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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해 사순 3주일(출애 3,1-15; 1고린 10, 1-12; 루가 13,1-9)

 

 

오늘 복음 이전에 그리스도께서는 군중들에게 시대의 징표를 알아야 한다고 역설하셨다. 하느님의 현존의 표징을 인식한 자가 취할 태도는 하느님께로 돌아서는 것 곧 회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오늘 전례의 주제이다.

오늘 복음은 두 대목으로 나뉜다. 첫째 대목에서는 두가지 역사적 사실을 실마리로 하여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갈릴래아 사람들이 빠스카 축제 때에 희생제물을 봉헌하고 있었을 때 빌라도가 그들 중 일부를 학살한 사실과, 예루살렘남부에서 실로암탑이 갑자기 무너졌을 때 그들 중 18명이 희생당한 사실이다. 그들이 모두 갈릴래아 사람 보다 죄가 많아서 그런 변을 당한 것이 아니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고 경고하신다.

망한다는 것은 육적인 죽음보다 영적인 파멸을 의미한다. 여기서 회개는 구원을 위한 필수적 요건이요, 회개하지 않으면 곧 멸망한다는 변증법적 괸계를 설정하신다. 회개는 피상적인 신앙태도 즉, 형식적이고 가식적인 신앙태도를 버리는 것이요, 특히 자기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둘째 대목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 나무의 비유다. 이 비유를 통해 그리스도께서는 회개하라고 요청하는 메시아의 요구를 거절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운명을 상징적으로 암시한다. 3년을 기다리며 하느님의 자비를 보인다. 포도원 주인의 3년 기다림은 예수님의 공생활 기간을 암시하고 있다. 포도원지기가 1년만 더 기다려 달라고 간절히 요청하는데 대해 포도원 주인은 아량있는 기다림을 통해 크나큰 자비를 보인다. 하느님의 이 기다림은 그 분의 자비의 표징이면서도 다른 한 편 심판의 표징이기도 하다. 즉 그 분의 인내로운 기다림을 저버리는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분명 더 무거운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이처럼 회개에로의 초대는 항상 종말(eschaton)의 표지가 된다. 그러나 우리 각자에게 있어서 지나가는 매순간 순간은 항상 마지막 순간이며 또한 우리의 영원한 운명에 대해 책임을 지는 순간들이다.

2독서에서는 바오로 사도가 출애굽의 어떤 사건들, 홍해를 건넘, 만나, 바위에서 나온 물 등등을 예표로 들면서 자기 시대의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적용시킨다. 이스라엘백성은 무수한 하느님의 구원적 개입을 너무나 확신한 나머지 그만하면 약속의 땅을 보장 받았다는 착각 속에 빠져서 주님을 버리고 방심해져 우상숭배나 음행을 일삼았다. 이와 똑 같은 일이 고린토인들에게도 일어나고 있다고 질책하며“자기 발로 서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오늘의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베푸신 성사 즉 홍해를 건넘에 의해 상징되는 세례, 만나에 의해 상징되는 성체성사 등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구원의 선물에만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우리 내적태도에 회개를 거부하거나 게을리한다면 우리에게도 같은 비극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상황은 더 긴박하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를 통해 종말이 눈 앞에 다가 왔기에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 폭발적인 능력으로 가득찬 구원의 마지막 국면에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 보다 충만한 구원을 우리에게 가져오신 것이 사실이라면 그 분과 더불어 보다 큰 책임성과 위험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께로 돌아섬과 그 분의 복음적 요구에 따르기를 늦출 수 없다.

1독서의 출애굽기는 광야에서 맞게되는 위험에 놀라서 종살이하던 땅을 떠나온 것을 애석하게 생각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끝없는 반항과 불평을 이야기 한다. “에집트에는 묻힐 데가 없어서 우리를 광야로 끌어내어 여기서 죽이려는 것이냐?... 우리가 이럴 줄 알고 에집트에서 에집트인들을 섬기게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하지 않았더냐? 에집트인들을 섬기는 편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불평한다. “그들의 불평은 하느님의 구원 즉 에집트의 노예살이에서 이끌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복지로 인도하시려는 하느님의 구원을 얻어입을 자격이 없으므로 그들은 죽어서 그 시체가 여기 저기 흩어지게 되었습니다.”라고 바오로 사도는 경종을 울린다. 자유로운 존재가 되는 것은 쉬운 일도 안이한 일도 아니다. 구원과 멸망의 길을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구원에 이르는 문은 좁은 문이요, 멸망으로 이르는 문은 넓고 평탄하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그 결과는 준엄하다.

구원에 이르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쇄신과 회개 그리고 “본성을 십자가에 못박는 自己否定”이 요청된다.

오늘도 그리스도께서는 1년의 유예기간을 허락하시고 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열리기를 기대하셨다. 우리에게 허용된 이 유예기간은 “하느님께는 하루가 천년같고 천년이 하루같은” 하느님의 계산법에 의해 그 날 그 시간은 아버지만이 아시고 다른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종말은 이미 왔다는 사실이다. 다만 그날과 그 시간은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태로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 뿐이다. 하느님의 구원의지는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애가 타고 있다. 루가복음 15장의 탕자의 비유에서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처럼 또한 오늘 복음의 주인이 1년이라는 유예기간을 허락하고 기다려주는 것과 같은 마음인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종말이 이미 왔으면서도 완성의 시기를 늦추시는 이유이다. 이러한 하느님의 마음은 예수성심과 성모성심의 불타 내치시는 마음불꽃으로 표현되고 있다.

사순시기에 우리는 이러한 하느님의 우리에게 대한 뜨거운 사랑을 체득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수난에 함께 참여하여 기도와 자선과 단식으로 엄재수난하시는 주님을 위로해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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