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6.02.28 21:49

2016-2-29-사순3주 월(2열왕5,1-15; 루카 4,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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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3주 월(2열왕5,1-15; 루카 4,24-30)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고향 나자렛 회당에서 당신에 대한 편견으로 배척당하는 입장이 되어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하느님께서 큰 기근 중에 이스라엘 사람들 중에는 아무에게도 엘리야를 파견하지 않으시고 오직 시돈지방 사렙다 과부에게만 엘리야를 파견하시어 기적을 행하시고, 엘리사시대에 이스라엘에 나병환자가 많았지만, 아람군대의 나아만 장군의 나병만을 고쳐준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이스라엘 사람들의 완고한 마음을 질책하신다.

1독서의 나아만 장군의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적국인 아람의 장군인 나아만 장군이 나병에 걸려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그를 아끼는 아람 임금이 그를 이스라엘의 엘리사 예언자에게 보내 고쳐달라고 청하자 엘리사는 그의 심부름꾼을 시켜 요르단 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라고 명령한다. 나아만은 패전국 예언자가 승전국 장군을 홀대한다싶어 불쾌하게 생각하고 자존심이 상해서 성을 내며 돌아서자, 그의 부하가 그를 막아서며, “아버님, 만일 이 예언자가 어려운 일을 시켰더라면 하지 않으셨겠습니까? 그런데 그는 단지 아버님께 몸을 씻기만 하면 깨끗이 낫는다고 하지 않습니까?”(얼마나 쉽습니까? 자존심만 버리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라는 말을 하자, 나아만은 그럴 듯하여 요르단강에 가서 시키는 대로 하기 시작한다.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옷을 벗고 문둥병 부스럼을 보이려니 창피하기 짝이 없다. 장군으로서 임금의 총애를 받던 그가 장군 권위를 상징하는 계급장과 번쩍이는 훈장이 달린 옷을 벗고 초라하고 수치스러운 부스럼을 부하들 앞에 드러내자니 자존심을 다 내려놓아야 했다. 더구나 요르단 강에 한번이 아니라 7번이나 들어가야 한다. 한번, 두 번 들어갔다 나와도 전혀 변화가 없다. 부스럼 하나라도 사그라지는 모습이 보이면 위안을 삼고 용기를 내겠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고 심지어 6번 들어갔다 나와도 전혀 차도가 없다. 나아만은 갈등이 심했으리라. 엘리사에게 속았다 싶고 부하들 앞에서 온갖 창피는 다 당하고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이미 장군의 체면은 땅바닥에 떨어질 대로 다 떨어졌다. 집어치우자니 6번 수고한 것이 아깝고, 풀이 죽어 낙심하고 있을 때 부하들은 옆에서 숨죽이고, “아버님, 한번만 더... 힘내세요. 기왕에 자존심 버리기로 하고 시작한 일 아닙니까? 개도 안 먹는 그 알량한 자존심 마저 내버리세요.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다니까요!” 말은 못하고 숨죽이고 응원하는 부하들의 모습이 선하다.

나아만은 헛기침 한번 하고, “이미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자존심, 장군의 권위가 다 무슨 소용이냐, 나병환자인 채로는 어차피 전역할 수 밖에 없는 몸, 이판사판이니 한번 남은 목욕 속는 샘치고 한번 더 들어가자!”하고 7번째 들어갔더니, 어린아이 살처럼 새살이 돋아 깨끗해졌다.

나아만은 엘리사에게 돌아가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이 계시지 않다는 것을하고 신앙고백을 한다.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를 통해 나아만 장군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꼭 요르단 강에 7번 들어가야 기적이 일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의 교만과 권위의식을 꺾고 겸손한 자세로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심어주기 위한 하느님의 훈련방법인 것이다.

이제 나 자신으로 돌아와 성찰하게 된다. 하느님이 나와 함께 일하시기에 버거운 나의 교만과 허영심이나 겉치레, 남의 칭찬 듣기 좋아하고, 쉽게 분노하며 남에 대한 비판을 즐겨하고, 남보다 낫다는 우월감, 명예욕 등, 온갖 하느님이 역겨워하는 문둥병같은 요소들로 도배한 옷을 입고, 마치 나아만의 장군복에 덕지덕지 치장한 훈장처럼 달고 있는 옷을 벗어야만 주님의 작은 영혼이 될 수 있사오니, 주님, 이 불쌍하고 가련한 저로 하여금 요르단 강에 들어가 저 온갖 역겨운 수치스러운 나병 상처를 드러내고 7번 거듭 몸을 씻게 하여 어린아이의 새살이 돋게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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