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31 00:35

C해 연중 제 3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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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전례의 주제는 “죽음과 부활”이다. 이는 우리 신앙의 핵심주제인 것이다. 이 주제는 가을 깊숙히 접어든 지금 자연현상을 바라보며 묵상할 수 있는 좋은 소재이다. 나무에 달려있는 아름다운 단풍이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조소할 때, 낙엽은 그 단풍에게 “오늘은 내차례지만 내일은 네차례다” 라고 비웃는다. 우리가 무덤을 지나치며 나와 무관한 것처럼 생각한다면 그 무덤은 조용히 “내일은 당신 차례”라고 속삭일 것이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관문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잊고 살기 쉬운 것이 죽음이라는 문제이다. 그렇다고 마냥 겁을 내거나 두려워 떨어야 할 것인가? 죽음의 문제는 피하거나 두려워할 문제가 아니라 뛰어넘어야 한다. 크리스찬 신앙인에게는 여기서 진가를 발휘한다. 오늘 제1독서에서 마카베오 형제들은 어머니를 통해 야훼 하느님을 알고 충실한 삶과 부활의 의미를 터득하고 하느님께 대한 철저한 신뢰와 미래부활에 대한 희망으로 죽음 앞에서 현세권력의 주인공인 왕과 대결한다. “나는 지금 사람의 손에 죽어서 하느님께 가서 다시 살아날 희망을 품고 있으니 기꺼이 죽는다. 그러나 너는 부활하여 다시 살 희망이 없다”고 마카베오 형제는 왕앞에서 신앙고백을 한다. 이와 같이 부활에 대한 확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삶의 열매가 바로 부활이요 하느님이기 때문이다. 추수의 계절에 “봄에 뿌린 씨앗이 땅에 떨어져 썩은 다음 가을이 되면 많은 수확을 거두게 된다.”는 사실을 실감케한다. 여름 한 철 수고하고 땀흘린 보람을 인생을 마감하는 날 죽음에 임하여 찾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감사송에서 말하듯, “죽음이 죽음이 아니오, 새로운 삶에로의 옮아감이오니...”하고 기뻐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죽음은 새로운 차원의 삶에로의 도약이요 영생의 시작인 것이다. 씨앗의 신비는 자연의 신비요 숱한 부활의 씨앗이 가을에 염근 곡식을 가져다 주듯이 영생의 씨앗인 우리 모두는 생을 마감하는 죽음의 순간에 하느님 앞에 염근 부활의 열매를 드러내야 할 것이다. 부활의 첫 명백한 증거는 그리스도께서 친히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죽음 이후의 문제에 대해 가장 확실한 답을 주실 수 있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시다. 자연과 우주만물은 모두 그리스도를 닮아 부활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하느님의 불변적 요소인 영혼을 받았으므로 영생의 요소를 씨앗으로 간직하고 있다. 오늘 복음의 사두가이파 사람들은 부활을 거부하는 철저한 현세론자들이다. 그들에게 내일은 없고 죽음이후의 문제는 안중에도 없다. 현세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아가면 그만이란 사고방식이다. 이는 내일을 잊고사는 현대인들과 맥을 같이한다. 그들의 생각에 봄철에 밀알이 땅에 묻히는 것을 보며 썩어없어지는 줄 안다. 그리하여 그 한 톨의 밀알이 땅속에서 썩도록 버려두기보다는 차라리 오늘 그 밀알 한 톨로 배를 채우려고 거두어 삶아 먹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그들에겐 가을이라는 황량한 빈들만이 기다릴뿐이다. 그들에게 추수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봄철에 뿌렸어야할 씨앗을 이미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저 세상에서 탈 적금을 미리 가불해서 탕진한 격이다. 사두가이파 사람들은 현세의 논리로 부활의 개념을 파악하려한다. “만일 7형제가 모두 자녀없이 죽고 한 여인을 부인으로 데리고 살았다면 부활한 후에는 누구의 아내가 될 것인가?”라는 조소섞인 질문을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한마디로 일축하신다. “부활할 때에는 시집가고 장가드는 일도 없다”고 하시며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전개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그러니 그때에는 현세의 혈연, 가정, 결혼 등이 문제되지 않는 새로운 세계가 전개될 것이다. 사두가이파 사람들과 현세론자들은 저세상을 이세상의 물질적 연장 내지 반복처럼 상상하기 때문에 그런 모순을 범한다. 물질에 대한 애착을 갖는 현대인들도 일종의 사두가이적 현세론의 한계속에 갇혀 있는 현대판 사두가이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부활은 결혼 자체가 목적성을 상실하여 필요없게 될 “새로운 삶의 모양”을 띠고 더 이상 죽는 일도 없을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에서, “과연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죽어서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능력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생명을 얻어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같이 죽어서 그분과 하나가 되었으니 그리스도와 같이 다시 살아나서 또한 그분과 하나가 될 것입니다”(로마6,4-5)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오직 그리스도안에서 이 새생명을 이세상에서부터 체험하기 시작한 사람만이 마지막 날에 부활할 것을 믿을 수 있고 또한 갈망하게 된다. 부활은 오직 이 지상에서 이미 시작된 하느님과의 생명의 체험을 통해서만 깨닫고 믿고 확신할 수 있다. 이 짧은 지상생활을 통해 체험한 하느님과의 만남이 우리 체험세계 저편에 계신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게하고 이 하느님과의 일치가 죽음을 초월하고 현세삶의 가치를 진복팔단의 복음적 가치로 완전하게 해준다. 그래서 바오로사도는,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은총을 베푸시어 영원한 위로와 좋은 희망을 주십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여러분에게 힘을 주셔서 온갖 좋은 일을 하고 좋은 말을 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빕니다”고 축복해준다. 오늘도 곱게 물든 단풍만을감상하며 활홀감에 젖어있을 것이아니라 떨어진 낙엽도 바라보면서 우리 인생에게도 언젠가는 닥쳐올 죽음을 생각하며 죽음후의 영생의 부활의 씨를 지금 여기서 심어나가자. 전대사를 얻는 기간을 잘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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