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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복음은 가톨릭신앙의 진수로서 어떤 종교에서도 감히 따를 수 없는 참된 사랑의 진면목을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시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특징을 한 마디로 ‘사랑의 교회’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오늘 말씀전례의 주제는 ‘참사랑’이다. ‘참사랑’이란 무엇일까? 첫째,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사랑’이다. “누가 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대 주는 그 사랑이요, 누가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마저 내어 주는 사랑”을 의미한다.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을 능동적인 사랑의 구체적행위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우리를 저주하는 이들을 축복하고 우리에게 악을 행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주는 사랑을 말한다. 우리가 우리에게 악을 행하는 이들, 우리에게 필요한 것조차 빼앗아가려는 이들, 우리의 선의를 이용하여 우리 것을 차지하려는 이들을 위해 기도를 통해 하느님 앞에서 변호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고”(로마12,21) 죄악과 증오와 폭력을 사랑으로써 분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인들은 불의와 폭력에 대항하여 동태복수법으로 보복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고 복수의 연쇄작용이 일어난다. 이런 복수의 연쇄고리를 단절하고 평화와 사랑과 용서를 베푸신 분은 바로 십자가에 달려서 원수들을 용서해달라고 성부께 기도하신 예수님이셨다. 이와 같이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신앙의 ‘황금률’이 필요하다. 사랑에는 2단계의 실천강령이 필요하다. 첫째로는 소극적인 실천사항으로, “너희가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행하지 말라.” 이는 동서양의 공통된 황금율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자님도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物施於人)”이라 하였다. 둘째로는 적극적인 실천사항으로, 더 나아가 “너희가 남에게 바라는 대로 그에게 해 주어라”라는 것으로서 적극적인 사랑을 베풀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하느님의 사랑은 가장 순수하고 조건 없는 사랑이다. 되받을 생각 없이 꾸어주는 사랑이야말로 순수한 사랑이다. 사실, 되갚을 것을 기대하면서 베푸는 사랑은 사랑을 가장한 이자놀이다. 이 같은 계산적 사랑은 외인들도 곧잘 한다. 자기에게 잘 해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 되받을 것이 확실한 자에게 꾸어주는 것, 그것은 신앙이 없는 사람들도 누구나 하는 것이기에 귀할 것도 없고 하느님께 받을 상(賞)도 없다. 하느님께서 요구하시는 사랑은 갚을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베푸는 사랑이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 같은 이에게 베푸는 사랑과 같은 것이다. 그들은 갚을 수 없을 것이니까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하느님께서 갚아주시겠다는 것이다. 하느님께 사랑받는 비결은 바로 이런 사람들, 즉 갚을 능력 없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이들에게 베푼 사랑의 대가를 후일에 우리에게 갚아주신다고 했는데 과연 어느 만큼 갚아 주시겠다는 것일까?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안겨주신다’고 한다. 온전히 혼신을 다해 사랑할 때 사실상 그 사랑은 이미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사랑을 통해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오로 6세교황께서 강조해서 당부하시는 ‘사랑의 문화’를 통해서만 세계의 평화가 정착되고 하느님나라가 임하게 된다. 제1독서에서 다윗의 태도에서 배워야 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 그것은 용서의 마음이다. 사울이 자기를 시기, 질투하여 죽이려 하지만, 다윗은 그를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음에도 “야훼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사울왕을 절대로 처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다윗은 사울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통찰하고 사울을 적이나 원수로 미워하지 않고 용서함으로써 사울의 사악함을 부끄럽게 한다. 오늘 복음을 실현한 모범적인 신앙인은 다름아닌 다윗왕이었다. 오늘날 경제위기가 인간의 마음까지 위축시켜 의기소침하게 하고 인간의 마음을 위기감으로 몰아넣는 오늘날 자칫하면 우리는 마음의 여유를 잃기 쉽다. 빚에 쪼들리고 또 남이 나에게 경제적 손실을 끼치고 적반하장격으로 나올 때 어이없이 당하는 입장에서는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일어날 수 있다. 적어도 마음 속에 미움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인간본성 안에 일어나는 감정의 면에서 여기까지는 신앙인과 비신앙인과의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에게 오늘 예수님은 우리 마음을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드높여 주시고자 하신다. 다같이 마음을 예수님께 드높여 그 분의 청을 받아 드리자. “달라는 사람에게 주고 빼앗는 사람에게는 되받을 생각을 말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며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러니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에게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너희에게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남에게 되어 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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