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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내는 주님의 세례축일은 삼왕내조(三王來朝)와 가나의 혼인잔치와 함께 주님의 공현(Epifania) 중의 하나이다. 그리스도의 세례는 그리스도가 하느님으로서 세상 안에 자신을 드러내심에 있어서 결정적인 시점이 된다. 성탄은 당시 권력자들이나 예루살렘의 종교지도자들의 관심 밖에서 일어난 조용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30년간의 나자렛의 예수님의 삶은 침묵과 은둔의 생활이요 타인들과 섞여 사는 보통사람으로 사셨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그렇게 길들이셨던 것이다. 세례전의 예수님의 생애는 우리와 똑같은 생활이셨다. 그런데 주님의 세례사건은 이러한 예수님의 평범한 생활국면을 종결짓는 사건이 된 것이다. 예수님은 정화가 필요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생활하시고, 더 나아가 죄인의 영역에 자신을 포함시켜 오늘 죄를 씻는 세례예식을 받으신다.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오신 그리스도는 자비를 베풀어주시러 오셨다. 주님의 세례의 의미는 첫째로, 세례를 받아야할 인간들에게 좋은 모범을 보여주시기 위함이었고, 둘째로 우리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과 세례자 요한이 함께 당신을 증명함으로써 당신의 신원을 드러내기 위함이요, 셋째로 세례자 요한의 세례를 인정하기 위함이다. 이로써 예수님의 세례는 예수님의 생애에 결정적인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는 계기를 만든다. 즉 이제부터 그리스도의 공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실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는 분이시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이스라엘의 법을 지키셨듯이 스스로 낮추시어 세례를 받으시고 강물 속으로 잠기신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죄를 대신 씻으신다. 감사송에 있듯이 "예수께서는 흐르는 물을 거룩하게 하시고자 물 속에 잠기셨다." 이것을 보시는 성부께서는 아주 기뻐하신다.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고 선언하신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세례는 성령의 작용과 깊은 관련을 맺는다. 세례자 요한은, "나는 물로써 세례를 베풀지만 그분은 성령의 세례를 베풀 것이다."고 하였다. 성령의 강림은 구원의 길이요, 성령이 모든 기원으로서 물위에 나타나므로 새로운 창조가 시작됨을 가리킨다. 성령은 이미 성탄을 통해 나자렛의 예수 안에 와 계셨다. 즉 성령께서는 마리아 위에 내려오셨던 것이다. 성령으로 그리스도를 잉태하심으로 성령은 그리스도와 함께 계셨다. 그러나 이때는 침묵 중에 드러나지 않게 계셨다. 그러나 지금은 성령의 임재가 세상에 공개적으로 행해졌다. 즉 만인이 보는 가운데 비둘기 형상으로 내려오셨다. 예수님의 예언적 메시아적 도유가 세상에 공개적으로 행해졌다. 그리스도의 세례성사의 중요성은 아버지의 장엄한 선포와 연결된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야훼의 종이(이사40,2) 이제 사랑 받는 아들로 선언되고 있다. 바오로 사도는 필립2,9에서, "이로써 하느님은 그분을 높이시고 모든 다른 이름 위에 빼어난 이름을 주셨다"고 선언한다. 이는 주님의 공현의 절정이다. 한낱 별의 인도가 아니라 나자렛 예수가 누구인가에 대해 하느님 아버지께서 직접 육성으로 아버지의 사랑 받는 아들로 밝혀주셨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반영으로 예수님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며 이 선언을 시인한다. 우리의 신앙은 예수님의 이러한 신원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다. 그분은 우리를 하느님의 양자로 만드셨다. 왜냐하면 그분은 하느님의 친아들로 우리의 형제가 되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이러한 계시의 결론은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이다. 오늘 복음을 통해 말씀하시는 예수님께 귀를 기울이자. 왜냐하면 예수님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단순히 듣는 것만이 아니라 실천하여야 하며, 무엇보다도 그분을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 세례는 우리에게 두 가지 동기를 제공한다. 하느님께서 계시를 통해 인간에게 다가오신다는 것과 인간도 신앙으로 하느님을 향해 그리스도께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겸손하고 숨은 생활을 하던 요한에게 찾아가신 예수님은 신비롭게 빵과 포도주 안에 자신의 모습을 감추시고 이 성사 안에서 우리에게 다가오신다. 우리는 오늘 요르단 강에서 요한세자와 함께 이 주님을 맞아들이자.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 저기 오신다!"고 환영하자. 여기서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우리 자신도 어떻게 변화되어 새출발을 하게 되었는지를 다시 성찰해 보아야겠다. 그것은 실로 새로운 탄생이요 장엄한 축복인 것이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음성을 주님으로부터 듣는 감격스러운 은총의 체험인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받았는가? 그러나 우리는 그 날의 감격을 쉽게 잊어버리지 않았는지? 오늘 1독서에서 "갈대가 부러졌다 하여 잘라 버리지 아니하고 심지가 깜박거린다 하여 등불을 꺼 버리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야훼께서 사랑하시는 종이 오면 사랑과 자비와 용서로 새 희망을 불어 넣어 주시리라는 기쁨을 노래한 것이다. 세례의 감격이 퇴색되어 혹 냉담 중에 있는 형제들에게 다시금 그 감격을 되새겨주며 두려운 마음에 사로잡혀 있는 형제들에게는 새 희망으로 용솟음치게 하는 복된 소식이다. 오늘 성부께서는 요르단 강에서 예수님께 하신 말씀을 우리에게 되풀이하신다. "너희는 내 사랑하는 자녀들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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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27-부활6주간-화(요한16,5-11) Stephanus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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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9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22-부활 5주간 목-사도15,7-21; 요한15,9-11 Stephanus 201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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