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0 07:22

수도생활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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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생활이란?

1.1. 수도생활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의해 가능하다.

수도생활은 하느님의 특별한 부르심(聖召)에 의한 생활양식이다. 하느님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부르실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를 갑자기 건드리는 성경 말씀도 있을 수 있고, 수도자들의 모습을 보고 무엇을 깨닫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어른이나 친구의 말을 통해서 부르실 수도 있다.

 

   기원후 300년경에 이집트 어느 마을에 살던 안토니오(Antonius, 251-356년)라는 분이 성당에서 마태오 복음 19장 21절에 나오는 말씀을 들었다 :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안토니오는 다른 무수한 사람들과 달리 이 말씀을 예사롭게 듣지 않았다. 그는 이 말씀을 바로 자기에게 하신 주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자기의 모든 재산을 팔고 혼자 광야에 나아가서 기도와 고행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보다 앞서 그렇게 광야에서 생활한 분도 있었을 것 같지만, 교회의 전통에서는 이 안토니오 성인을 수도생활의 창시자로 생각해 왔다.

 

   안토니오는 그 성경 구절(마태 19, 21)을 통하여 하느님이 자기를 부르신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가 들었던 이 성경 말씀에서 우리는 수도 성소가 무엇인지 볼 수 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신 장면은 공관복음서에 다 나온다(마태 19,16-22; 마르 10,17-22; 루카 18,18-23).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길을 물어보는 한 부유한 젊은이에게 예수께서 그런 초대를 하셨다. 이 젊은이는 자기 재산을 버리기 아까워서 예수님의 부르심을 거절하였다. 그러나 그 뒤에는 안토니오 성인을 비롯하여 무수한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 초대를 받아들였다. 이 초대의 내용을 “제자”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예수께서는 그 젊은이가 자기의 모든 것을 떠나 열두 제자들처럼 당신을 따라다니기를 원하셨다. 현재에 우리는 그렇게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따라다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정신적으로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그런 생활양식을 본받을 수 있다.

1.2. 수도자는 더욱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따르려는 제자이다.

   수도자는 ‘예수님의 제자’이다. 이 ‘제자’라는 말은 우선 모든 신자를 가리킬 수 있다. 예수께서 승천한 다음에 그분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제자라는 말이 적용되었다. 특히 사도행전에서는 제자라는 말은 그리스도 신자라는 뜻이다. 현재에도 그리스도 신자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고, 그분의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정신대로 사는 예수의 제자라는 뜻이다.

수도자들은 일반 신자들보다 예수님을 더욱 가까이, 더욱 구체적으로 따르려는 사람들이다. 그 첫째 단계로 그들은 예수께서 부유한 젊은이에게 던지신 요구대로 소유를 포기한다. 이것이 바로 예수 자신이 택했던 길이다. 예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말과 행실로 선포하기 위하여 집과 재산과 가족을 떠난 사람이다.

 

   일반신자들과 수도자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방식에 의하여 서로 구별된다. 옛날에 교회에서는 흔히 수도자들을 완덕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보았다. 그것은 예수께서 부자 젊은이에게 하신 “완전하려면 가진 것을 팔아라”는 말씀을 보편적 권고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산의 포기는 보편적 권고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그때 그 사람에게―그리고 오늘날에도 어떤 이에게―하신 초대 내지 요구이다. 완덕으로 나아가는 길은 여러 가지이다. 그 중 하나는 수도생활이다.

1.3. 수도자는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이다(수도서원).

   수도자들이 특별한 부르심에 의하여, 특별한 방식으로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에 잘 표현되어 있다. 수도자는 “동정이며 가난하신 그리스도를,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복종하심으로써 인간을 구속하시고 성화하신 그리스도를 따라 자기를 하느님께 특별한 방법으로 봉헌하는 것이다”(「수도생활의 쇄신 적응에 관한 교령」1항.) 

 

   하느님 나라에 전적으로 종사하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재산뿐만 아니라, 가정과 성생활을 포기하고 당신 뜻을 버리시어 오직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끝까지 복종하셨다. 여기서 우리는 수도자들의 신분을 정립하는 세 가지 포기를 잘 볼 수 있다. 그것은 소유의 포기인 가난(청빈), 성생활의 포기인 정결과 뜻의 포기인 순종(또는 순명)이다. 이 세 가지 포기는 수도자들이 발하는 서원의 내용이다. 수도자들은 청빈과 정결과 순명을 서약함으로써 일반신자들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따르고 그분의 생활양식을 본받으려고 한다. 교회법에서는 세 가지 서원을 일정한 수도회 안에서 발하는 사람을 수도자로 인정하고 있다. 서원은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예배의 행위이기 때문에 수도생활을 현대 교회에서 ‘봉헌생활’ 또는 ‘축성생활’(Vita Consecrata) 이라고 한다.

