내심 있고 이타적인 기도자세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의인 열 명만 있어도 소돔과 고모라는 파괴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브라함은 더 이상 말씀을 드리지 못한다. 반면에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을 구원하기 위해 죄 없는 사람 한 사람으로라도 족하리라고 한다.“예루살렘 거리를 돌아다니며, 너희 눈으로 찾아보아라. 바르게 살며 신용을 지키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면 나는 예루살렘을 용서하리라.”(예레5,1).

에제키엘서에서도 예루살렘의 구원을 위한 조건으로 죄 없는 사람 단 한명을 요구하기까지에 이른다. “행여나 이 가운데 이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 있어, 담을 고치고 틈을 막으며 이 나라를 멸망시키려는 나의 앞을 막아서는 자라도 있는가 찾아보았지만 그런 사람도 없었다.”(에제22,30).

 아브라함이 열 명에 머물고 만 것을 비난할 수 있을까? 한 명까지 내려갔다 하더라도 죄 없는 사람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그 죄 없는 사람의 역할은, 기다리고 있던 유일한 중재자 즉 예수 그리스도의 몫이었다. , 그리스도 한 분의 희생으로 인류구원이 이루어질 것을 예언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바꾸시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변화시켜 주시고, 우리 안에 하느님의 자녀의 정신을 심어 달라고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또한 내 뜻대로 되는 것보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결국 더 좋은 결과가 된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오늘 복음의 주님께서는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는 말씀의 깊은 의미이다.

오늘 복음으로 기도의 참의미를 알았으니 예수님의 기도처럼 그대로 실천하자.

 아버지,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 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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