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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고 소개된다. 여기서 광야는 성서상으로 중대사를 앞두고 하느님과 만나는 만남의 장소인 것이다. 모세와 엘리야가 그러했고 오늘 예수님이 또한 아버지께서 주신 소명을 다하기 위해 마지막 준비를 정비하는 장소인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 비둘기 모양으로 그분 머리 위에 내려오셨던 성령이 오늘은 그분을 광야로 인도하시어 유혹을 받게 하신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로 여기서의 유혹은 우리 신앙의 성숙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장차 당하게 될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예방주사와 같은 것이다. 둘째로 그 유혹은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성부의 선포에 뒤이어 나오기 때문에 메시아적 형태의 유혹인 것이다. 사탄은 두 번씩이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이라고 전제한다. 그 당시 유다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는 정치적 메시아요, 이스라엘의 현세적 해방을 위해 무력으로 로마 압제에 대항할 수 있는 현세적 메시아관이 팽배해 있었다. 그런데 그리스도는 그와 반대로 이미 이사야 예언자의 예언 고난받는 야훼의 종에서 나타난 메시아관을 누누이 예고하시고 오늘 그 첫 모습을 광야에서 보여주시며 허황된 정치적 메시아관의 거품을 빼고자 하신다. 우선 수제자 베드로의 메시아관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당신 죽음을 예고하셨을 때, "주님, 안됩니다. 결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하고 펄쩍 뛰며 말렸다. 그가 기대했던 메시아는 무력하게 죽는 그런 메시아가 아니라 힘센 정치적 메시아였다. 그러자 예수님은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장애물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는구나"하고 엄중하게 책망하셨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오늘 복음의 광야에서의 사탄의 유혹의 장면을 연상시켜준다. 베드로를 사탄이라 부르신 이유는 그리스도를 십자가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려하기 때문이다. 광야에서 그리스도를 시험하는 마귀도 마찬가지로, 예수님께 즉각적인 성공, 권력, 명예를 가져다주는 안이한 메시아니즘을 제시하면서 성부께 대한 순명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려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위에서까지 안이한 메시아니즘의 길에로의 유혹을 받으셨다. "남은 살리면서 자기는 못 살리는구나!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오. 그러면 우리가 믿겠소!"(마태27,42) 하고 유혹한다. 전능을 지니신 그리스도께는 이 또한 굉장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그리스도는 바오로 사도의 말대로, "우리의 사제는 연약한 우리의 사정을 몰라주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와 마찬가지로 모든 일에 유혹을 받으신 분입니다.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셨습니다"(히브4,15) 사탄은 세 번 그리스도께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첫째로 빵의 유혹이다. 이는 단순하고 기본적인 인간의 식욕충족을 위한 유혹이다. 둘째로 명예욕으로 유혹한다. 셋쩨로 우상숭배를 종용하며 권력욕과 영웅심리를 자극한다. "당신이 내 앞에 절을 하면 이 모든 것을 다 주겠소!" 마귀의 유혹도 점층적으로 심화시켜간다. 그리스도께서 그때마다 물리친 무기는 다름 아닌 하느님의 말씀의 무기이다. 하느님의 말씀은 그의 발아래 등불이 되고 또한 그가 하는 모든 결정에 있어서 힘과 영양분이 된다. "성서에 ... 라고 기록되어 있다" 라는 예수님의 강한 표현은 그의 결정이 이미 정해져 있는 하느님의 계획에서 한 점도 어긋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해주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40일 동안의 극한적인 투쟁을 통해 보여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신뢰는 광야에서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수 없는 배반과 불충실의 태도와 대조를 이룬다. 1독서의 창조설화와 원조들의 타락에 관한 내용은 그리스도의 태도와 또한 대조를 이룬다. 사탄은 여기서도 인간의 허영심을 부추기면서 동시에 자비로운 하느님을 욕심 많은 이기주의자처럼 매도하고 속인다. "하느님이 너희더러 이 동산에 있는 열매는 따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그것이 정말이냐?"하면서 허영심과 호기심이 더 많은 여자에게 그럴사한 미끼를 던졌다. "절대로 죽지 않는다. 그 나무 열매를 따먹기만 하면 너희의 눈이 밝아져 하느님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이 아시고 그렇게 말하신 것이다"라고 기만한다. 사탄의 말을 들으면 하느님이 가혹한 것같이 들린다. 그러나 사실은 하느님께서 동산에 있는 모든 과일을 다 허락하시되 한 가지 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과만은 따먹지 말라고 하신 것이다. 누구도 하느님의 이 처사를 가혹하다고 불평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원조 아담과 하와는 사탄의 기만적인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말았다. 그들의 태도는 그리스도의 태도와는 아주 전적으로 반대되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는데"(필립2,6-8) 반하여 원조 아담과 하와는 비천한 인간이면서도 배신과 불순명으로 "하느님과 같이 되려는" 허영심에 젖어 있었다. 그들의 불순명의 결과로 그들 자신의 멸망은 물론 우리 모두의 멸망을 초래하였다. 제2독서에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와 원조의 극적인 대립이 강하게 표현되고 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죄를 지어 모든 사람이 무죄판결을 받고 길이 살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불순명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이 된 것과는 달리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라고 설명한다. 요컨대 우리는 이 사순절이라는 광야에서 죽기까지 하느님의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명하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다시 회복하여주신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의 길을 성서를 통해 부지런히 애써 찾아 나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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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6-19-연중11주간-목-마태6,7-15 Stephanus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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