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3.10.11 20:14

2013-10-13-C해 연중 제2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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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해 연중 제28주일(2열왕 5,14-17; 2디모 2,8-13; 루가 17,11-19)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은 여러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첫째, 두 경우 모두 나병의 치유에 대한 기적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두 경우 모두 주인공이 이방인이라는 점이다.(시리아 사람 나아만과 사마리아 사람)

셋째, 두 주인공이 모두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감격적인 내용이다.

1독서의 내용은 시리아 왕의 군사령관 나아만이 문둥병에 걸렸는데 히브리인 하녀로부터 예언자 엘리사를 소개받아 찾아가자 엘리사는 그에게 단지 요르단 강물에 일곱 번 목욕하라는 권유를 한다. 그러자 그는 치욕적인 일이라 생각하여 노발대발한다. 그러나 그의 부하들이 그를 막아서며 말하였다. “만일 이 예언자가 더 어려운 일을 장군께 시켰더라면 장군께서는 그 일을 분명히 하셨을 것입니다. 그는 장군께 몸이나 씻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깨끗이 낫는다고 하는데 그것쯤 못할 까닭이 무엇입니까?”(2열왕 5,13)

그러자 나아만은 엘리사가 일러준 대로 요르단 강으로 내려가서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위엄과 권위의 상징인 장군제복을 벗고 수치스러운 문둥병 부스럼을 드러내 보이며 강물에 들어가 몸을 씻기시작하였다. 6번까지 씻어도 전혀 반응이 없었다. 공연히 부하들 앞에서 창피만 당하였다고 분노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왕에 실추된 권위 한번만 더 참자!”하며 억지로 끌어 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눈 딱 감고 한 번 더 들어갔다 나오자, 새살이 돋아 그의 몸은 마치 어린아이 몸처럼 깨끗해졌다. 

이러한 기적은 물론 요르단 강물의 치유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람이 한 말에 대한 믿음에서 연유한 것이요, 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결과인 것이다.

치유된 나아만은 감사의 표현으로 수행원을 거느리고 감사의 예물을 바치려하자 엘리사는 단호히 거절한다. 이때 나아만은,“진정 받지 못하시겠으면, 이 한 가지 청만은 들어주십시오. 이제부터 저는 야훼 외에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나 희생제사를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나귀 두 마리에 실을 만큼 흙을 주십시오.” 

고대 이방인들이 신을 섬기는 성역을 만들듯이 자기나라에 가서도 성역을 만들어 야훼를 숭배할 수 있도록 거룩한 이스라엘의 흙을 가져가게 해달라고 청하는 것이다. 나아만의 야훼께 대한 감동적인 감사의 정과 믿음을 엿볼 수 있다. 엘리사가 예물을 거절한 이유는 하느님의 사랑의 무상성을 드러낸다.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하느님의 사람이 바라는 것은 신도들의 신앙과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 대한 깨달음과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를 지나가실 때 나병환자 치유기적을 행하신다. 이는 예수님의 수난과 영광을 암시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몰이해로 인한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의 영광이 일어날 예루살렘을 향해 행진하시는 도중이다.

치유 받은 열 명 중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한 사람은 한 명뿐, 그것도 사마리아 사람인 이방인뿐이었다. 나머지 아홉은 감사할 줄 몰랐다. 하느님의 은혜를 받고 살면서도 감사할 줄 모르는 현대인에게도 오늘 복음은 경종을 울리는 말씀이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자연계의 모든 것이 그렇다. 매일 떴다 지는 태양도, 우리가 늘 마시는 공기도, 산수의 아름다운 경치도, 이웃도, 오늘 아침 식탁에 오른 밥 한 그릇도 하느님께서 수많은 봉사자들의 수고와 땀을 거쳐 밥상에 오르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평범한 모든 일상사의 현상들이 하느님과 이웃에 감사할 꺼리다. 감사하는 자세는 예의바르게 격식을 차리는 신사보다 훨씬 훌륭한 태도이다. 유다인들은 그들이 유다인, 즉 선민이기 때문에 당연히 받을 권리가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겐 감사도 기쁨도 없다.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정이 많을수록 기쁨도 충만한 것이다.

또 현대인들 중에 어떤 신자들은 자신들이 선행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미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모든 것이 은총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하느님의 은총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기에 하느님께서는 이를 깨닫게 하시려고 때로 시련을 허락하신다. 태양의 선물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는 현대인에게 한 겨울의 한파를, 맑은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대기오염이란 시련을 통해 공기의 고마움을 느끼게 하고, 산천초목의 아름다움을 선사하시는 하느님께 감사할 줄 모르는 인류에게 자연재해를, 매일 식탁에 오르는 음식물의 고마움을 모르는 인류에게 이북이나 아프리카의 기근을 허락하심으로 쌀 한 톨의 소중함과 하느님께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일깨워주시고자 한다.

조금만 고통스러우면 부모에게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왜 나를 낳았느냐?”고 투정하는 자녀들에게 부모에 대한 감사의 정을 일으켜주고자 인간 마음속에 사랑을 심어주셨다.

신앙은 우리에게 고통 중에서도 감사할 줄 알도록 이끌어 준다.

마치 바오로 사도가 복음 때문에 감옥에 갇혔어도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항상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하면서 항상 감사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떠한 처지에서도 감사하십시오.” 하고 권면한 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구원을 위해 이미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셨으니 우리가 그분과 함께 현세의 고난을 끝까지 참고 견디면 우리도 그분과 함께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이 신비를 깨우치고 나면 이래도 감사요, 저래도 감사가 절로 나오게 된다. 오히려 고통 중에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니 더욱 감사할 일이요, 더 나아가 고통을 잘 참고 희생으로 바치면 하느님 나라에 공로가 되는 것이니 공로 쌓을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할 일이다. 신앙으로 감사가 떠나지 않는 우리 인생이 된다면 우리 삶은 180도 바뀌게 될 것이다. 세상은 같은 세상이로되 지루하고 지겹게 느껴졌던 주위환경이 새로워질 것이고 어제의 원수가 오늘은 은인으로 감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 비결은 십자가에 달리셨어도 저들을 용서하소서.” 하고 기도하신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인생비법이다. 우리 모두 하느님과 이웃에 감사하는 생활을 해나가자.

나아만 장군의 문둥병은 우리의 교만과 겉치레의 상징이라 할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의 교만과 허영심을 버리고 겸손의 옷을 입도록 하기 위해 때때로 수치와 창피함을 무릅쓰고 일곱 번 요르단 강에 목욕재개 하도록 자기낮춤의 훈련을 시키신다. 내게 있어 교만의 문둥병은 무엇인가를 성찰하며 겸손의 옷을 갈아입히기 위해 때로 주님께서 명령하시는 목욕재개의 훈련을 불평 없이 참아 받고 새살이 돋아 새사람으로 변모되는 거듭남의 훈련을 달게 받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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