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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는 1784년에 이승훈 베드로가 북경에서 처음으로 영세함으로써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1788년에 한국 교우들이 한국에는 성직자가 없으니 한국 교회를 위해 성직자를 보내 달라고 교황청에 열심히 청했습니다. 그래서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께서 1831년 9월 9일에 로마에 있는 성모 대성전에서 조선 교구를 설정하는 교령을 발표하시고, 태국의 부주교로 있던 브뤼기에르 신부님을 첫 교구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처음에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께서 파리외방선교회에 한국 교회를 맡도록 부탁했으나 그들은 사람이 부족하다, 한국은 전교할 만한 환경이 못 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수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브뤼기에르 신부님이 이 소식을 듣고 “이럴 수가 있느냐? 조선 교우들의 소식을 들으니 얼마나 순진하고 열심한 교우들이던가. 그들의 신앙이 불같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걸 모른다고 해서 되겠느냐?”는 생각에 당신 의견을 표명하였더니 교황께서 브뤼기에르 신부님을 한국 교구장으로 임명하신 것입니다. 당시 한국은 쇄국주의 정책으로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브뤼기에르 주교님도 한국에 들어오려고 3년 동안 무수한 노력을 했지만 결국 들어오지 못하시고 만주에서 병사하셨습니다. 그러다가 1836년에 모방 신부님이 들어오시고, 1837년에 조선 교구의 제2대 교구장이 되신 앵베르 주교님이 샤스땅 신부님과 함께 한국에 들어오셔서 1838년에 한국 교회를 성모님께 봉헌하시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한국 교회의 주보로 모시고 싶다고 교황청에 신청서를 내셨습니다. 한국이 이전까지는 북경 교구의 한 본당으로 소속되어서 북경 교구 주보인 요셉 성인을 모셨지만 한국은 중국과 민족도 다르고 국가도 다르니까 성모님을 한국 교회 주보로 삼고 싶다고 청해 놓았는데 앵베르 주교님은 2년 후인 1839년에 순교하셨습니다. 교황청에서는 앵베르 주교님의 순교 소식을 미처 듣지 못하고 1841년에 교황께서 앵베르 주교님의 청을 윤허하셨다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1843년에 조선 교구의 제3대 교구장이 되신 페레올 주교님이 그 소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페레올 주교님은 김대건 신부님을 따라서 다블뤼 신부님과 함께 한국에 들어오셨는데, 김대건 신부님이 순교하시자 수리치골에서 한국 교회를 도와주시도록 성모님께 의탁하고자 성모성심회를 조직하고 1846년 11월 6일에 파리에 있는 성모성심회 본부의 데쥬네트 신부님에게 보고서를 띄웠습니다. 그래서 수리치골이 한국 교회의 성모성심 신심의 발상지가 된 것입니다. 페레올 주교님이 병사하시자 베르뇌 주교님이 제4대 한국 교구장으로 임명을 받으셨고, 다블뤼 신부님이 베르뇌 주교님의 보좌 주교로 선임되었습니다. 베르뇌 주교님께서는 1861년 10월에 한국을 동정 성모님께 봉헌하시면서 신부들이 활동하는 지방에 따라서 성모님 축일의 이름을 하나씩 주보로 붙여 주셨습니다. 베르뇌 주교님이 계시던 서울 지역은 무염시태 성모님께, 다블뤼 주교님이 계시던 충청도 지역은 성모 성탄, 페롱 신부님이 계시던 경상도 서북부 지역은 성모 승천, 쁘르띠에 신부와 쁘띠니콜라 신부님이 계시던 한국 최초로 설립된 배론의 신학교는 성 요셉께, 그 다음에 리델 신부님이 계시던 충청도 동북부와 전라도 북쪽 일대는 성모 자헌, 조안노 신부님이 계시던 충청도 내포 지역은 성모 영보, 랑데르 신부님이 계시던 충청도 합덕 지역은 성모 방문, 깔레 신부님이 계시던 경상도 동북부 지역은 성모 취결례 축일을 각각 주보 축일로 정해주면서 한국 교회와 한국 민족을 성모님께 완전히 봉헌했습니다. 성모님께서 한국 교회를 이만큼 돌보아 주시는 만큼 은혜도 풍성합니다. 한국은 성모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민족이고 교회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는 성모님이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예수님을 잉태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 밝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여자가 남자의 도움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마리아가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가 1,34) 하고 묻자, 가브리엘 천사가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루가 1,35)라고 대답해 줍니다. 