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6.02.19 08:13

2016-2-20-사순1주 토(마태5,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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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1주 토(마태5,43-48)

 

 

마태오복음 5장은 옛 율법규정을 예수님이 새롭게 해석하시는 권위 있는 말씀이 선포된다. 어떤 예언자나 영적 지도자도 감히 율법규정을 이렇게 새롭게 해석할 수 있단 말인가? 예수님의 신적 권위를 여기서 느낄 수 있다.“‘네 이웃을 사랑해야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명령의 말씀은 상대방을 위한 말씀이라기보다 먼저 우리 자신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 할 것이다. 원수가 남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움은 어둠의 세력이 주는 충동이기 때문이다. 미움은 가는 곳마다 건전한 생각의 아름다움을 더럽힌다.

마음속으로 남을 미워한다고 해도 남을 전혀 해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내 마음은 미움으로 해를 입고 있다. 미움의 독이 이미 내 마음에 퍼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만일 상대방에게 자비를 베푼다면 상대방보다 먼저 내 마음에서 미움의 독소를 해독시키고 자신을 살리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교를 사랑의 종교라고 지칭하는 것은 오늘 복음처럼 원수사랑의 최고정상까지 우리를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첫 단계는 악의로 접근하는 상대방에게 악으로 갚지 않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복수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단계에서 악한 자를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셋째 단계는 그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즉 적극적으로 선을 베푸는 것이다. 넷째 단계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이 단계야말로 완덕의 정상이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의인에게나 악인에게나 차별 없이 골고루 비를 내려주시고 해를 비춰주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자 되어라.”(레위19,2)고 말씀하신다.

이점에서 그리스도교야말로 완덕의 정상을 지향하는 최상의 종교라 할 것이다. 유교에서는 “원수관계를 맺지 마라. 좁은 길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려우니라”(讎怨莫結 路逢狹處 難回避)하였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행하지 마라”(己所不欲勿施於人)라는 정도이다. 즉 원수를 피하는 정도에서 끝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윤리는 원수도 사랑하고 박해자들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기도해주는 정도로 최선을 다할 것을 요청한다.

미국의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1960년대 미국 흑백 인종차별을 반대하여 연설을 하기 시작하자, 백인들이 그의 집을 습격하고 폭발물을 매설하고 가족들을 연행하여 고문을 가하고 하자, 하루는 킹목사가 성경의 오늘 복음을 읽으며 십자가 앞에서 주님께 항의하였다. “주님 원수를 사랑하라고요? 내 집에 폭발물을 매설하고 내 가족을 고문하는 저들을 용서하라고요?” 하며 일주일간 엎디어 부르짖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 비몽사몽간에 떠오른 생각이 ‘용서는 가해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순간 용기가 났다. 일어나 연설장에서 백인들을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나는 여러분을 무조건 용서합니다. 그래도 여러분은 여전히 우리가족을 괴롭힐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을 용서합니다.”흑인들은 루터킹 목사가 백인들에게 매수당했다고 오해하고 반발하였다. 그러나 킹 목사는 흑인들을 설득하였다.

“복수의 연쇄고리는 끝이 없을 것이고 또 다른 복수를 불러일으켜 악순환은 계속되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용서합시다. 그러면 저들도 우리를 받아들일 것입니다.”

끊임없이 설득하며, “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I have a dream.) 인종차별 없는 그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하고 힘차게 웅변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청중들 중에는 백인들의 숫자가 늘어갔고, 마지막 연설장인 워싱턴 광장에는 백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백인들이 절반의 숫자에 달하였다. 그날 흉탄에 쓰러졌지만, 오늘날 흑인 킹목사를 백인들이 더 존경하고 큰 도시의 주요 도로명이 “마르틴 루터 킹 도로”라고 부르는 도로가 많다.

용서는 무기력해보여도 상대방을 설득하는 강력한 힘이 되었고, 오늘날 흑백차별은 사라졌고 루터킹 사후 50년 만에 흑인대통령이 나오기까지 이르렀다.

십자가의 무기력한 예수님의 용서가 인류의 구세주로 만들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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