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2.12.23 22:03

2012-12-25- 예수성탄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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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성탄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신비는 생각할수록 경탄을 금할 수 없다.

더구나 가난한 아기로 말구유에 누워계시다니 정말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신비중의 신비요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기적이 아닐 수 없다. 해마다 대림과 성탄의 시기가 되면 인류는 추위에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워계시는 아기 예수님 앞에서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께 저지른 무례를 사죄하며 송구한 마음을 감출 수 없게된다.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신비를 생각해보자. 왜 하느님께서 하늘의 영광스런 지위를 사양하고 누추한 인간세상에 내려오셨을까?

먼옛날 원조 아담과 하와가 범죄하고 에덴을 떠나던 날 하느님은 그들을 잊지않겠다는 사랑의 징표로서 가죽옷을 입혀 주셨다.

그들이 세상으로 내려가기전 하느님 앞에서 “네탓이요!” 하며 싸우던 그들이었기에 벌써부터 반목과 분쟁의 불씨가 보였고 하느님께는 걱정을 안겨주었다. 창세기는 3장에 이들의 에덴추방의 기사를 전하며 바로 그다음 장인 4장에 아담의 첫째 아들인 카인의 살인사건을 소개한다. 이로써 카인은 인류역사상 첫 살인자가 되고 동생 아벨은 첫죽음을 당한 희생자가 된다. 하느님 없는 세상 역사의 첫장이 살인으로 장식된 것이다. 이후로도 싸움은 끝을 모르고 계속된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이런 인간세상을 내려다 보시며 무관심하지 않으셨고 어떻게하면 이들을 낙원에 다시 모아들일수 있을가를 의논하셨다. 하늘나라 구수회의(鳩首會議)가 열린 것이다. 누군가가 세상에 내려가 서로 싸우고 멸망해가는 인간세상을 구해야하지 않겠느냐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런데 누가 내려갈 것인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내려갈 것인가?

잠시의 침묵 끝에 아들이 아버지께 청한다. “아버지, 제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서로 싸우고 살육하는 인간세상에 평화를 주러 가겠습니다.” 하고 청하니 아버지와 성령은 말없이 아들의 말에 동의하고 당신들의 생각과 일치함에 기뻐하였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내려갈 것인가?

그 방법은 모년 모월 모일 만민이 보는 가운데 영광을 떨치며 넓은 광장에 왕홀(王笏)을 잡고 찬란한 광채 속에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러기를 원치 않았다. 왜냐하면 그렇게 한다면 만민이 두려움에 싸여 아무도 감히 이 분을 거역하거나 믿지않을 사람이 없겠지만 그들이 마음으로부터 그 분을 사랑하지는 않을 것이다. 성자는 이들의 두려움에 의한 노예적 복종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원했던 것이다. 인류가 에덴을 떠난 뒤 잠시도 그들을 잊지 않은 아버지의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은 그에 대한 인류의 응답도 이와같이 순수하고 자발적인 사랑이기를 원하신 것이다.

아버지는 당신의 이 사랑을 예언자들을 통하여 수천 년간 전해 주었다. 그러나 백성들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고 무례하게 때로는 박대하고 때로는 처형하였다. 마지막 때에 아버지는 외아들을 파견하시어 당신의 사랑을 증명하실 결심을 하신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읽고 자진하여 한 밤중에 시골 베들레헴 작은 고을에 조용히 살짝 오시기로 작정하셨다. 또한 완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하늘 왕자임을 숨긴 채 곤룡포(袞龍袍)도 왕홀(王笏)도 천국에 둔채 헐벗은 아기의 몸으로 인간세상에 오셨다. 이것이 그 놀라운 성자의 탄생, 곧 예수성탄인 것이다.

그런데 선민 이스라엘은 이 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오직 목동들과 이방의 동방박사들만이 알아뵙고 경배하였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이 기다려온 메시야는 권세와 영화를 지닌 왕이었지, 힘없이 나약한 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아기는 차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달리 지혜가 뛰어났고 이웃의 칭송을 받으며 매사에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항간에는 이 청년을 칭송하는 소문이 높아감에 따라 차츰 시기와 질투의 독버섯이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 중에도 특히 이 청년이 언필칭 하느님을 말씀하고 하늘나라에 대해 언급하니까 하느님의 일이라면 내노라하는 대제관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차차 미움의 싹이 트게 된 것이다. 또한 하느님의 율법에 관해서는 자신만만하던 율법학자들은 정식교육도 받지못한 이 시골 나자렛 청년의 높아가는 명성을 시기 질투하여 쑥떡공론을 펴기 시작하였다.

또한 로마의 압제에서 해방을 갈구하던 유다인들은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해방시켜줄 메시야를 찾고 있던 터에 이 청년이 많은 기적도 행하여 그들의 기대하던 메시야인줄 알고 따랐더니 그는 그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면서 그들이 바라던 영광과는 정반대의 길 가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강조하니 그만 실망하고 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청년은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을 향해 그들의 하느님 앞에서의 비양심적인 행동을 지적하며 비판하니 자신들이 설 자리가 불안해진 나머지 이 청년을 거북한 존재로 여겨 없애버릴 궁리를 하게된다. 그들은 이 청년을 사형에 처하던 날 자신들의 승리인 줄 알았으나 죽으신 예수는 사흘만에 부활하셨고 곳곳에 나타나시어 하느님나라 소식을 더욱 힘차게 전하기 시작하니 이분이 하느님의 아들임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해마다 대림 성탄시기가 되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아기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우리마음의 구유를 가꾸어야겠다.

한밤중에 고요히 내려오시는 분을 알아뵙는 목동들의 깨어 준비된 가난한 마음과 별의 인도로 여행길의 위험에도 아기예수님을 찾아 귀한 예물을 봉헌한 동방박사들의 용기와 겸손, 이성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천사의 동정잉태소식에도 예라고 응답하고 장차 닥칠 예리한 이 한 칼날의 고통도 감수할 각오로 지금은 아기 예수님 바로곁에 하느님의 신비의 황홀경에 젖어 계신 마리아의 이성을 초월한 신앙, 차가운 한기에 성자를 강보에 싸 누추한 말 구유에 방치한 인류의 냉대를 안타까와 합장하고 서 있는 요셉성인의 겸허한 침묵 등을 본받음이 다시 우리곁을 찾아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맞이할 따뜻한 강보요 차거운 세상에 아기예수님을 낳아드리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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