즉 하느님께서 흙을 빚어 아담의 육신을 만든 후에 영혼을 불어넣어 아담을 살리시고, 그 다음에 아담의 갈빗대로써 하와의 육신을 만들고 영혼을 불어넣어 주신 것과 같이, 마리아의 태를 이용하여 남자의 도움 없이 성령의 힘으로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육신을 바로 만들어 주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 말씀을 보면, 하느님께서 마귀한테 벌을 주실 때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온갖 짐승과 들짐승 가운데 저주를 받아 죽기까지 배로 기어다니며 흙을 먹어야 하리라.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창세 3,14-15)라고 하셨는데, 여기에서의 여자는 바로 성모님을 뜻하기도 합니다. 여자의 아들하고 원수가 되기 전에 여자와 원수를 맺게 된다는 말에는, 곧 성모님이 죄에 물들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섭리하신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원죄에 물듦 없이 잉태되신, 은총이 가득하신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을 낳으시고, 하느님께서 예수님과 마리아를 통해 구원 사업을 이루십니다. 이 구원 사업은 새로운 창조입니다. 예수님은 원죄 에 물든 모든 이들에게 예수님의 구속 공로로써 천당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성모님은 남자 없이, 성욕 없이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잠겨져 있는 문을 통과하신 것처럼 성령의 도우심으로 성모님의 몸에 잉태되셨고, 탄생 때도 역시 성모님의 몸에 조금도 손상을 끼치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이 성모님의 동정성입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어머니로 간택되기 전에도 동정이시고, 예수님을 잉태했을 때도 동정이시고, 예수님을 낳으신 후에도 동정이십니다. 이것이 성모님께 대한 올바른 신앙입니다. 요즈음 교회의 정통적인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제들 중에 성모님이 예수님을 낳으신 후에도 동정이라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예수님의 수난도, 예수님의 부활도, 예수님의 천주성도 믿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는 어떻게 알아들어야 하겠습니까? 성모님도 아담의 후손이기 때문에 아담과 하와가 지은 원죄에 물듦에서 제외될 수가 없습니다. 성모님은 구세주의 어머니이시니까 작은 티끌이라도 있을 수가 없지만 예수님의 구속 공로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니까 성모님도 예외가 될 수가 없다는 것 때문에 많은 신학자들이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를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13세기의 토마스 아퀴나스도, 예수님의 구속 공로의 보편성 때문에 성모님이 예수님의 구원 사업을 통해서 죄를 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죄에서 제외되면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서도 제외되니까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대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이미 원죄의 사함을 받았을 것이라고만 설명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성모님이 원죄에 물듦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믿고 있었지만 설명할 길을 찾지 못했던 것입니다. 신학자로서 제일 먼저 성모님의 무염시태 교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 신학자는 둔스 스코투스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도미니꼬회 수사 신부이고, 둔스 스코투스는 프란치스코회 수사 신부였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구원 사업에 있어서 우리가 하느님의 교리를 알아듣고 미리 ‘알지 아니하면 원할 수 없다’, 즉 ‘인간의 이성이 의지보다 앞선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둔스 스코투스는 보나벤뚜라부터 프란치스코회 신학자들의 지론인 ‘은총이 인간의 이성보다 앞선다’는 학설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래서 둔스 스코투스는 예수님의 구원 사업은 모든 인류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예수님의 