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자연의 원리는 흥망성쇠(興亡盛衰), 또는 영고성쇠(榮枯盛衰)의 법칙에 따라 진행된다. 눈에 보이는 어느것 하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소멸되지 않을 것이 없다. 정작 변하지도 않고 없어지지 않을 존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히브리서 11장에 "우리 믿음의 실상은 보이지 않는 것의 실상이라"고 하였고 전도서에는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모두 헛되도다!…. "고 외치면서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아 그의 분부를 지키라는 말 한마디만 결론으로 하고 싶다. 이것이 인생의 모든 것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심지어 남몰래 한 일까지도 사람이 한 모든 일을 하느님께서는 심판에 붙이신다는 사실을 명심하여라."고 충고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그와 같이 덧없이 다 흘러가고 변하고 소멸할 것이지만 여기에 그 예외가 있다. 눈에 보여도 사실은 사라지지 않을 존재가 하나 있다. 그것이 곧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이다. 모든 피조물 중에 인간만이 그 예외인 것이다. 인간은 영혼과 육신이 결합된 존재이다. 하느님이 창조의 마지막 날에 인간을 흙을 빚어 만드시고 당신 숨을 불어 넣어주셨다. 곧 당신의 영을 불어 넣어주시어 당신을 닮은 존재가 되게 하셨다. 그러므로 인간은 육신으로 보아서는 다른 피조물과 같이 소멸되고 말 존재이지만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영혼만은 하느님의 속성을 닮아 영원히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육신생명은 영혼과 육신이 결합되어 있는 동안만 유지되는 것이다. 즉 생명의 시기인 잉태는 영혼과 육신이 결합되는 순간이며 죽음이란 결합되었던 영혼과 육신이 각기 제 본 고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즉 육신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하느님에게서 왔으니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이 죽음이다. 그런데 영혼은 하느님께 돌아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여야 한다. 그 관문이 곧 심판이라는 것이다. 이 심판에서 합격생은 천국영복소에 들어가게 될 것이요, 불합격생은 영벌을 받는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이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인생에 있어서 시험은 여러 번 있다. 입학시험, 취직시험, 자격시험, 면허시험, 등등, 초등학교로부터 대학졸업후에까지 인생이 살아 있는한 시험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인이라고 해서 시험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노인대학시험까지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 시험이자 가장 중요한 시험이 있다. 다른 시험은 이번에 안되면 다음 번에 다시 보면 되지만 이 마지막시험만은 일생에 있어서 단 한 번 있는 시험으로서 한번 떨어지면 그만이지 두 번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시험이다. 이 시험이 바로 예수님 앞에 가서 보게 될 시험인 것이다. 다른 시험은 혹시 벼락치기로 머리 좋은 사람이 단 몇 일만에 합격할 수도 있겠지만 이 시험만큼은 절대로 요행이나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다. 또 다른 시험들은 혹 뒷문으로 통하는 길이 있는지 모르지만 이 시험만은 절대로 뒷문이 없고 요행을 바랄 수도 없다. 또 이 시험의 특징은 시험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시험 백일작전, 한달작전, 일주일작전을 세울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이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전략을 세울 것인가? 시험관이신 에수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에수님은 열 처녀의 비유로서 이 사정을 설명해주신다. 마태 25,1-13에 열 처녀의 비유가 바로 그것이다. 지혜로운 다섯 처녀들은 신랑이 오실 것을 생각해서 등잔과 아울러 기름을 준비하고 깨어 있었고, 미련한 다섯 처녀들은 신랑이 더디 오려니 하고 등잔만 가지고 있으면서 기름은 준비하지 않고 세상 잠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신랑이 들이 닥치게 되니 평소에 늘 기름을 준비하고 있던 다섯 처녀들은 시험에 합격하여 신랑과 함께 신방에 들어갔고, 미련한 다섯 처녀들은 기름이 없었으므로 시험에 불합격하여 바깥 어두운 곳으로 쫓겨나게 된 것이다. 시험에 합격여부는 기름을 준비했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그 기름은 무엇인가? 요즘 기름값이 비싸서 돈없는 사람들은 이 기름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인생최종시험에 준비하여야 할 기름은 무엇일까? 그것은 선행과 기도이다. 마태25,31-46에 예수님은 그 해답을 가르쳐 주셨다. 사실 이 시험은 알고 보면 그리 어려운 시험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해답이 다 나와있기 때문이다. "너희가 가장 보잘것없는 이웃에게 베푼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즉 최종 시험의 기준은 이웃에게 베푼 자선이라고 시험관이신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다. 이 기름은 돈이나 지능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시험에는 부자나 머리 좋은 사람이 유리한 시험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가장 공평한 시험이다. 평소에 잘 준비된 영혼에게는 전혀 걱정하거나 초조해 할 필요가 없는 시험이다. 다만 요령꾼들에게는 항상 두려운 시험이다. 왜냐하면 시험날짜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 시험은 갑자기 들이 닥치기 때문이다. 그러니 늘 깨어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세상은 이 시험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 이름을 죽음이라고 부른다. 세상 사람들중 이 죽음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냐하면 그 준비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젊은 사람은 죽음에 대해 얘기를 꺼내면 기분 나쁘다고 하며 마치 자기와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그러나 산에 임자없는 무덤에게 물어보자. 