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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지혜3,1-9; 루카9,23-26)

 

복자 윤지충 바오로는 모친상을 당했을 때 마침 북경 천주당에서 조상제사 금지령이 내린 터이라 내적으로 번민하다가 천주교의 가르침을 위해 동양 최대의 가치관인 충효 사상을 양보하기로 결심하고 모친 신주와 위폐를 불살랐다고 한다.

당시 사회에서는 상주로서 이러한 행동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며 더구나 윤씨 양반 가문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죽음을 각오한 결단이었다.

이소문은 순식간에 고을유수에게 알려지고 한양의 궁궐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윤씨 가문에서는 용서받을 수 없는 불효자식으로 낙인찍혔고, 임금도 이 소식을 듣고 대노하였다고 한다. 이에 천주교는 무부무군(無父無君)의 도()라고 오인받고 박해가 시작되었다. 이것이 1791년의 신해박해인 것이다.

그와 사돈간이었던 권상연도 같은 사건에 연루되어 같은 날 붙잡혀 순교하게 된다.

이리하여 윤지충 바오로가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의 순교자로 알려져 있다.

103위 성인들은 이번 복자들의 후배들로서, 1836년 이후에 입국한 파리외방선교회 선교사들이 기록한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먼저 시복시성 되었다.

그런데 바로 지난해 816일 이 땅의 서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열린 시복식을 통해 복자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 한국 천주교회의 초기 순교자로, 신해박해(1791), 신유박해(1801), 기해박해(1839), 병인박해(1866) 때 순교한 분들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주교회의 1997년 추계 정기 총회에서 그동안 각 교구별로 이루어지던 이들의 시복 시성을 통합 추진하기로 하고, 2001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더욱 본격적인 준비를 해 왔다.

124 위 복자 기념일 529일은 한국 교회의 제안을 사도좌가 허락한 것이다. 기념일은 세상을 떠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천상 탄일로 지정되나 사목적 이유 등으로 다른 적절한 날로 옮길 수 있다. 대표 순교자인 윤지충의 순교일은 128일이지만, 이날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이다. 심사숙고한 끝에, 윤지충은 전주교구 순교자이므로 전주교구의 순교자들이 많이 순교한 529일로 정하였다.

 

말씀의 초대

지혜서에서는 의인들이 누리는 영원한 생명에 대해 말한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의인이 현세에서 복을 누려야 한다고 믿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의인이 이 세상에서 고난을 겪고 죽더라도 그들은 하느님의 손안에서 평화를 누린다. 그들은 하느님과 함께 사랑 속에 산다(1독서). 인간에게 더없이 소중한 것이 목숨이다. 목숨을 잃는다면 온 세상을 얻어도 소용이 없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그 목숨을 구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도 핵심 주제는 영원한 생명이다(복음).

오늘의 묵상

복 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의 시복 미사를 봉헌한 이후 오늘 첫 번째로 이 복자들의 기념일을 지냅니다. 지난해 8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올린 시복 미사의 감동이 아직도 우리의 마음과 기억 속에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순교 복자를 조상으로 모신 이들이 참으로 자랑스러워 보였고, 그들이 부럽기까지 하였습니다. 오늘 묵상한 지혜서의 단락을 보면 세상을 떠난 의인들의 영혼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루카 복음의 예수님 말씀을 묵상하면, 신앙을 고백하며 목숨을 바친 이들도 참으로 영광스럽습니다. 시복 조사를 할 때, 순교자들은 순교라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기 때문에 제1차 기적 심사에서 관면을 받습니다. 그만큼 순교는 특별한 은총의 도우심으로만 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순교자들을 복자로 공경하는 것은 그분들의 신앙의 모범을 본받기 위해서입니다. 복자가 되든 성인이 되든, 이미 하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 계신 분들에게는 우리가 그분들을 공경하는 신심 행위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시복 시성은 우리를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순교자들의 모범을 본받을 마음이 없다면 그 시복 시성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초세기 그리스도인들은 순교하려는 열망이 더없이 컸습니다. 목숨을 바치는 것이 하느님에 대한 최고의 사랑의 행위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셨지요(요한 15,13 참조). 박해가 그친 다음에도 순교하려는 열망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버리는 삶,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는 삶을 갈망했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그러한 갈망이 있는지요. 적어도 복음에 따라 살기 위하여,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기 위하여 무엇인가를 포기할 기회는 많이 주어지겠지요. 오늘 복음에서는 날마다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오늘 함께 생각하고 싶은 내용은, 예수님 말씀대로 나는 나 자신을 버리고 기꺼이 십자가를 지는지 여부가 아니라, 내가 의무로서 계명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십자가를 지는지, 아니면 하느님에 대한 사랑 때문에 크고 작은 일에서 나를 버리려는 의지가 내 안에 있는지, 그것입니다. 참으로 장한 순교자들의 모범을 뒤따르고 싶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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