구속 공로를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이후의 사람만 얻어 입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오시기 이전의 사람들도 얻어 입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어머니로 간택되어 당신의 살과 피를 예수님께 나누어주게 되었고, 예수님이 그 살과 피로써 인간으로 태어나 고통을 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으로써 인류의 죄를 용서받게 되니까 하느님의 섭리에 의해 예수님의 공로를 미리 입어서 원죄에 물듦 없이 잉태되셨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성모님은 천주의 모친으로서 미리 간택된 사람이니까 예수님의 공로를 미리 입었기 때문에 그 생명의 시초부터 원죄에 물듦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는 이 학설이 당대의 신학 기풍과 반대 입장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483년에 식스토 4세 교황께서 둔스 스코투스의 이 학설을 받아들여 성모 무염시태를 교령으로 발표하셨습니다. 왜 신앙 교의로 반포하지 못했는가 하면, 무염시태 교리에 대해서는 성서에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교회의 전통은 성서에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을 신앙 교의로 발표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성모 무염시태에 대한 교령이 신앙 교의는 아니었지만 많은 신학자들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섭리는 참 재미있습니다. 교황 식스토 4세께서 성모님을 열심히 공경하도록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를 교령으로 발표하신 때에 마르틴 루터를 태어나도록 한 것도 하느님의 섭리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르틴 루터는 성모님의 동정성을 비난하고, 성모님 공경을 반대했습니다. 그 후로 성모님 공경이 쇠퇴해지고, 그에 따라 신앙심도 희박해지고, 교회에서도 성모님의 은혜를 많이 못 받게 되었습니다. 구원 사업은 인간이 하느님께 청했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조 아담의 범죄 때부터 이미 세상을 구하시기 위해 섭리하신 것입니다. 여인이 마귀의 머리를 밟아 깨트리고, 여인의 후손이 마귀를 쳐 이긴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느님께서 구원을 약속하셨고 때가 차자 예수님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러니까 오랜 세월 동안 여러 가지 일을 겪도록 한 것은 구원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였습니다. 그래서 육신 생명을 생성하기보다 예수님은 새 아담, 성모님은 새 하와가 되어서 세상 모든 인간에게 은총 생활을 통한 영원한 생명을 전해 주시려고 구원자로 오셨습니다. 1500년대부터 프로테스탄트에 의해 성모님 배척 운동이 전 유럽 교회에 퍼지기 시작했고, 교회의 맏딸이라는 칭찬을 듣고 있는 프랑스 교회가 현대주의 때문에 일어난 혁명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혁명 이후로 자유 사상이 범람하고 하느님을 배제하고 현세 생활 중심의 사상이 팽창됨에 따라 신앙 생활에 큰 타격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성모님께서 직접 나서기 시작하셨습니다. 성모님은 1830년 7월 17일에 프랑스 파리에 있는 까리따스 수녀회 수련 수녀인 가타리나 라브레한테 발현하시어 여러 가지 예언적인 말씀을 일러 주셨습니다. 그 다음에 11월 27일에 발현하시어 무염시태 성모님 패를 만들어 축성해서 지니고 “원죄에 물듦이 없으신 마리아여 당신께 달아드는 우리들을 위해서 빌어주소서.”라는 경문을 바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은혜에 있어서도 우리가 그 은혜를 입으려고 노력해야 됩니다. 이것이 성소에 대한 응답입니다. 응답 없는 성소는 결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응답으로 무염시태 성모님 패를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타리나 라브레 수녀가 그 수녀회의 영신지도 신부인 데쥬네트 신부님한테 그 사실을 이야기하곤 했으나 처음에는 무심히 들었습니다. 그러자 성모님께서 가타리나 라브레를 통해서 거듭 경고하시기를 앞으로 프랑스 혁명이 끝나는 것 같지만 더 심한 폭동이 일어나 프랑스 정부가 망하게 되고, 교회는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과연 성모님의 경고 말씀대로 되었습니다. 그때서야 데쥬네트 신부님이 성모님의 말씀을 따르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는데, 얼마 후 파리의 승리의 성모 성당 주임 신부로 파견되셨습니다. 