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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해 연중 제26주일(아모 6,1-7; 1디모 6,11-16; 루가 16,19-31)

 

오늘의 전례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재물의 위험성에 대해 가르쳐주고자 한다.

재물이 사람으로 하여금 궁핍한 다른 형제들에게 마음 문을 닫게 하기 쉽다는 것을 지적한다. 1독서에서 갑자기 일확천금한 부자들이 사치와 향락으로 흥청대는 모습을 그리며 그들에게 내릴 징벌을 예고한다.

오늘날에도 손쉽게 횡재한 부자들의 과소비 사치풍조가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향락풍조, 한탕주의가 건전한 근검절약정신을 저해하고 있음을 본다. 재벌그룹 총수들의 외화유출, 호화별장매입, 재벌 2세들의 외화낭비, 도박행각 등 눈꼴 사나운 모습들에서 오늘 복음의 부자의 말로를 보는 것 같다. 또한 오늘의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것을 보면, 과연 돈의 위력 앞에는 장사가 없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기 보다 더 어렵다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부자는 익명이고 거지는 라자로라고 이름을 밝히고 있다. 현세에서의 부자와 거지의 신분 차이가 하늘나라의 행복의 서열에서는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라자로는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고 반면에 부자는 죽음의 세계에 거꾸로 떨어져 고통을 겪게 된다.

아브라함이 부자에게 한 말은 하느님의 정의를 단적으로 지적하는 말이다. “얘야, 너는 살아있을 동안에 온갖 복을 다 누렸지만 라자로는 불행이란 불행은 다 겪지 않았느냐? 그래서 지금 그는 여기에서 위안을 받고 너는 거기에서 고통을 받는 것이다.”(루가 16,25)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외면하는 데는

1) 가난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가난의 불편과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2) 부유함과 재산이 사람의 마음을 메마르게 만들어 사랑과 자비심을 질식시키기 때문이며,

3) 존재의 문화가 아닌 소유의 문화사회에서는 재물이 인간의 자비와 사랑의 눈을 멀게 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몇 천만원 짜리 밍크 코오트를 사 입고도 굶어 죽어가는 이북 어린이들을 위해 단 만원을 성금으로 낼 줄 모르는 무감각한 사람들이 된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정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시오. 믿음의 싸움을 잘 싸워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시오.”(1디모 6,11-12)하고 디모테오에게 충고한다.

우리가 지키는 청빈정신은 우리 영을 맑게 해주고 영신생활에 민감하게 자극해주는 반면, 물질의 풍요는 우리 영을 흐리게 하고 영신생활을 둔감하게 하는 마취제요, 가난과 굶주리는 이웃을 외면하게 하는 마약과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청빈을 사랑하고 물질적인 궁핍 가운데 기도하고 싶은 마음도 우러나고 가난한 이웃에게 애긍할 마음도 생기게 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달은 한국 순교자들의 순교정신을 기리고 본받는 순교자 성월이다. 순교자들은 오늘 복음의 부자처럼 현세의 행복을 원하기보다 라자로처럼 현세의 행복을 포기하고 주님께 자기생명을 바치고 후세에서의 행복을 택한 분들이다. 그분들은 하느님을 선택하기 위해 온갖 유혹과 가산을 버렸으며, 가장 소중한 목숨까지 바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어찌 이보다 더 장한 일이 있겠으며 이 이상으로 하느님을 섬기고 하느님께 충성을 바칠 수 있었겠는가? 끝으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마지막 옥중서한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 최후의 시각이 이르렀으니 여러분은 나의 말을 잘 들으시오. 내가 외국 사람과 교제한 것은 오직 우리 교를 위하고 우리 천주를 위함이었으며 이제 죽는 것도 천주를 위하여 당하는 것이니 바야흐로 나를 위하여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려 합니다. 여러분도 죽은 후에 영복을 얻으려거든 천주교를 믿으시오. 천주께서는 당신을 알아 공경하지 않는 자에게는 영원한 벌을 내리십니다.” 

자기의 목숨을 앗아가려는 지경에서도 조금도 굴함이 없이 태연자약했던 김대건 성인의 모습은 초인적인 힘과 용기를 지닌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는 너무도 믿음이 약하고 실천에 무력하다.

영광 중에 우리를 굽어보시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 우리 모든 신자들로 하여금 비록 순교의 은혜는 못 받는다 해도 매일 매일 지게되는 십자가를 작은 순교의 기회로 알고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굳센 믿음을 전달해 주시어, 생을 마치는 날 성인들처럼 순교의 삶으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은혜를 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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