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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전례의 주제는 겸손이다. 제1독서의 내용은 유순한 사람은 하느님의 인정을 받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리라고 한다. 마음이 온유한 사람은 땅을 차지하리라고 진복팔단에서도 말씀한 바 있다. 겸손한 영혼에게 주님의 은총이 내린다고 거듭 말씀하시며 총명한 사람은 격언의 뜻을 되새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지혜를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말을 듣는 자라고 하신다. 제2독서에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시온 산과 하느님의 도성인 천상 예루살렘을 묘사하고 있다. 수많은 천사가 있고, 잔치가 벌어져 있고, 심판관이신 하느님이 좌정하고 계시고, 새 계약의 중재자 그리스도가 계시고, 의인들의 영혼이 기뻐하고 있다고 한다. 의인들은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하느님이 심판관이 아니라 포상관으로서 상급을 주실 분이시고, 그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실 분이시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낯설어지거나 우리의 심판관이 되도록 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세에서부터 그분 마음에 들도록 힘써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는 하느님 마음에 드는 것은 첫째로 겸손한 자세임을 깨우쳐 주신다. 주님께서는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겸손이라는 단어는 라틴어의 Humilitas에서 나왔다. Humilitas는 Humus(땅)에서 나왔다. 땅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다. 온갖 오물이나 불순물까지 다 받아들이어 서서히 정화시킨다. 그리고 자신은 토박해져 가면서도 식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식물을 성장시켜준다. 자신의 영양분을 식물에 제공해주면서 키워준다. 이야말로 殺身成仁(살신성인)의 태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우리는 겸손에 대한 묵상자료로 자연현상 중에 물(水)을 묵상할 수 있다. 물은 다투는 일이 없다. 스스로 올라가려고도 하지 않고 기회만 있으면 밑으로 내려가려고 한다. 또 자기들을 고정시키고 고집하지 않는다. 네모난 그릇에 담기면 네모꼴로 되고 원형그릇에 담기면 둥글게 된다. 그러면서 물은 자신을 소모해가면서 남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그러면서도 자랑하려고 하거나 대접받으려 하지 않고, 알아주기를 원치도 않는다. 물은 사라져 숨어버린다. 시골에서 볍씨를 파종할 때 볍씨를 먼저 소금물에 담가 불순물과 쭉정이를 골라낸다. 쭉정이는 물위로 뜨고 알찬 씨앗은 밑으로 가라앉는다. 위로 뜨는 쭉정이만 건져내면 된다. 사람도 시험해보면 가벼운 사람은 위로 뜨고 무거운 사람은 아래로 내려앉는다. 물론 수영장이나 바닷물에서야 겸손해야 한다면서 물 속으로 가라앉아서야 안되겠지만… 겸손은 위장이 아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위선과는 다르다. 세리와 같이 죄인이 스스로 사실대로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이 겸손이다. 겸손은 모든 덕의 기초요,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그릇이다. 곡식을 많이 담으려면 그릇이 커야하듯이 하느님의 은총을 많이 담기 위해서는 겸손의 그릇이 커야한다. 우리가 자신을 주님께 내어 맡긴다면 그분이 우리를 위대하게 만들어 주신다. 이러한 사실의 모델은 예수님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분은 하느님이시지만 인간으로 오시어 모든 사람의 종이 되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다."(필립2,9) 예수께서는 이 점에 대해 최후만찬 석상에서 사도들이 서로 첫자리를 차지하려고 옥신각신하고 있을 때 힘주어 말씀하신다. "너희 중에 제일 높은 사람은 제일 낮은 사람처럼 처신해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처럼 처신해야 한다."(루가22,26) 하느님 나라에서 인정받는 유일한 위대성은 겸손과 봉사 바로 그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가장 낮은 사람이 되거나 또는 그들 가운데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분명 그때 우리는 하느님의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주님은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베풀어야 하늘나라에서 포상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권면하신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 이들은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대표하는 것이요, 오늘날 노인, 기형아, 지체부자유자, 마약중독자, 감옥에 갇힌 이, 피난민들을 포함한다. 이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쏟는 것도 겸손의 행위이며 마지막 자리를 택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구약성서상의 지혜의 가르침도 비록 시간적으로는 아주 먼 것이긴 하지만 이미 복음과 같은 내용을 가르쳐주고 있다. "훌륭하게 되면 될수록 더욱더 겸손하여라. 주님의 은총을 받으리라... 주님의 능력은 위대하시니 비천한(겸손한)사람에 의하여 그 영광이 빛나기 때문이다."(집회3,18-20)고 말씀하신다.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베푸는 것은 현세에서 다 되돌려 받게 되어 하느님으로부터 받을 것이 없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하느님 나라에서 하느님께 포상을 받을 것을 미리부터 저축해 두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 나라 창고에 보화를 쌓는 비결인 것이다. 오늘 말씀 전례의 주제를 생각하며 세상에서는 높아지려고 서로 경쟁하는데 반해 우리는 낮아지려고 서로 경쟁하는 겸손과 봉사의 경주에 마음을 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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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12-부활4주간-월-(사도11,1-18; 요한10,11-18) Stephanus 201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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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8-부활3주간-목-(요한6,44-51) Stephanus 201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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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 주일, (대)축일 강론 2014-5-4-부활 제3주일(사도2,14.22-28; 1베드1,17-21; 루가24,13-35) Stephanus 201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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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5-2-부활2주간-금-(요한6,1-15) Stephanus 20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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