이 성당은 루이 13세가 복되신 동정녀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건축하여 150년 동안 성모님께 사랑을 드리던 곳이었는데 프랑스 혁명 동안 온갖 만행이 저질러지는 장소가 되었다가 이단자들의 손에 넘어가 증권거래소로 변한 곳이었습니다. 1809년에 가서야 다시 성당으로 복구되었지만 남은 신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데쥬네트 신부님은 어떻게 하면 교우들이 다시 열심해 지도록 할 수 있을지 애를 태우다가 미사 중에 하느님의 메시지를 받고 성모성심회를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그 회를 시작해서 좋은 성과가 있으니까 1838년에 교황청의 인준을 받아 국제적으로 전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유럽 교회는 점점 하느님을 멀리하고 사상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교황 비오 9세께서 성모님의 보호를 청하기 위해 성모 무염시태를 신앙 교의로 반포하고 싶어하셨습니다. 신앙 교의로 반포하시려면 성서에서 그 근거를 찾아야 하니까 성모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성모님께 열심히 기도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마침내 명오가 열려 성서에 그 뜻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 마리아께 인사할 때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가 1,28)라는 말씀에서 그해답을 찾으신 것입니다. ‘은총이 가득하다’는 말에서 ‘가득함’은 공간적인 가득함과 시간적인 가득함으로 볼 수 있는데, 공간적으로는 그릇에 물이 가득한 것과 같이 성모님께 은총이 충만한 것이고, 시간적으로는 성모님의 생명의 시작부터 끝까지 은총으로 충만하다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생명의 시작은 바로 어머니 태중에 잉태되실 때입니다. 따라서 교황님은 성모님께서 죄에 물듦 없이 잉태되었다는 뜻이 그 말씀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 시대를 구하기 위해 성모 무염시태를 신앙 교의로 반포하고 싶다는 뜻을 전 세계 주교들에게 편지를 띄워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개신교에서 반대하고 들고일어나지 않겠느냐는 몇몇 주교들의 의견은 있었지만 대부분 주교들은 찬성한다는 답을 보내 와서 공의회에서 결정하지 않고 교황님의 신심에서 신앙교의로 반포하신 것입니다. 그해가 1854년입니다. 그로부터 4년 후에는 무염시태 성모님이 프랑스 루르드에 발현하시어 당신께서 ‘원죄 없으신 잉태의 모후’이심을 분명하게 일러주시며 기적수를 주셨고, 묵주기도를 많이 하라고 부탁하셨습니다. 1917년에는 묵주기도의 성모님이 파티마에서 발현하시어 해를 움직이는 기적을 주시면서 공산주의를 경계하라고 하셨습니다. 마귀는 세상을 삼키려고 땅에서 설치지만 성모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 기도함으로써 하느님을 움직일 수 있다는 표로 해를 움직이는 기적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이 인류를 구해 주시려고 해도 교회의 악한 표양이 있는 동안에는 은혜를 주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성모님께서는 애를 태우시며 당신의 티 없는 성모성심을 열심히 공경하고 생활 개선하라고 하셨습니다. 생활 개선의 모델이 바로 티 없이 깨끗한 성모성심입니다. 생활 개선하면 당신의 성심이 개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성모님께서 마귀의 머리를 밟아 깨트리시고 그 세력을 이 세상에서 몰아내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1948년에 상주에서는 성모성심의 성모님께서 발현하시어 생활 개선하고 성모성심을 공경하면 최후로 성모성심이 승리할 것이라고 거듭 말씀하셨습니다. 요한 묵시록을 보면 장차 도래할 시대에 대해 예언해 놓았습니다. “한 여자가 태양을 입고 달을 밟고 별이 열두 개 달린 월계관을 머리에 쓰고 나타났습니다. 그 여자는 뱃속에 아이를 가졌으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 때문에 울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큰 붉은 용이 나타났는데 막 해산하려는 그 여자가 아기를 낳기만 하면 그 아기를 삼켜 버리려고 그 여자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 마침내 그 여자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아기는 장차 쇠지팡이로 만국을 다스릴 분이었습니다.”(묵시록 12,1-5 참조) 쇠지팡이는 나무지팡이보다 더 튼튼하고 야무지지 않습니까. 