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5.09.17 19:36

9월 20일-(한국 순교자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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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한국 순교자 대축일)

 

인간은 누구나 천국에 가기를 원하지만 지금당장 가겠다는 사람은 100에 하나도 안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생명을 초개와 같이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위해 바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0년 전 한국 땅에 천주교가 알려지면서 100여 년 동안 1만 명이 넘는 순교자들이 바로 이 주인공들입니다. 이들이 한결같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그 무엇'을 위해 내던지는 것은 그 '무엇'이 자기 생명 보다 고귀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일제시대에 십자가를 땅에 눕혀놓고 이것을 밟고 지나가기만 하면 목숨을 살려준다고 달래어도 그들은 고지식하게도 십자가를 밟지 못하고 잔인한 죽음을 감수했던 것입니다.

생각 같으면, 그들이 보는 앞에서는 그들의 말대로 하고, 신앙은 마음속으로만 해도 될 것 같은 약은 꾀도 생각나지만 그들은 감히 그리스도가 달리셨던 십자가를 경멸하는 행동을 참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철학자요, 신심가였던, 파스칼도 생명을 바치는 증인들의 역사를 나는 기꺼이 믿노라고 하며 가톨릭의 순교역사를 찬양했다.

한국 순교사화를 통해 보면 신자들은 공초 신문 받는 형장이 바로 전교지요, 신앙의 증거장소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데, 기록에 의하면 전번 문초 때에 형리였던 사람이 다음 번 공초 때는 그도 피고석에서 문초를 받는 일이 가끔 있었다.

천주학쟁이를 문초 하다보니 한결같이 천주님 때문에 원망 한마디 없이 생명을 버리고 천주교의 도리를 무식한 백성까지도 유창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설명하는 품이 문초를 하는 형리 자신의 양심에 가책을 느끼게 하여 형리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순교의 현장에서 그들은 천주교교리를 순교자들로부터 배워 알게 되었고 어느덧 신자로 돌변하여 자신들이 휘두르던 칼날에 자신들의 목숨을 내어놓게 된 것이다.

신앙은 이토록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다. 그러기에 떼르뚤리아노 교부는, 순교자의 피는 신자들의 씨앗(semen est sanguis christianorum) 이라고 한 바 있다. 또한 복음에도 있듯이, '진주가 묻힌 밭을 발견하게 되면 온 재산을 다 털어서 그 밭을 사게 마련'이다.

2 고린 4,17우리는 지금 잠시 동안 가벼운 고난을 겪고 있지만 그것은 한량없이 크고 영원한 영광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 것입니다.”고 하였다. 또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0) 라고 하였다.

이는 순교자에게 약속된 '죽음 보다 강한 희망'이다.

또한, 벗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고 한 주님의 말씀은 순교가 愛德의 극치임을 말해준다. 즉 하느님을 위해 자기자신의 목숨을 송두리째 바치는 '사랑의 절정'이 순교로 표현되는 것이다.

순교자의 왕은 그리스도이시다. 그리스도는 자기자신을 낮추시어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다.(필립 2,8)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죽음은 순종과 겸손이 엮어낸 옥구슬이다.

순교는 최상주권자인 하느님께 자기영혼을 희생제물로 봉헌하는 최대 순종의 제사요, 겸손이요, 사랑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순교는 신 망 애, 용덕의 결정체요 모든 덕의 종합이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동정성의 정덕(貞德)도 순교 앞에서는 그 빛을 잃는다고 하였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순교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순교자에게 모욕이 된다.” 고 까지 하였다. 왜냐하면 순교자들은 순교자체로 천국(天國) 상급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씨앗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순교자의 피는 악마들을 묶어버리는 쇠사슬이며 악마의 목덜미를 조이는 족쇄이다.

바오로 사도는 용감하게,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높음도 깊음도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타날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4-39) 고 외칩니다.

오늘 화답송에서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리이다.”라고 노래하였다. 현세에서 눈물로 씨를 뿌리면 천국에서 하느님의 축복으로 영생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점에서 현세의 십자가 고통은 천국 영복소(永福所)의 저금통장에 예금하는 것과 같다. 심판 날에 주님은 우리가 현세에서 주님을 위해 수고한 만큼 입금된 통장을 우리 앞에 내놓고 저울질하실 것이다. 그때에 가서 기쁨으로 충만하고 주님의 칭찬을 받는 비결을 주님이 오늘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거나 망해버린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영광스럽게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이 말씀에 따라 주님을 증거 하다가 생명까지 바친 분들이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한국 순교자들이다. 대표적인 인물을 들면, 이곳 미리내에 묻혀 계시던 수선탁덕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순교자 중 가장 높은 벼슬인 승지벼슬을 신앙을 위해 내어 던졌던 남종삼 요한 성인,

13세의 가장 나이 어린 순교자 유대철 베드로 성인,

천재로서 16세에 과거에 급제한 후 임금으로부터 관직을 약속받고도 신앙때문에 순교의 길을 택해 육시(戮屍)를 당하고 모친은 거제도로, 처는 제주도로, 핏덩어리 간난아기(景漢)은 추자도로 귀양 보내지는 극형을 받은 황사영(黃嗣永) 순교자,

그밖에도 주문모 신부님을 모시기 위해 영웅적 기지와 용기를 보였던 강완숙 골롬바 순교자, 때로 모순처럼 느껴질 수 있는 신앙과 부모께 대한 효도의 두 가치의 갈등에서 서슴없이 천주께 대한 신앙을 드러낸 황석두 루가 성인, 사랑하면서도 하느님을 위한 동정의 아름다움을 봉헌하고자 4년간의 동정부부로서 성요셉과 성모마리아의 동정생활을 실현하고자 노력했던 이순이 누갈다와 유중철 요한 순교자 동정부부 등등....

헤아릴 수 없는 우리선조들의 아름다운 신앙의 역사가 세계교회사에 찬연히 빛나고 있고 오늘의 이 유례없는 성소증가와 교세증가의 축복은 이분들의 고귀한 피의 댓가임을 잊지말고 오늘 천국에 계시는 이분들께 감사드리고 이러한 순교의 은총을 주신 하느님께 영광 드리도록하자!

또한 순교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작은 순교의 길, 곧 매일의 일상생활에 닥치는 십자가를 기쁘게 참아 짐으로서 이것이 모여 일생전체가 큰 순교에 이를 수 있도록 순교라는 말 뜻(martyrium:증거) 그대로 우리 삶의 현장을 신앙을 증거하는 장소로 변화시켜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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