그 무덤이 하는 말은 "오늘은 내차례지만, 내일은 네차례"라고 말해준다. 죽음이라는 불청객은 예고없이 닥쳐온다. 나이, 서열, 항렬, 젊음도, 건강도, 돈도 죽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죽음은 인정사정 보아 주지 않는다. 예고없이 닥치는 죽음 앞에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내일은 누구에게도 보장되어 있는 시간이 아니다. 시험을 치룬 영혼들이 가는 곳은 어디인가? 합격자들은 천국 영복소에 갈 것이요, 불합격자들이 가는 곳은 두군데이다. 아주 가망이 없는 낙제점수를 받은 자들이 가는 곳은 영벌을 받는 지옥이요, 낙제는 면하였으되 일정기간 보충학습을 받도록 기소유예 판정을 받은 영혼들이 가는 천국대기소가 바로 연옥이다. 그들은 일단 낙제를 면한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고 아무리 혹독한 보충학습이라도 기꺼이 참고 받는다. 현세에서 같으면 도저히 받기 힘든 학습이지만 심판관이신 주님 앞에서의 찬란한 영광을 맛보기로 체험하였기에 그날을 기다리며 어떠한 고통도 기꺼이 감수하면서 인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우리를 향해 호소한다. "시간 많다 방심하고 연옥 지옥 없다고 큰소리치지 마소. 두번 다시 오지 않는 인생 방심하고 허송타가 이런 꼴 당하지 말고 촌음을 아껴 제 구령에 총력을 집중하세나." 현세는 자비의 때이다. 시간이 여유있다고 내일로 미룰수 없다. 심판의 날이 도래하면 이제 자비의 때는 끝나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더 이상 기도할 수도 없고 공로를 세울 수도 없다. 다만 천국영혼들이나 지상영혼들이 그들을 위해 기도와 보속으로 도울 수 있을뿐이다. 그들의 고통이 혹독하기 때문에 우리의 기도와 공로를 애타게 기다린다. 그들은 오늘도 우리들로부터 자신을 위해 편지가 도착했는가 기다리다가 소식이 없으면 서운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애가 탄다. 그들에게 우리의 연도 한차례, 미사 한대의 도움이 죽어가는 영혼에 생명수와 같고 목이 타는자에게 물한 잔과 같다. 우리의 이 은혜는 그들이 천국에 들어가서도 잊지 못할 은혜인 것이다. 우리는 현세에 친구를 사귀느라 지나치게 애쓰기 보다 연옥에 친구를 많이 사귀도록 노력하자. 지상의 친구는 언제라도 등을 돌릴 수 있지만, 연옥의 친구는 한번 사귀면 영원히 변치 않는 영원한 친구가 된다. 금년 2000년 대희년은 연옥영혼과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전대사은혜 한방이면 연옥영혼을 즉시 즉시 천국에 보낼 수 있는 미사일 사격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금년 한해는 예년의 하루와 같지 않다. 금년한해의 하루는 예년의 한해에 해당하리 만큼 소중한 한해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촌음을 아껴 기도하자. 하루를 허송하면 연옥에 있는 한 영혼을 놓치는 결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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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3-4-8주간-화-1베드1,10-16; 마르10,28-31 Stephanus 2014.02.28
738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3-3-8주간-월-1베드1,3-9; 마르10,17-27 Stephanus 2014.02.28
737 주일, (대)축일 강론 2014-3-2-8주일-이사49,14-15; 1고린41-5; 마태6,24-34 Stephanus 2014.02.28
736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3-1-7주간-토-야고5,13-20; 마르10,13-16 Stephanus 2014.02.28
735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2-28-7주간-금-야고5,9-12; 마르10,1-12-성시간 Stephanus 2014.02.24
734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2-27-7주간-목-야고5,1-6; 마르9,41-50 Stephanus 2014.02.24
733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2-26-7주간-수-야고4,13-17; 마르9,38-40 Stephanus 2014.02.24
732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7주간 화-야고4,1-10; 마르9,33-37 Stephanus 2014.02.24
731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7주간-월-야고3,13-18; 마르9,14-29 Stephanus 2014.02.23
730 주일, (대)축일 강론 2014-2-23-A 연중7주일-레위19,1-18; 1고린 3,16-23; 마태5,38-48 Stephanus 2014.02.23
729 주일, (대)축일 강론 2014-2-22-2013-2-22(마태16,13-19)-성 베드로좌 축일 Stephanus 2014.02.21
728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6주간-금- 야고2,14-26; 마르8,34-9,1- 성시간 Stephanus 2014.02.20
727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2-20-6주간-목-야고2,1-9; 마르8,27-33 Stephanus 2014.02.19
726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2-19-6주간-수-야고1,19-27; 마르8,22-26 Stephanus 2014.02.18
725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연중 6주간-화-야고1,12-18; 마르8,14-21 Stephanus 2014.02.17
724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연중6주간-월-야고1,1-11; 마르8,11-13 Stephanus 2014.02.16
723 주일, (대)축일 강론 2014-2-16-연중 6주일-집회15,15-20; 1고린2,6-10; 마태5,20-37 Stephanus 2014.02.15
722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2-15-5주간 토-마르8,1-10-빵의 기적 Stephanus 2014.02.14
721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2-14-5주간-금- 열왕상 11,29-12,19; 마르7,31-37 Stephanus 2014.02.13
720 오늘의 복음묵상(평일) 2014-2-13-5주간-목-마르7,24-30 Stephanus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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