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5.12.30 16:27

12월 31일 송년 감사미사(성찰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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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일 송년 감사미사(성찰과 묵상)

 

 

한 해를 마감하는 오늘 한 해를 조용히 돌이켜보며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풍성한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과 아울러 부족하고 미련하여 주님 뜻에 즉시 즉시 따르지 못하고 알아듣지 못하고 망설이거나 주저하거나 불평하면서 늑장부렸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고 아쉬움이 남는 하루다.

하느님의 뜻이 우리에게 부담으로 다가와 외면하고 싶었던 때도 많았다. 세상적인 만족과 기쁨을 찾아 하느님의 뜻을 멀리하고픈 욕망에 굴복했던 적도 많았던 한 해였다.

또한 이사악제사의 번제물을 봉헌하기를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임을 깨닫게 될 때 당황하며 “이 잔이 비켜지나가게 해달라.”고 기도한 적이 몇 번이었던가? 그래서 거부하기가 일쑤였고 자신을 탓하기 보다는 남을 탓하기가 일쑤였다.

그래도 반성하고 설계할 줄 아는 동물은 인간뿐이니 되풀이되는 실수와 회한 속에서도 하느님께 귀엽게 봐주시기를 청할 뿐이다.

우리는 오늘 많은 말과 복잡한 일을 머리 속에 되새기기 보다는 조용히 성체 앞에 머물러 한 해를 되돌아보며 성체와 십자가의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봄이 필요하리라.

'신부는 한 해 동안 남에게 "이렇게 하라." 또는 "저렇게 하지 말라."고 너무 많은 말을 남에게만 했으니, "오늘은 조용히 그대가 한 말로 그대 자신을 반성해보라."고 예수님께서 타이르시는 것 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의 거울 한번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 우리 삶이 아니었는지, 오늘은 조용히 복음의 거울 앞에 앉아 지난 한 해동안 내가 그려놓은 삶의 행적이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돌이켜 보자. 하느님이 우리에게 비추어주신 은총의 빛이 얼마나 강한 빛이었나도 돌이켜보고 우리의 무감각과 허물로 하느님의 선물을 낭비하고 쏟아버린 일은 없었는지 살펴보자.

격정과 흥분으로 잔잔히 다가오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감지하지 못하거나 뿌리친 일은 없었는지 성찰해보자.

형제들과의 사이에서 화목을 타이르시는 하느님의 권고에 합리적인 이유를 내세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적은 없었는지.

바쁘다는 이유로 하느님과 형제에게 해야 할 나의 본분을 소홀히 한 적은 없었는지도 살펴보자.

이제 우리는 침묵으로 성체 앞에 그리고 십자가 앞에 머물러 십자가 거울 앞에 비춰진 1년 동안 내가 그려놓은 자화상을 잔잔히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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