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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4주일(미가 5,1-4; 히브 10,5-10; 루가 1,39-45)

 

 

대림시기의 막바지에 이르러 다시 한번 대림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대림은 2000년전 베들레헴에 오셨던 구세주의 탄생을 기념하는 의미와 세상 마칠 때에 영광과 권능을 떨치며 세상을 심판하러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린다는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닌다.

우리가 사는 현재라는 시간은 과거에 오신 그리스도와 장차 심판주로 오실 그리스도의 시기의 중간 시기라 할 수 있다.

과거에 오신 주님과 미래에 오실 주님을 현재 우리 삶 안에서 모시고 우리 생활 안에서 그 분을 발견하며 이 현실 속에서 영원한 생명을 수확하기 위해 대림시기를 교회가 보내고 있다.

우리는 단지 베들레헴의 구유만을 참배하는 과거회상에만 젖어 있을 수도 없고 심판주로 오시는 주님을 두려워하여 현실도피나 꿈꾸는 염세적인 신앙생활을 하여서도 안 될 것이다.

그리스도는 과거나 미래의 분이 아니라 현재 안에 우리와 함께 살아계시는 분,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이다. 우리에게 현재가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이 영원한 도성이기 때문이 아니요, 그리스도가 우리와 함께 계시고 내세가 현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라는 이 중간시기에 우리와 함께 머무시는 주님의 뜻을 성실하고 진실한 일상생활 안에서 받들어 실천하면 바로 우리를 통해서 주님은 새롭게 오신다.

성서는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약속이다. 구약은 옛 계약이요, 신약은 하느님과 인간의 새로운 계약인 것이다. 그 분의 약속은 축복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러나 믿지 않으면 큰 불행을 맞기도 한다. 원조 아담의 불신이 원죄라는 불행을 낳았고,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가 천사의 전갈을 불신한 탓으로 세례자 요한이 탄생할 때까지 벙어리가 되는 보속을 만나기도 했다.

사람은 혹시 잘못 믿어 사기를 당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하느님은 절대로 신의를 저버리시는 분이 아니니 하느님을 믿었다가 손해를 보는 일은 없다.

따라서 당신이 이 백성과 한 약속은 위반하지 않으신다. 그뿐만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자에게는 하느님의 축복이 보장된다. 이것이 믿음의 은혜이다. 그러나 믿기까지에는 시련이 뒤따른다. 단군설화에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약속을 한다. “쑥과 마늘을 먹으며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되리라.”고. 곰은 그 약속을 믿고 지켰기에 사람이 되어 단군임금의 어머니가 되었으나 호랑이는 100일 동안 참기가 고통스러웠고 믿어지지 않았으므로 지키지 않아 사람이 되지 못하였다고 한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는 천사의 말을 믿었기에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축복을 받았다.“하느님의 말씀을 믿으셨으니 정령 복되십니다.”고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찬양한다.

그러나 마리아가 하느님의 약속을 믿기까지에는 위험이 가로놓여 있었다. 처녀로서 아기를 임신한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군중들 앞에서 돌에 맞아 죽어야하는 위험을 각오하여야만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마리아는 그래도 흔들림이 없이 시종일관 믿었기에 천주강생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자기 생애에 어떤 시련과 고난이 닥쳐온다 해도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일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었던 것이다. 그래서 복된 여인이 된 것이다.

하느님의 약속은 조건 없이 믿어야 하는 것이다. 마리아가 하느님의 약속을 믿으셨기에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였듯이 우리도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받아들이면 우리 마음 안에 말씀이신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여 세상 안에 낳아드릴 수 있다. 하느님은 오늘 제1독서인 미가서에서“베들레헴아, 너는 비록 유다부족 가운데 보잘 것 없으나 나 대신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 너에게서 난다.”고 축복해 주신다.

우리 모두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베들레헴이 아닌가? 그러나 하느님은 보잘 것 없는 베들레헴인 우리에게서 당신의 옥동자를 분만코자 원하신다. 우리 스스로 보잘 것 없는 베들레헴이고자 고백할 때 주님은 비천한 우리를 마다하지 않으시고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시어 만세에 복된 자가 되게 해주신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는 율법의 희생제물과 봉헌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다. 전자는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이지만 후자는 마음을 번제물로 드리는 제사이다. 주님은 우리에게 오시기를 원하신다. 누추하고 보잘 것 없는 베들레헴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그 분이 오시는 목적은 율법의 희생제물을 바치러 오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번제물로 바치러 오시는 것이다. 우리가 잉태하여 낳아드려야 할 하느님의 옥동자는 자신을 세상을 위해 제물로 바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아기이다. 이기주의나 자신의 희생 없이 다른 동물을 희생제물로 바치는 율법의 제사로 의무를 채우는 구약의 사제를 분만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희생제물로 바치는 어린 양을 낳아야 한다. 그러할 때 이번 성탄은 그 분의 힘이 땅 끝까지 미쳐, 모든 백성이 그가 이룩한 평화를 누리게 되는 기쁜 성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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