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야고보 사도 축일입니다. 복음에서 야고보 사도 어머니께서 예수님께 찾아와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면 자신의 아들들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당신의 죽음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와 함께 할 수 있는지를 물으십니다.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느냐?” 이는 “당신은 잔을 마실 수 있는가? 그 잔을 남김없이 마시고 비울 수 있는가? 이는 당신은 모든 슬픔과 기쁨을 다 맛볼 수 있는가? 삶이 무엇을 가져오든지 간에 다 받아들이며 살 수 있는가”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해야 할 질문들인데 동시에 우리는 왜 이 잔을 마셔야 하는가? 그러기엔 너무나 많은 불안과 고뇌, 너무나 많은 폭력이 있는데. 왜 이 잔을 마셔야 하는가? 최소한의 고통과 최대한의 즐거움으로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하지 않을까? 유혹이 동시에 생깁니다.
욕심 많은 제자들은 진심인지 모를 확신에 찬 대답으로 응합니다. “마실 수 있습니다”하고 말입니다. 결국 이런 제자들의 욕심은 자신과 함께 한 동료들과의 불화를 낳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당신 수난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접고 제자들에게 싸우지 말 것을 타이르십니다. 또한 당신에게 무모한 청을 드린 제자들과 더불어 정말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낮추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가르치십니다.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그 길에 예수님과 제자들의 이 엇갈린 마음의 모습은 지금 우리에게도 늘 일어나는 흔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느님 앞에 나서면서 여전히 우리는 주님의 마음과 각오보다는 제자들과 그 어머니의 맘으로 주님의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기 일수입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형제들에게 다가가 서로의 허물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를 지며 살아갑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