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6주일

by 이스테파노신부 강론 posted Feb 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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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6주일(레위13,1-46; 1고린10,31-11,1; 마르1,40-45)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나병환자를 치유해주신다. 예수님은 육신질병을 치유해주시면서 정신적 질병을 치유해주시고자 하신다. 육신은 건강하고 남의 눈에 아름답게 보여도 신앙면에서 소경이요 귀머거리인 영신적 나병환자도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면 영신적 나병증세는 어떠한 것인가? 첫째로, 하느님의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는 영신적 불감증환자를 말한다. 나병의 초기증세는 감각이 없는데서 시작된다. 나환자들의 대부인 다미안 신부가 나병환자 수용소에 들어가 환자들을 돌보다가 어느날 뜨거운 물에 발을 담갔으나 감각이 없자 나병에 감염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영신적 나병증세는 하느님은혜에 대한 불감증, 마비증세에서 비롯된다. 둘째로, 나병은 살이 썩어들어가는 병이다. 영신적으로 성령의 9가지 열매에 배치되는 온갖 탐욕과 이기심 정욕의 노예가 된다면 이는 영신적인 부패를 초래한다. 셋째로, 하느님 말씀을 듣고도 전할 마음도 없고 전하지도 않는 자는 입은 있으되 입의 구실을 못하는 영신적 벙어리에 해당한다. 넷째로, 하느님의 말씀이 생명의 말씀인 줄을 아무리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자는 영신적 귀머거리가 아니겠는가? 우리 자신을 돌이켜볼 때 영신적 치유가 필요한 나병환자들이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의 주인공인 나병환자의 흉측하게 일그러진 환부에 손을 갖다 대시며 "깨끗하게 되어라."하고 말씀하시며 치유해주신다. 우리 자신의 영신적 나병, 밖으로 드러내기 수치스러울 정도로 흉측한 부끄러운 죄까지도 예수님은 손수 당신의 손을 갖다대시며 "깨끗하게 되어라." 하고 다정하게 치유해주신다. 다만 우리는 주님께 용기를 내어 "선생님은 하시고자만 하시면 저를 깨끗이 고쳐주실 수 있으십니다." 하는 고백이 필요하다. 주님은 내가 부끄러워 하기 전에 이미 내 속을 다 들여다보고 계신다.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 인간과 달리 내 죄를 절대로 비웃으시거나 죄 때문에 나를 무시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나는 의인을 구하러 오지 않고 죄인을 구하러 왔다."고 하시며 더 반가워 하신다. 우리 모두 용기를 내자. 따지고 보면 우리가 예수님을 알게 된 것도 의롭고 떳떳해서가 아니라 "죄"를 알고 고백하게 된 순간부터 주님을 알게 되었고 죄를 통해서 주님을 깨닫고 감사할 줄 알게 된 것이 아니었던가? 우리 신앙이 깊어질수록 자기 죄가 크게 보이는 법이다.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는 숨은 죄인이 되지 말고 내죄를 스스로 크게 고백하여 주님으로부터 의롭게 여김을 받는 자가 되도록 노력하자. 복음나누기 주제 오늘 주님이 고쳐주신 나병환자를 묵상하며 나에게는 영신적 나병증세(하느님은총에 대한 불감증, 감사할 줄 모르는 생활, 부패된 세속생활습관 등)가 없었는지 성찰해보고 주님의 손길을 만나 치유받은 경험담을 나눕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