열두 별로 된 월계관을 쓴 여인에 대한 언급은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교회를 다시 일으키려고 애타게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이 시기를 말하는 듯합니다. 이 시기 다음에는 교회가 성모성심을 통해서 천주성삼께 영광을 드리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초대 교회에서는 성모님을 많이 공경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제자들은 성모님을 모시고 다락방에 모여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성모님은 누구보다도 예수님의 길을 잘 이해하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셨기 때문에 사도들의 부족한 신앙심을 타이르고 붙들어 주시면서 그들의 마음 준비를 시켜 주셨다고 합니다. 옷타비오 미켈리니 몬시뇰이 예수님께 묵시를 받아서 쓴 「아들들아, 용기를 내어라!」는 책에 보면, “성서에 통달하고 성령의 비추심을 넘치도록 풍성히 받으신 그분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기로 응답함으로써 어떤 일을 겪게 될지도 잘 알고 계셨다. … 그분은 참으로 사제이셨다. 말하자면 세례와 견진성사를 받은 사람들과 같이 보편적 의미에서 사제이거나 또는 성직자라는 의미에서 사제가 아니라, 성품성사를 받은 이들과는 다르게, 그러나 한층 더 심오하게 참 사제이셨다는 것이다. 내 어머니는 갈바리아 정상에서 당신 아들이며,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순결하고 거룩한 ‘희생 제물’을 성부께 바치셨고,…”라고 하심으로써,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성소를 맡기실 때 성모님은 그 자리에 계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여인들 가운데서 내 어머니 홀로 참 사제”이심을 강력히 주장하고 계십니다. 성모님은 예수님 다음으로 누구보다도 깊이 있게 완전한 사제직을 이행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성사적으로 사제직을 받아서 하는 것도 하느님의 특별한 부르심이겠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사제직에 우리가 동참하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 생명을 성부께 바치셨지만 성모님은 당신 생명보다 더 아끼고 소중하게 여겼던 당신 아들이며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의 생명을 하느님께 봉헌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성모님을 가리켜 당신 아들만 바치신 것이 아니라 “어린양과 더불어 당신 자신도 바치심으로써 참으로 사제이셨고, 지금도 사제이시다. 그러므로 내 어머니 역시 사람들의 죄를 속량하기 위해서 희생 제물이 되신 것이다.”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만 희생 제물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육신은 성모님의 육신을 나누어 받은 육신입니다. 예수님은 천주성자의 위격을 갖추신 성모님의 아들이십니다. 그리고 성모님은 비록 순수한 인간이지만 천주의 모친이라는 자격을 갖추고 있으십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그분은 나와 한마음으로 참여하며 그 자리에 계셨으니 수동적으로 행동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신 당신 아들과 함께 인류 역사의 중심인 구원 사건에 참된 주역이셨다.”라고 하십니다. 영화를 보면 남자 주역과 여자 주역이 있듯이 인류 구원 사업의 남자 주역은 예수님이고, 여자 주역은 성모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이어서 “사제가 참으로 사제인 것은 미사 때마다 새롭게 재현되는 이 이중적인 봉헌 행위를 통해서이다. 사실 사제가 나와 함께 나 자신과 그 자신을 성부께 봉헌할 때만큼 사제다운 때는 달리 없다. 바로 그 때문에 내 어머니는 공동 구속자이시다.”라고 하십니다. 이곳 미리내 성지에는 게쎄마니 올라가는 길에 성모님께서 당하신 고통 중에 일곱 번의 큰 고통을 드러내고 있는 성모님 칠고상이 있습니다. 또 성모 통고의 집이 있고 통고의 집 앞에 게쎄마니에서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영신적으로 바라보면서 예수님과 함께 기도드리는 성모님의 상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수난 전날 밤 게쎄마니 동산에서 극도의 괴로움으로 기도하실 때 예수님을 따라간 제자들은 잠을 자고 있는데, 성모님은 집에 계시면서도 더욱 마음 불이 타서 깨어 예수님의 마음 고통을 헤아리며 기도하고 있으십니다. 