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3.09.21 19:32

2013-9-22-C해 연중 제2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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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해 연중 제25주일(아모 8,4-7; 1디모 2,1-8; 루가 16,1-17)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이 세상 재물을 어떻게 얻어야 하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 약은 청지기의 비유를 들어 가르쳐주신다.

그는 정직하지 못한 청지기였지만 일을 약삭빠르게 처리하였기 때문에 오히려 주인으로부터 칭찬을 받는다. 그렇다고 하여 예수님께서 그 약은 청지기의 부정한 행위를 옳다고 칭찬하신 것은 아니다. 예수님께서 칭찬하신 것은 그의 약삭빠른 민첩성에 대해서인 것이다.

이 비유에서 주인은 예수님이고 청지기는 우리 모든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우리는 하느님의 재산을 관리하는 관리인이지 종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재물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약은 청지기가 세속의 온갖 거래에 있어서 그렇게 민첩했던 것처럼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영신적인 일에 더욱 민첩한 태도를 지녀야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결론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만큼 희생을 바치며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업가는 사업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에 몰두한다. 사업 때문에 그는 가정과 가족들마저 소홀히 할 때도 종종 있다. 그는 오락과 여가를 잊고 지낸다. 그래서 그는 나이에 비해 일찍 머리에 서리가 내리고 신경성 위궤양 등 달갑지 않은 질병까지 얻기도 한다. 그는 성공하기를 바라는 일념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게 자수성가하여 이제 남부럽지 않게 살만한데, 그만 과로로 쓰러지는 안타까운 경우를 이따금 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토록 애지중지하며 모아놓은 재산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물론 자손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다고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지만 그 재산이 자손들에게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흔히는 그 재산 때문에 자손들끼리 불화를 일으킬 뿐 아니라 오히려 자손들이 나태해지고 돈 귀한 줄 모르고 향락에 젖어 탕진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녀들이 부모의 은공을 알 리도 없다. 이렇게 남겨놓은 많은 유산 때문에 오히려 자녀들이 불행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세상의 재물을 위해 그토록 분골쇄신 악착같이 모은 결과가 이런 것이라면 하느님을 제쳐놓고 오로지 물질 위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덧없는 생활이겠는가.

이처럼 재물의 노예가 되어 사는 삶은 우리 신앙인의 삶과는 정반대의 생활인 것이다.

오래 전에 TV에서 뿌리라는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주인공은 아프리카 만딩고족의 용사의 아들인 쿤타킨테였다. 그가 어느 날 산에 갔다가 노예 사냥꾼에게 붙잡혀 미국으로 팔려가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였다. 쿤타킨테는 갖은 학대 속에서 심한 노동과 비참한 생활을 통해 말할 수도 없는 고통을 겪게 되지만 나는 자유인이다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 급기야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발가락을 잘리기도 하였다.

어떤 흑인 노예들은 아프리카에서 미개한 생활을 하느니보다 노예일망정 미국의 문명생활이 낫다고 자포자기하였지만, 쿤타킨테는 인간에게는 먹는 것 입는 것보다 더 높고 위대한 자유의 이상이 있음을 항상 잊지 않았으며 하나밖에 없는 딸 퀴즈에게도 그 정신을 심어주었다. 퀴즈는 어느 날 또 다른 농장의 노예로 팔려간다. 그녀는 거기서 농장 주인에게 순결을 잃게 되지만 네가 내 몸을 빼앗지만 내 마음까지 빼앗지는 못할 것이다고 하며 아버지가 물려준 자유인의 정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기 아들에게도 아버지의 이 정신을 그대로 물려주었다. 몸은 노예일망정 마음까지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정신을 일상생활 속에서 늘 심어 주었다.

뿌리라는 드라마가 주는 이러한 교훈처럼 인간은 아무리 비참한 생활을 하여도 마음은 노예로 묶이지 않고 소중한 자유에 대한 이상을 가져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노예적 삶이 존재하고 있다. 일의 노예가 있는가 하면 돈의 노예가 있고, 술의 노예가 있는가 하면 사치와 허영의 노예도 있다. 그리고 더 비참한 것은 자기가 노예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산다는 것이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고 한다. 물과 기름과 같은 것이라면 어차피 하나를 선택하고 하나를 포기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세상 재물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얻을 수 있는 덧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천상 재물은 영구불변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재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거기서는 좀먹거나 녹슬어 못쓰게 되는 일도 없고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 기지도 못한다.”(마태6,20)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참으로 진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첫째로 하늘에다 재물을 쌓도록 노력할 것이며, 둘째로, 하늘에 보화를 쌓는 데 육신의 일보다 더 부지런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데모스테네스라는 유명한 연설가가 있었다. 그는 말을 더듬었고 음성 또한 가냘프기만 했다. 이 두 가지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연설가가 되기로 굳게 결심하였다. 그는 정신을 집중하여 말을 더듬는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위해 입에 조약돌을 넣은 채 연습하였고, 바닷가로 나가 파도소리보다도 더 크게 소리를 내려고 있는 목청껏 소리를 질러댔다. 몇 년 동안 지루하고 답답한 훈련기간 동안의 실로 피나는 노력을 거쳐, 그는 마침내 당대 최고의 연설가가 되었다.

세속의 명예를 위해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분투 노력하는 것이 이와 같을진대, 그렇다면 하늘나라를 차지하려는 우리의 지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떠한 각오로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순교성월을 지내고 있는 우리는 순교자들의 신앙자세에서 이를 역력히 볼 수 있다. 백삼위 성인 중의 맏형 격이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하느님의 진리와 복된 소식을 이 땅에 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와 노력을 경주하셨는가. 11개월의 짧은 사제생활 동안 그분이 이룩하신 업적은 진정 놀랍기만 하다. 한강변 새남터에서 흘린 그의 고귀한 피와 늠름한 기상은 하느님이 살아 계심을 확신하는 자세요 천국의 행복에 대한 확신에 찬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우리도 순교자들 앞에 후손으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매일 매일의 작은 순교의 기회인 시련과 고통을 잘 참아 나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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