 

   더 상세하게 말하면 청빈은 재물에 대한 포기인데, 수도회에 따라 그 법적인 효과가 다를 수 있다. 어떤 회에서는 회원들이 소유권을 유지해도 처리권을 포기하면서 그것을 장상에게 넘긴다. 다른 회에서는 아예 소유권을 포기한다. 정결서원은 결혼과 모든 성적 행위에 대한 포기를 의미한다. 그래서 동정이나 독신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왜냐하면 기혼자라도 자기 신분에 따른 정결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순종은 하느님 계명에 위반되지 않는 한 모든 일에 수도규칙과 장상의 지시에 복종한다는 뜻이다. 그 서약으로 수도자는 끝까지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고 남을 위하여 봉사하신 예수의 헌신을 모방하려고 한다.

 

   이 세 가지 포기를 교회의 전통에서 “복음적 권고”라 불렀다. 예수께서 명시적으로 이런 것을 권고한 말씀이 없지만 그분의 생활 자체가 이런 길을 권유한다고 볼 수 있다. 재물에 대한 포기가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가장 보편적이라고 하면 순종이 가장 철저한 포기와 희생이다. 그리고 독신은 예수님만 사랑하겠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이다.

1.4. 수도성소는 하느님의 은총이다.

   이런 길로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하느님의 커다란 은총이다. 은총은 하느님 사랑의 선물이니 이 길을 함부로 택할 수는 없으며 성소에 대한 지속적인 기도가 필요하다. 성소를 받았으면 감사기도를 해야 하고, 잘 모른다면 성소를 밝혀 주시라고 해야 하며, 수도자가 되려고 하면 불러달라고 청해야 한다.

 

   교회에서는 수도성소를 은사라고 부른다. 은사는 성령이 교회의 건설을 위하여 자유롭게,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어떤 사람에게 내리시는 선물이다. 치유의 은사, 예언의 은사, 지도하는 은사(1코린 12장)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난하게 사는 은사, 독신을 지키는 은사, 자기 뜻을 포기하는 은사, 즉 수도생활의 은사가 있다.

 

   수도생활이 하나의 제도로서 나타난 것은 기원후 300년경이었지만 초기부터 개인적으로 그런 은사를 받은 사람들, 즉 그런 식으로 예수를 본받을 수 있는 은총을 받은 사람들이 있었다. 코린토 전서 7장에서 독신을 권고하는 바오로 사도가 그 위대한 본보기이다.

1.5. 수도자는 하느님 나라를 증거 하는 사람이다.

   2000년 동안 교회에서 수많은 수도회가 생겼지만, 수도자 신분의 공통된 사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을 초월하는 하느님의 나라를 위한 증거 내지 표지이다. 수도자들이 현세의 가치를 포기함으로써 그 이상의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청빈으로 그들은 이 세상의 모든 재화를 능가하는 하느님 나라의 보화에 대한 믿음을 제시한다.

 

   독신으로 그들은 인간의 사랑보다 월등하게 더 귀하고 강렬한 하느님의 사랑에 집중한다. 순종으로 그들은 하느님의 뜻이 자기의 뜻보다 더 우월하다는 확신을 보여 준다. 이와 같이 수도자들은 “믿는 모든 사람에게 이미 이 세상에 와있는 천상 보화를 더 잘 보여 주고, 그리스도의 구원으로 얻게 된 새롭고 영원한 생명을 더 잘 증거하며, 미래의 부활과 천국의 영광을 더 잘 예고하는 것이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교회헌장」44항)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도서원이 수도생활의 특징이다. 하느님께 성대하게 서약한 서원을 지키는 것이 거룩하고 엄격한 의무이다. 그러나 서원을 지키는 것만이 수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고, 남에게 봉사하고 남의 잘못을 용서하고 남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수도자 신분에 의한 특수한 요구와 의무보다 일반적으로 모든 신자, 나아가서 모든 인간에게 요구되는 것이 앞서야 한다. 청빈과 독신을 지키는 것보다 진실하고, 겸손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것이 수도자의 우선적 과제이다. 그리고 기도가 서원의 내용으로 따로 나타나지 않아도 기도 없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도생활은 순전히 믿음에 의한 생활이기 때문에 매일같이 상당한 시간을 기도 중에 보내는 것, 일생동안 기도를 배우는 것이 올바른 수도생활의 절대 필요한 조건이다.

   수도생활의 특징이 포기이기 때문에 희생이 너무 많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헌신 없이 성숙하고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심리학자들도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행복을 찾지 않을 정도로, 또는 자신을 남에게 넘길 수 있는 정도로 우리가 참인간이 된다”(Victor E. Frankl)고 말한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나?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배나 받을 것”(마르코 10, 29)이라 하셨다. 이 길로 예수님을 따를 수 있는 은총보다 이 세상에서 더 큰 행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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