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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3주일(느헤8,2-10; 1고린12,12-30; 루가 1,1-4; 4,14-21)

 

 

하느님의 성령은 오늘 그리스도에게 가득히 내려 능력의 말씀을 선포하신다. 지상의 그 어느 왕의 선포보다도 권위가 있으면서도 두렵지 않고 온화한 자비의 말씀이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해방을 알려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고.

그리스도는 왕중의 왕이시오, 주인중의 주인이시며, 하느님의 특사로 백성들 앞에 서계시다. 예수님의 사명은 하느님께로부터 부여받아 죄의 사슬에 묶여있는 이 백성을 다시 모아 아버지께로 이끌어 가는데 있다. 그분은 백성들을 위협하려 하지 않으시고 과거의 죄를 문책하고 처벌하려 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죄의 사슬에서 해방시키고자 하시고, 하느님을 못 보는 눈을 열어주고,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에 매말라 있는 가난한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서의 해방을 알려주신다. 오늘 예수님으로부터 선포된 이 해방의 소식은 과거 바빌론의 노예생활로부터의 해방이나 에집트로부터의 해방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큰 해방의 기쁜 소식이다. 오늘 예수님이 선포한 이 해방은 영신적 해방이요, 죄와 마귀의 사슬에 묶였던 내적생활로부터의 해방이다. 육신적 노예살이였던 바빌론과 이집트의 종살이는 육신생명 70평생만 계속되는 것이지만 영신적 죄와 마귀의 노예생활은 영원히 계속될 수 있는 것이기에 진정한 유배는 영신적 노예요, 진정한 해방은 바로 이 영신적 쇠사슬에서 풀려나는 것이다. 오늘 바로 여기에서 그리스도는 이 해방의 시간을 선포해 주신다.

1독서의 사제 에즈라는 하느님의 법전을 들고 회중 앞에서 하느님의 법을 선포한다. 백성들은“아멘” 하며 하느님의 법에 반하는 삶을 살았던 것을 통회하며 통곡한다. 죄의 늪에서 어두움의 삶을 살아온 자신들의 회한 섞인 회개의 눈물이었다. 사제 에즈라는 백성들에게, “이날은 너희 주 하느님께 바친 거룩한 날이니 울며 애통하지 말라. 가서 잔치를 차려 배불리 먹고 마셔라. 이날을 기뻐하자.”하고 위로하신다.

사제 에즈라 보다 더 큰 분이 우리 앞에서 오늘 여기서 하느님의 해방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신다. 두려움과 죄책감에 떨고 있는 우리에게 왕 중 왕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와 공포의 사슬을 끊어 주시고 참된 해방을 알려 주신다.

 하느님은 “꺼져가는 심지도 끄지 않으시고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는 분”으로서 약한 이들, 가난한 이들의 속사정을 샅샅이 살피신다. “가서 잔치를 차려라. 미처 마련하지 못한 사람이 있거든 그런 사람도 빼놓지 말고 몫몫이 보내주도록 하여라.”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에서 하느님의 이 구원 섭리를 우리 몸에 비유하여 설명해 준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발이 손이 아니라 하여, “나는 몸에 딸린 부분이 아니라.”거나, 눈이 손더러, “너는 나에게 소용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몸에서 연약한 부분은 더 소중히 보호받지 않는가? 얼굴 중에 눈이 약하니까 안경으로 보호하고 먼지만 들어가도 물로 씻고 화장하고 극진히 보호하지 않는가? 그러나 걸음을 걷는데 발이 요긴한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발바닥에 화장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하느님백성의 인류공동체도 마찬가지이다. 약한 이들, 가난한 이들, 죄에 상처받은 묶인 이들을 위해 영혼의 의사인 그리스도는 해방의 소식을 들고 오셨다.

발바닥이 보기 흉하다고 하여 잘라버리는 것이 아니라 양말을 신고 신을 신음으로써 감싸준다. 우리가 우리 몸을 조화있게 보호하듯이 하느님께서는 이와 같이 변변치 못한 부분을 더 귀중하게 여겨 주셔서 몸의 조화를 이루게 해주신다. 이를 바오로 사도는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다른 모든 지체도 함께 아파하게 됩니다.”고 설명한다.

손이 아프면 그 고통을 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이 그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이와 같이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들로 결합되어 있다. 손과 발이 어느 날 심장을 향해 불평을 털어 놓았다. “우리는 온종일 수고하고 손발이 부르트도록 노동하는데 너는 하는 일없이 공기만 마셨다 뱉았다 한다”고. 그러자 심장이 하는 말이, “모르는 소리 말라. 너는 하루 7시간은 잠자느라 쉬지 않느냐? 나는 24시간 너희를 위해 일한다.”고.

입과 위장도 한 수를 거들어 심장을 공격한다. “우리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잘 씹고 소화시켜 영양분을 너에게 공급해주는데 너는 받기만하지 우리에게 주는 것이 없지 않느냐?” 하니까, 심장이 대답하기를, “온 몸을 돌고 온 더러운 피를 깨끗이 걸러서 신선한 피를 전신에 공급해주는 것이 누구이더냐? 내가 아니더냐?” 

우리와 함께 섞여 사는 공동체의 구성원 각자는 각기 다른 고유한 사명이 있다. 내가 할 수 없는 고유한 역할을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다 손이 될 수도 없고 모두가 다 발이 될 수도 없듯이 우리 모두가 다 사도일수도, 예언하는 사람일수도, 지도자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세상은 하느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invisible hand)에 의해 신비체의 조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 다만 이 조화를 깨뜨린 악의 쇠사슬, 죄의 차꼬를 풀어 주시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와 계신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상처로 얼룩진 마음들을 어루만지시며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해 주신다. 실의에 찬 백성에게 진정한 용기를 주신다. 남들이 돌아보지 않는 무관심 속에 방치된 이들에게 주님은 각별한 관심으로 살피신다. 용기를 내자.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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