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2.11.09 21:25

B해 32주일(1열왕 17, 10-16; 히브 9, 24-28; 마르 12,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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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해 32주일(1열왕 17, 10-16; 히브 9, 24-28; 마르 12,38-44)

오늘 전례의 주인공들은 아주 가난한 두 과부이다. 이들 두 과부가 바치는 봉헌물이 비록 보잘 것 없는 것, 즉 떡 한조각과 렙톤 두 닢에 불과하지만 그 봉헌의 가치는 하느님 마음에 드는 것이요, 하느님의 후한 갚음을 약속받는 봉헌이 되었다는 내용이 오늘 말씀의 주제이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하느님의 사람 엘리야는 사렙다 과부에게 물 한 컵만이 아니라 과부의 마지막 남은 음식인 떡 한 조각마저 가져오라고 한다. 엘리야는 하느님을 대신한 사자이다. 가끔 하느님은 그런 요구를 하신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약속으로 100살에 얻은 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요구하셨던 적도 있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러 가면서 이것이 끝장이요 하느님의 약속은 수포로 돌아가는가 보다 하는 위기감이 들었겠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아들 이사악도 온전했고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자손이 번성하는 축복을 받게 되었다. 오늘 사렙다 과부도 만일 마지막 남은 음식이 아까와 엘리야에게 갖다 바치지 않았다면 그것만 먹고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엘리아에게 바치자 그녀에게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았다.

베푼 것보다 비할데 없이 많은 것을 보상으로 받았다. 인도의 시성 타골은  “모든 것을 주는 사람은 모든 것을 받는다.” 고 하였다. 그의 우화에서,  “나는 이집 저집 문전걸식을 하면서 어떤 마을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휘황찬란한 황금마차를 탄 왕자님이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제 팔자 고쳤구나.’ 하며 구걸할 채비를 갖추었습니다. 그러자 왕자님은 뜻밖에도 거지인 나에게 손을 내밀며,  “내게 줄 것이 무엇이냐?” 하며 동냥을 하였습니다. 나는 어리둥절하였으나 내 걸식한 동냥자루에서 쌀 한 톨을 꺼내어 주었습니다. 돌아와 자루를 확인해보니 금으로 된 작은 곡식 한 톨이 바짝 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아, 왜 나는 그 왕자님에게 모든 것을 드리지 못했던가?”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이 거지는 “모든 것을 주는 사람은 모든 것을 받는다.” 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흔히 나에겐 네게 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가 쓰고 남는 것을 나누어 주겠다는 생각 때문에 늘 인색하다. 쓰고 남은 것을 나누는 마음도 착한 마음이지만, 그러나 내게 필요한 것을 나눌 때 더 갸륵한 마음이요, 하느님의 칭찬을 받을 일이다. 오늘 전례의 주인공인 두 과부의 봉헌은 바로 내게 필요한 것 생명을 위한 마지막 음식까지도 하느님께 바쳤기에 더 없이 고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하느님의 풍성한 보상을 받게 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빼앗고 싶어서가 아니라, 우리 마음을 원하시는 것이다. 세상재물이 모두 하느님의 소유인데 무엇이 아쉬워 하느님께서 우리의 궁색한 재물을 탐하시겠는가? 또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서 무엇이 아쉬워 아브라함에게 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 하셨겠는가? 또 하늘 왕자가 무엇이 아쉬워 거지의 식량을 바치라 했겠는가? 하느님의 사자 엘리아는 왜 사렙다 과부의 마지막 남은 음식까지 가져오라고 모진 명령을 했겠는가? 헌금궤 앞에 앉아 계신 그리스도께서는 동전 한 닢에 해당하는 렙톤 2개를 넣는 가난한 과부를 가진 것 모두를 바치는 자라고 하며 내일 걱정도 하지 않고 바치는 그 과부를 칭찬하셨을까?

재물이 있는 곳에 우리 마음도 있으니 하느님께서는 마음의 제사를 받고자 원하신다. 그 마음의 봉헌이 제물봉헌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 세상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서로 나눌 때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요, 지구촌 한 구석에서 굶어죽는 비극도 사라질 것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가진 모든 것을 바치라는 요구가 가혹한 요구일까?

해답은 바오로 사도에게서 듣기로 하자. 히브리서 9,24-28에, “그리스도는 당신의 것을 우리를 위해 희생제물로 바치셨다.”  두 주인공 사렙다 과부와 렙톤 2개를 헌금궤에 넣은 과부의 봉헌과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성부께 봉헌하신 제사는 어느 것이 더 크겠는가?

대답은 자명하다. 그리스도의 제사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봉헌이다. 우리 인간은 동물을 잡아 하느님께 제사 바치지만 그리스도는 몸소 자신의 살과 피를 제물로 봉헌하셨다. 두 과부는 자신의 남은 음식과 재산을 털어 봉헌하였을 뿐이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의 몸을 제물로 삼으시고 우리에게 선물로 내어주셨다. 어느 것이 더 큰 것인가? 인간이 하느님께 바친 제물인가, 아니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갚아주시는 은총의 선물인가?

후자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큰 것이니, 하느님께 대해 우리가 인색할 필요가 없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네 마음을 내게 다오.” 하는 요구는 결코 모진 명령이 아니다. 그 분은 당신 아들까지 우리를 위해 속죄제물로 내놓으셨다. 하느님의 이러한 은혜에 감읍하여 자신의 목숨까지 주님께 기꺼이 바친 분들이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같은 순교자들이다. 우리도 하느님의 이 풍성한 은혜에 마음의 전번제를 하느님께 바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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