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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와 복음은 놀랍고도 풍부한 신학적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베드로 사도가 2독서에서 그리스도는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을 받은 귀한 돌"(1베드2,4.7)이라고 한 것은 그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분을 배척하였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희생적 봉사를 기꺼이 받아들이시고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시키시어 영광스러이 들어 높여주셨다. 복음의 내용도 그리스도의 최후만찬과 주님의 수난 사이에 삽입된 소위 고별사의 일부이다. 그리스도는 성부께 올라가셨다가 제자들을 데리러 다시 돌아오시겠다고 약속하시어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하신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라고 말씀하신다. 이같이 권위있는 선포는 일찍이 어떤 예언자에게서도 어떤 성현에게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역사상 바른 인생길을 제시한 선각자는 있었으나, 자신이 길 자체라고 선포한 분은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도 없다. 또한 진리를 깨우치고 가르친 선생은 있었으나 자신이 진리 자체라고 선언한 분은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도 없다.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방법을 제시한 예언자는 있었으나 자신이 생명 자체라고 선포한 분은 그리스도뿐이다. 그리스도 아닌 다른 곳에서 길을 찾아 헤매던 토마스에게 그리스도는 자신이 바로 아버지께 이르는 바른 길, 유일한 길임을 제시하신다. 왜냐하면 그분 자신이 아버지와 같은 분이시기 때문이며 그 길의 성격은 십자가의 길이다. 그리스도와 하느님이 같은 분이심을 입증해주는 뚜렷한 징표들이 있다. 그분의 말씀과 더 나아가 그분께서 하시는 일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보는데는 육신의 눈만으로는 부족하다. 즉 믿음의 눈이 필요하다. 제2독서에서 돌이라는 또 다른 상징적 개념으로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사람들에 의해 내버려졌지만 하느님께서는 모퉁이의 머릿돌로 삼으셨다. 그리스도신자들은 바로 이 모퉁이의 머릿돌 위에다 매순간 순간마다 자신들을 쌓아나감으로써 교회라는 거대한 신령한 집을 완성시켜나가야 한다. 세례를 받은 모든 이는 하느님께서 받으실만한 신령한 제사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리는 사제직을 부여받고 있다. 그리스도신자들은 세례받은 개개인으로서는 위대한 품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품위를 유지하려면 탁월한 정신력으로 신령한 제사를 바쳐드려야 한다. 매일 아침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하루를 무상으로 선물받고 있다. 그 하루는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미리 준비하신 하루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선물받은 하루를 걸작품이 되도록 멋지게 살라고 요구하신다. 우리는 이날 하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살아야 한다. 이 하루는 내 일생일대에 단 한번 오는 날이며 반복될 수 없는 처음이자 마지막기회이다. 오늘 하루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다 그렇다. 그러니 어찌 소홀히 사간을 낭비하고 방심할 수 있으랴?. 또한 제1독서에서 일곱 부제들을 뽑아 공동체에 봉사하도록 한 것도 우리는 모두 교회공동체에 봉사자로 불림 받았고 이웃에 대한 봉사가 왕다운 사제직의 수행이요 장차 심판의 기준이 됨을 상기할 때 오늘 하루의 시간은 더 없이 소중한 것이다. 주자는 "소년이로학난성일촌광음불가경"(少年易老學難成一寸光陰不可輕)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도 "옛교부들은 기도와 희생과 봉사에 촌음을 아꼈거늘 나는 어찌 이렇게 게으름에 젖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가?" 하고 반성해야할 것이다. 우리 신자들 앞에는 두 가지 길이 가로놓여 있다. 하나는 영적인 하늘나라로 이르는 길이요, 또 하나는 육적인 황금의 나라로 통하는 길이다. 우리는 예수님이 따르라고 가르치신 길을 선망하면서도 마음은 어느덧 황금의 나라를 향하고 있기가 쉽다. 왜냐하면 하늘나라는 당장 눈에 안 보이지만 세상의 길은 더 매력적이고 우선 눈에 보이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예수님은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16,24)고 말씀하시기 때문에 하늘나라에 이르는 길은 십자가의 길이요 자아포기의 길이며 험준한 산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길을 좁은 길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두 가지 길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한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성아우구스티노는 "오 주님, 저는 세속의 친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되면 당신의 원수가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피조물을 단지 당신께 올라기기 위한 사다리로 삼으려고 합니다. 당신께 올라가기 위해 당신보다 피조물을 더 사랑한다면 마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가 사다리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멈춰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목적지인 주님께 다다르기 위해서는 사다리에 미련을 두지 말고 계속 올라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땅을 밟고 사는 우리는 피조물로 이루어진 이 세상을 무시할 수도 가볍게 여길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지는 피조물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뿐이다. 이것이 진리 중에서 가장 완전한 진리인 것이요 이 진리에 도달하는 참된 길이 곧 예수 그리스도이신 것이다. 그러므로 목적지인 주님께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를 오르는 우리는 사다리의 좌우편 풍경이 눈길을 끌어도 돌아보지 말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우리의 천국행진에 용맹정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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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6-23-연중12주간-월-열하17,5-18; 마태7,1-5 Stephanus 201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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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6-20-11주-금-열왕하-11,1-20; 마태6,19-23 Stephanus 201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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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6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6-18-연중11주간-수-마태6,1-18 Stephanus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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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3 주일, (대)축일 강론 2014-6-15-삼위일체 대축일(출애34,4-9; 2고린13,11-13; 요한3,16-18) Stephanus 201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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