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5.12.24 16:57

12월 24일 예수성탄대축일(성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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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성탄대축일(성야미사)

 

 

찬미 예수!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 평화!

한 아기의 탄생은 분명 온 가족을 기쁘게 해준다. 여기 한 아기가 구유에 누워 계신다. 이 분이 누구신가?

이사야 예언자는 힘차게 말한다. 우리를 위하여 태어날 한 아기, 우리에게 주시는 아드님, 그 어깨에 주권이 메어지겠고 그 이름은 탁월한 경륜가, 용사이신 하느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 불릴 것입니다. 분명 이분은 보통 아기가 아니다.

오늘 복음은 두 세력의 대칭을 이룬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토는 자기 권세를 과시하기 위해 온 천하에 호구조사령을 내렸다.

요셉과 마리아는 세속권세에 승복하며 자기 조상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에 등록하러 간다. 마리아의 태중에 계시는 하느님께서는 세속권세에 겸손하게 순응하시어 조용히 자신의 위엄을 감추시고 가장 나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세상에 수줍은듯 모습을 드러내신다.

로마황제는 자기 권세를 과시하기 위해 안깐힘을 쓰는데 반해서 천상천하의 왕권을 쥐고 계시는 왕자께서는 스스로 가장 나약한 모습으로 권능을 감추고 오신다.

전자는 구중궁궐 호화로운 저택을 찾으나, 하늘 왕자께서는 머무를 단칸방이 없어도 말구유에 눕기를 주저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세속권력은 그 빛을 잃어가고 감추어진 하늘왕자의 광채는 점차 드러나기 시작한다.

겸손하고 작은 사람들의 눈에 그 빛은 먼저 비추었다. 천사들은 이 작은 영혼들에게 이 빛을 전달해 주었다. 하늘의 군대와 천사가 합창으로,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하고 찬양한다.

하느님의 은총의 빛은 바야흐로 모든 사람에게 비추인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구원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습니다”고 외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만민을 위한 이 구원의 은총이 믿는 이에게만 살아서 빛나게 된다는 사실이다.

태양빛이 산 생물에게는 생기를 더하여 주지만 죽은 생물에게는 부패를 가속시킬 뿐이다. 아무리 은총의 빛이 환하게 빛나도 눈을 감아 버리면 그 빛은 무용지물이 된다. 유다인들이 그러했다.

유다인들은 메시아를 간절히 기다렸다. 그러나 아이러니칼한 것은 막상 메시아가 왔을 때 그들은 그 분을 알아보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오늘 여관방 한 칸을 메시아에게 양보하는데도 인색하였고 문전박대하였고 끝내는 눈에 가시처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기까지 하였다. 이 얼마나 큰 역사의 모순인가?

우리 시대는 어떠한가? 오늘도 주님을 찾고 기다리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러나 정작 주님을 만나고 환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겉으로는 주님, 주님 하면서도 실상은 주님이 우리 마음 문을 두드리면 문전박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이 태어나실 자리가 없다. 베들레헴의 모든 방들이 만원사례, 예수님께 단 칸방 하나 내어드릴 여유가 없이 인색한 세상 인심이다. 우리 마음이 세상일로 가득 차 있다면 베들레헴의 초만원인 여관과 같이 아기 예수님이 들어오실 틈이 없는 것이다. 우리 마음문밖에 추위에 떨고 계신 아기 예수님은 마구간을 마다않으시고 강보에 싸여 계시다.

오늘 주님은, 자신이 겸손하게 낮추어 회개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로 태어나신다. 예수님이 아무리 세상을 구원하러 오셨다 해도 그가 진정 작은 구유가 되지 못한다면 주님은 올해에도 그에게는 태어나실 수가 없다.

우리가 아기 예수님을 모시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작은 자 곧 베들레헴이 되고, 또한 낮은 자 곧 마굿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때에 우리는 아기 예수님으로 오시는 하느님을 참되게 영접할 수 있을 것이다. 성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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