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3.01.03 21:35

2013-1월 4일-주의 공현전 금(요한1,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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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월 4일-주의 공현전 금(요한1,35-42)

요한복음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소개한다.

이 용어는 레위기의 속죄제물와 번제제물을 상기시키는 단어이다. 예수님은 인류죄를 속량하기 위한 번제물이요, 속죄제물로 오신 분이며 동시에 아자젤의 염소로 오신 분이라는 요한의 독특한 신학이다.

어제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요한1,29에서 예수님을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라고 소개하고 오늘 당신 제자, 안드레아와 요한에게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하고 말하니 안드레아와 요한은 예수님을 따라가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은 “와서 보아라.” 하시고 그들과 하루밤을 새우며 말씀을 나누셨다. 아마도 밤새도록 예수님은 안드레아 앞에서 압축된 천국복음강의를 들려주셨을 것이다. 그러자 안드레아는 감동하여 새벽녘에 형에게 달려가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하고 말하고는 형을 데리고 예수님께 달려갔다.

신앙의 초점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정확히 앎이요 확신에 있다. 특히 성탄시기에 구유에 누워계신 분이 누구신가를 아는 참지식이 중요하다.

어린 아이에게 좋은 장난감을 주면 그 아기는 온정신을 다 쏟아 장난감에 몰두한다. 사람이 자신의 목표로 삼을만한 대상을 만나게 되면 생기가 돌고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 인생을 걸만한 대상이요 목표이다. 또 그분은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셨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라고 소개한다. 인간에게 있어 내 죄를 없애주는 분을 만났다는 사실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다. 과연 안드레아가 흥분하여 새벽녘에 형에게 달려갈 만한 쇼킹한 일이다. 더구나 그분이 나를 대신해서 죽어주셨다는 사실 앞에 무엇을 더 망설이겠는가?

여기 2012년 8월 22일 선종하신 타이완의 산궈스 바오로 추기경의 일기를 소개한다.

“질병이 하느님의 선물”

예수회원으로서 추기경이 된 그는 노후에 병원에 입원하여 유난히 죽어가는 예수님을 묵상하게 되었다.

<< “자신을 비워라. 그러면 하느님과의 일치를 위해 자신을 비운 예수와 가깝게 지낼 수 있게 골고타 언덕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음성을 고상에서 들었다.

성직자의 장백의, 주교반지, 주교관, 추기경 수단 등으로 과다하게 포장된 자아가 본래의 나를 잃어버리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허례허식 겉치레를 스스로의 힘으로는 벗어버리기 쉽지 않았다.

존경과 인사받기 등에 익숙해있던 나로서는.

2012년 6월말 허파에 고인 물을 빼기 위해 이뇨제 처방을 받고 미사를 드리는 도중 갑자기 소변신호가 와서 미사를 중단하고 화장실을 가다가 도중에서 쌌다. 미사참례하던 수녀, 의사, 간호사가 보는 앞에서 소변이 바닥에 흘렀고, 바지가 젖어 지린내가 나고 난감했다. 사제수품 후 57년간 이런 챙피한 일은 없었다.

또 타이뻬이에서 이틀간 대변을 못보고 의사의 완화제 주사를 맞고 약효가 나타나 한밤중에 간호하던 남자 간호사를 깨워 화장실을 가다가 도중에 바닥에 변이 떨어졌다. 간호사가 그것을 밟았다. 투덜거리며 간호사는 “두세 발짝만 더 가면 변기인데 그것도 못참았았느냐?”며 어린아기를 나무라듯 화를 내며 내옷을 벗기는 그 앞에서, 나는 가련하게 변기에 앉아서 야단맞는 한 살짜리 아기처럼 가엾은 모습이 되었다.

90년간 받아온 존경과 명예, 직위 권위가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순간, 비수에 의해 무참히 나의 자존심이 난도질당하는 순간이었다. 침대에 돌아와 누우며 십자고상을 바라보며 피상적으로만 가르쳐왔던 예수님의 수모와 비움의 신비를 비로소 가까이 느끼게 되니 뜨거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십자가의 예수님이 빙그레 웃으시며 내게 초대하기를 “더 가까이 가자”고 손짓하신다.

내 몸이 아주 작은 캥거루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한번 뛰어 오르니 성스러운 산의 십자가 아래까지 올랐다. 다시 뛰어 올랐을 때 나는 예수의 발까지 닿았다. 그는 자신의 상처를 열어 나보고 뛰어 올라 그 안에 들어오라고 했다.

작은 캥거루는 다시 한번 뛰어올라 예수의 심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것은 어머니의 자궁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여기가 예수의 무한한 사랑으로 둘러싸인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장소”로 느껴졌다.>> (2012.7.31 산궈스 바오로 추기경)

내 스스로 겸손의 길을 닦기는 쉽지 않다. 하느님께서 이를 아시고 때로 우리에게 그런 환경으로 허락하신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자신을 비우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을 하락하신다. 때로는 다정한 동료수도자들을 통해서도, 이웃을 통해서도, 가족을 통해서도, 때로는 질병을 통해서도 예상치 않은 실수로 창피를 당하게도 된다. 그럴때 먼저 흥분하지 말고 가만히 십자가를 바라보자. 자신을 비우고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닮으라는 신호로 받아들이자.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고는 하늘나라에 결코 들어갈 수 없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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