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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은혜로운 사순시기 중반기를 지내고 있으며 파스카 축제를 향해 정진하고 있다. 사순 제4주일의 복음에서는 예수님을 만난 태생 소경이 눈을 뜨게 되는 요한복음의 내용이 소개되는데 생동감이 넘치는 극적인 내용이다. 오늘 복음의 이 기적사건을 두고 정반대의 두 가지 태도가 나타난다. 하나는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눈을 떠 어둠에서 빛에로 나아가는 태생소경의 태도요, 다른 하나는 사실의 진실성이 거듭 입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명한 사실을 부정하려고 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태도이다. 그 결과 보기를 간절히 바랐던 소경은 눈을 뜨게 되고, 하느님과 그분의 법을 온전히 안다고 자처하던 자칭 예언자들인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영신적 장님이 되고 만다. 복음서에서는 태생소경이 눈을 뜨게 된 사건을 통해 거칠고 불합리하고 모순 투성이처럼 보이는 신앙의 신비에 대해 교훈하고자 한다. 단순히 예수께서 침을 뱉아 갠 흙을 그 소경의 눈에 바르시고 실로암 연못에 가서 씻으라 하시는 예수님의 태도는 위생학적으로 멀쩡한 눈도 오히려 멀 위험이 있는 비위생적인 행위가 아닌가? 신앙은 때로는 이성으로 납득할 수 없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이성을 초월하는 것이다. 태생소경은 모든 사람들과 대립되는 입장에 있다. 그의 상태를 잘 알고 있던 부모까지도 유다인들 앞에서 자신들에게 닥칠 위험을 두려워하여 모든 책임을 아들에게 돌린다. "다 자란 사람이니 그에게 물어보십시오. 제일은 제가 대답하겠지요." 또한 예수님을 반대하는 유다인들은 그 소경에게 명백했던 사실을 부인하도록 하기 위하여 온갖 협잡을 자행한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그는 안식일을 위반한 죄인이요, 죄인이 어떻게 하느님의 기적을 보일 수 있겠소?"하고 반 협박조로 다그친다. 그러나 소경의 입을 통해 그리스도의 신원은 명백해진다. "분명히 내 눈을 뜨게 하여 주셨는데 그분이 어디서 오셨는지도 모른다니 이상한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죄인의 청은 안 들어 주시지만 하느님을 공경하고 그 뜻을 실행하는 사람의 청은 들어 주신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분이 만일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이 아니라면 이런 일은 도저히 하실 수가 없을 것입니다." 태생소경은 예수님을 처음에는 단순히 "예수라는 분", "예언자",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이라고 하였는데, 마지막에 가서 그분을 혼자 만날 때는 "주님"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이제 육안만이 아니라 영안도 완전히 뜨게 되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유다인들은 실상 태생 소경이 보고 있는 분을 정작 보지 못하는 눈 뜬 장님인 것이다. 안식일에 소경의 눈을 뜨게 하여 주신 그리스도의 행위가 부당하다는 말인가? 아니 오히려 인간에 대해 하느님께서 당신 자비를 더 크게 드러내신 날이 안식일이 아닌가? 참으로 눈이 먼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통해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보지 못하고 그를 죄인으로 몰아 배척하고 있는 유다인들이다. 그들은 보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이 영신적으로 눈이 먼 것은 순전히 그들 탓이다. 인간의 구원과 파멸은 오직 그리스도를 우리의 생명의 빛으로 받아들이는가 아닌가에 달려있다. 제2독서에서 빛과 어두움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사도는 우리에게, "빛의 자녀답게 살며 모든 어둠의 행위를 어디서든 피하라"고 권고한다. 우리 크리스찬은 책임이 무겁다. 각자 자신들의 행위를 통해 빛의 증거자가 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며, 더나아가 이 세상의 모든 악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고발하는 예언적 소리가 되어야 한다. 또 그리스도교 신자는 빛의 선포자요 증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에 부닥친다하더라도 이와 투쟁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사도는 "잠에서 깨어나라. 죽음에서 일어나라. 그리스도께서 너에게 비추어 주시리라는 말씀이 이 뜻입니다."고 덧붙인다. 이 말씀의 뜻은, 그리스도교신자요 그리스도의 제자인 우리는 그분의 모범을 따라 세례를 통하여 죽음에서 생명에로 그리고 어둠에서 빛으로 넘어가는 체험을 해야 하며 그 체험은 단 한 번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심으로서 다시는 죽지 않으시는 그리스도의 경우처럼 우리 자신의 존재 전체를 통하여 입증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히브리서에도 세례를 빛으로 제시하고 있다. 알렉산드리아의 글레멘스는, "세례를 받은 우리들은 빛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고, 완전한 선물을 받아 불사불멸의 은총을 입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령을 가로 막았던 어둠의 원천인 죄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게 분명하게 밝게 볼 수 있는 정신의 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고 하였다. 실로암이라는 연못 이름도 파견된 자라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성부께로부터 파견된 메시아이신 그리스도의 신원을 밝혀주는 이름이다. 소경을 낫게 한 것은 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이시다! 세례는 하나의 커다란 빛이다. 그러나 그 빛은 우리 자신만을 위한 빛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나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자. 왜냐하면 1독서에 하느님은 막내둥이 다윗을 성별 하시면서, "사람들은 겉모양을 보지만 나 야훼는 속마음을 들여다 본다"(1사무16,7)고 하셨다. 하느님은 미소한 자 안에서 당신 영광을 드러내시니, 자신의 왜소함이 오히려 하느님 앞에 점수 따는 비결임을 깨달아 점점 작아지는 비법을 옛 성인성녀들 안에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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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 주일, (대)축일 강론 2014-6-8-성령강림대축일(사도2,1-11; 1고린12,3-13; 요한20,19-23) Stephanus 201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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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6-5-부활7주간-목(사도22,30-23,11; 요한17,20-26) Stephanus 2014.06.05
832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6-4-부활7주간-수(사도20,28-38; 요한17,20-26) Stephanus 2014.06.03
831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6-3-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 기념 Stephanus 201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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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 주일, (대)축일 강론 부활7주일(예수승천 대축일: 사도1,1-11; 에페1,17-23; 마태28,16-20) Stephanus 201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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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30-부활6주간-금(요한16,20-23) Stephanus 201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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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28-부활6주간-수(요한16,12-15) Stephanus 201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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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26-부활6주간-월(요한15,26-16,4) Stephanus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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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24-부활 5주간 토-사도16,1-10; 요한15,18-21 Stephanus 201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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