우리가 칭송하듯이 성모님께서는 원죄에 물듦이 없고,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분이신데 이렇게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묵주기도 영광의 신비 제5단을 보면, “예수님께서 마리아께 천상 모후의 관을 씌우심을 묵상합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성모님이 하늘나라 천주성삼 앞에 나아가시어 당신 아들로부터 면류관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잉태 순간부터 은총이 잠시도 성모님을 떠난 일이 없고, 죄에 물듦 없이 유혹을 받지 않으신 성모님의 생활이 결실로 나타나는 장면입니다. 이곳 미리내 성지 성모당에 가보면 성모님의 칠락이 모자이크 되어 있습니다.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어머니로 기쁨도 함께 누리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신 성모님의 삶은 고통과 은총이 섞인 삶입니다. 고통도 성모님을 위해서는 필요한 은총의 고통이었고, 기쁨도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사랑을 다할 수 있게 하는 축복의 기쁨입니다. 우리가 성모님과 다른 점은 온전한 봉헌을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조금 위로를 받고 기쁨이 있으면 교만해지고, 자랑하고 싶고, 정신이 해이해져서 이기심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조금 어려운 고통을 당하면 하느님이 어디 계시는가 싶고, 하느님께서 나를 버리셨는가, 내가 이 세상에 살아서 무엇하겠는가 하면서 분심을 하고 실망에 떨어집니다. 요즈음은 사람들의 경향이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편한 것이 제공되면 따라가고, 조금이라도 고통스러우면 도망가기 바쁩니다. 그런 신앙으로는 가톨릭을 다시 일으킬 수 없습니다.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세를 지녀야지 하느님께 얻어먹기만 바라고 사기꾼처럼 적당하게 사는 신앙 생활을 해서는 안 됩니다. 피조물로서 조물주에 대해서 찬미하는 성모님의 정신은 성모 찬송에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생명을 받았으니까 하느님께 받은 모든 것을 하느님께 바쳐야 합니다. 이것이 봉헌 생활이고, 옳은 수도 생활 아니겠습니까. 성모 마리아는 인간으로서 하느님을 공경하는 가장 완전한 모범이십니다. 우리는 성모님으로부터 온전한 봉헌이 어떤 것인지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성모님께서 천주성삼을 공경하시는 마음 자세를 본받고 따라야 합니다. 오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을 맞이하여 하느님께서 성모님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를 깨닫고 우리는 성모 마리아께 당신을 본받을 수 있는 은혜를 구해 달라고 기도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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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9 주일, (대)축일 강론 프란치스코 교황님 강론 : 성모승천 대축일 로무알도 2014.08.17
908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시복식 강론 :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file 로무알도 2014.08.17
907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프란치스코 교황님 강론 : 한국 수도 공동체들과의 만남중에서 file 로무알도 2014.08.17
906 주일, (대)축일 강론 2014-8-17-연중20주일(이사58,1-7; 로마11,13-32; 마태15,21-28) Stephanus 2014.08.16
905 주일, (대)축일 강론 8-16-항가리의 성 스테파노 기념 Stephanus 2014.08.14
904 주일, (대)축일 강론 8월 15일-성모몽소승천 대축일 Stephanus 2014.08.14
903 주일, (대)축일 강론 8-14-막시밀리안 꼴베 신부-기념 Stephanus 2014.08.13
902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8-13-19주간-수-에제9,1-7; 10,18-22; 마태18,15-20 Stephanus 2014.08.13
901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8-12-19주간-화-마태18,1-14 Stephanus 2014.08.11
900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8-11-19주간-월-마태17,22-27 Stephanus 2014.08.10
899 주일, (대)축일 강론 2014-8-10-연중19주일 Stephanus 201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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