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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중 제 14주일이지만 7월 5일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축일이기 때문에 가까운 주일에 신자들이 많이 교회에 모이는 것을 고려하여 주일로 이동하여 대축일 행사를 거행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어떠한 신분으로 태어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다가 어떤 모습으로 죽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신앙인에게 있어서 육신적 죽음은 영원한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 즉 영생의 시작인 것이다.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았느냐에 따라 죽음 다음의 세계가 결정되는 것이다. 순교자들은 언제 또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인가에 있어서 중요한 선택을 성공적으로 잘 한 분들이다. 그들은 더 오래 장수하며 부귀영화를 누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하느님을 배반한 삶은 이미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요 대부모를 거역하는 불효이니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함을 체득한 분들이다. 김대건 신부님, 이분은 당시 신식학문을 가장 먼저 배워온 민족의 선각자이다. 국사책에서 서양학문의 선각자로 꼽는 유길준은 김대건신부보다 50년후의 인물이다. 국왕도 김대건신부의 탁월한 지식과 인품을 아까와하여 배교시켜 나라정치에 큰 기둥으로 쓰려고 여러 차례 회유와 설득도 해보고 처형일자를 늦추어가며 안타까워하였다. 그에게는 배교 한 마디면 부귀영화와 명예와 권세가 평생 보장되는 위치에 있었다. 그 유혹이 얼마나 강했을 것인가? 또 신앙의 면에서도 한국인 첫사제로 이제 신품 받은지 1년 1개월만에 죽는 것보다는 잠시 배교했다가 더 오랜 기간 사목을 하며 신자들을 돌보는 것이 하느님께도 더 큰 일을 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인간적인 유혹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대건 신부님은 이런 유감에 넘어가지 않고 하느님의 생각은 인간의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을 밝은 명오로 깊이 통찰하고 박해도 죽음도 하느님의 안배라고 믿고 죽음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심문을 하는 관원에게 포상을 내려 더 높은 벼슬로 승진하기를 바란다는 농담까지 하며 죽음 앞에서 여유만만하셨다. 김대건신부님은 우리 한국교회사에서 중대한 의의를 지닌다. 1784년-1845년까지 60년간은 한국인 사제가 없이 선교사에 의한 교회였다. 그나마 주문모 신부님이 순교한 1801년이후 30여년간은 신부가 전혀없던 시기였다. 김대건신부님이 나시므로 비로소 방인사제에 의한 명실상부한 독자적인 교회로 활기를 띄기 시작하였다. 이후 최양업 강도영 강성삼 정규하 등 방인사제들이 나오기 사작하였다. 이 점에서 김대건 신부님은 한국사제들의 주보이시다. 속담에 "형만한 아우 없다"고 했듯이 한국 사제들 중 맏형의 역할을 모범적으로 잘 하신 까닭에 아우들도 용감하게 형을 닮으려고 노력하고 아직까지도 사제가 되려는 지원자가 많다. 그러면 이렇게 훌륭한 김대건 신부님이 나기까지 그 배경은 어떠하였을까? 그것은 김대건 신부님의 독자적인 힘이었나? 이미 하느님은 그 집안을 은총으로 돌보셨고 밑걸음을 주셨으니 그 집안에는 이미 4명의 순교자가 계셨다. 면천군수를 지내셨던 증조부 김진후 할아버지는 76세에 해미감옥에서 옥사하시고, 종조부 김종한(김한현)은 대구 관덕정에서 순교하시고, 당고모 데레서도 김종한의 딸로서 순교하였고, 김대건 신부님의 아버지 김제준 이냐시오는 1839년 기해교난때 순교하셨다. 특히 모친 고 우술라는 비록 순교자는 아니더라도 그의 삶은 곧 매순간 순교의 삶이었다. 아들을 신부 만들기 위해 눈물겨운 희생을 바친 우술라의 삶이야말로 오늘날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귀감이 된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도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슬피 울었다면 우리 민족의 수선탁덕 김대건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피의 희생과 어머니 우술라의 눈물겨운 희생이 필요했다. 공들이지 않고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 차제에 현대에 날로 늘어가는 비행청소년들을 지켜보면서 그 원인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현대 청소년들의 비행을 그들 자신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희생과 기도의 공을 소홀히 한 부모의 책임과 노력과 희생 없이 한탕주의나 사행심리를 부추기는 사회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말하자면 희생과 기도보다 돈과 명예를 더 소중하다고 가르친 부모와 사회가 공범인 것이다. 또한 부모의 이기주의적 사고에서 자녀를 태중에서 살육하는 세상이니 세상에 나온 자녀의 눈에는 자기 형제를 살육한 부모가 살인자로 밖에 안보일 것이며 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클 것인가? 그런데 과거 김대건 신부님의 어머니 우술라는 지체 높은 집안의 며느리로서 잠시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천주를 알게 되어 가산도 버리고 골배마실로 숨어들어와 남편마저 잃고 아들은 이역만리 마카오로 신품공부를 하러 유학 보내놓고 먹을 것이 없어 문전걸식하며 엄동설한 추위에 떨며 주린 배를 움켜쥐고 일구월심으로 천주께 아들 하나 훌륭한 신부되게 해줍소사 하는 기도로 일관하였고 아들 신부탄생 후에는 기쁨도 잠시뿐 신부된지 1년만인 1946년 9월 16일에 아들신부의 순교소식을 듣고 그 황망함이 얼마나 컸으랴마는 아들 무덤을 부여안고 육정의 눈물을 흘리기 보다는 짧은 생애나마 배교치 않고 용맹히 주님을 증거하다가 순교한 아들과 이를 돌보신 천주께 감사하는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아버지와 선조들은 순교의 피로써, 어머니는 눈물과 기도와 희생으로써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의 신앙과 성덕의 밑거름이 되어 주셨다. 그 결실이 우리의 자랑스런 성인 수선탁덕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인 것이다. 교황님의 말씀처럼 가정은 사회의 세포요 작은 교회이다. 김대건 신부님의 선조들과 부모님을 본받아 순교의 땀과 기도와 희생의 밑거름으로 각가정에서 제2의 김대건성소를 키워나가자. 김대건신부님의 간절한 소망이 민족복음화이셨듯이 우리 가정에서 탄생하게 될 제2의 김대건성소는 민족통일과 복음화의 역군이 될 성직자 수도자들인 것이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유택이 모셔진 미리내성지를 배경으로 살고 있는 우리 수도자들에게는 성인의 특별한 은혜가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환경을 주신 하느님과 성모님께 감사하고 성인께 우리에게도 성인을 닮아 순교정신으로 용맹정진할 수 있는 신앙의 은총을 주십사 전달기도를 청하자. 반모임주제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신앙 때문에 형제들간에 불목하는 일도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가정에서 혹시 신앙 때문에 형제들간에 불목한 경우가 있었다면 함께 나누고, 그 결과가 어떠하였는지 나누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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