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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겟세마니 예수님상과 십자가를 우리 수도자들의 손으로 다시 세웠다. 그리고 요즈음 땀을 흘리며 겟세마니 동산을 다시 조성하고 있다. 원래 게쎄마니 동산은 1982년에 조성하여 그 해 48일 성 목요일에 서울대교구장 노기남 대주교님과 수원교구장 김남수 주교님의 공동 집전으로 축복식 가졌었다. 그 곳에서 200511월까지 목요일 밤에 미리내 남녀 수도회 수도자들과 수많은 신자들이 모여 성시간 기도를 했었다. 이제 겟세마니에서 새롭게 성시간을 재계하게 되면서 우리가 바치는 성시간이 어떤 지향과 목적을 가지는지와 그 연원을 성찰해 보는 것은 유익할 것 같아 지난 성시간에 했던 강론 내용을 정리해 실어본다.

 

보편교회에서는 1929년 교황 비오 8세께서 성시간을 윤허하시고 전대사를 얻도록 선포하셨고, 그레고리오 6세도 성시간회를 설립하셔서 장려하셨다. 교황 비오 9세도 1875513일에 전대사를 선포하시며 장려하셨다. 이리하여 성시간은 교회 전통의 신심기도가 되었다. 그리고 창립자 고 정행만 프란치스꼬 하비에르 신부님께서 이 신심을 일평생 실천하시면서 성시간은 우리 수도회의 고유한 기도 사도직이 되었다. 이는 수도회의 영적 유산으로 주신 창립자의 신심과 영성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그 자취를 간단히 되짚어 보자.

 

창립 신부님은 20세가 되시던 1936년 서울 소신학교에서 대구 성 유스티노 신학교로 다시 돌아오셨고 그해 5월 예수성심 신심의 전파자인 예수 마리아 성심회의 마태오 크롤리 신부님이 대구 교구 사제 피정 지도를 하셨는데, 신학생으로서 그분의 강론을 듣게 된다. 창립자는 그 강론에서 크게 감명을 받으셨고 신심생활에 눈을 뜨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창립 신부님께서는 예수님은 사랑의 임금이시니 사랑의 임금께 사랑으로 보답하자고 하셨습니다. 일반인들뿐 아니라 성직자들 중에도 우리를 위해 당신 생명까지 내어 주신 사랑의 임금께 보답을 하기보다 배은망덕으로 무시하고 천대하고 비웃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시며, 특히 탈선하는 신부들 때문에 예수성심이 고통을 많이 받으시므로 우리가 대신 배상하자고 하셨습니다. 배상하는 방법은 예수님께서 부탁하신 밤중 성시간이라고 하셨습니다.”라고 당신 강론에서 마태오 신부님의 말씀을 소개하신다. 이로써 창립자께서 배우신 성시간은 배상의 영성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창립자의 성시간은 신학교 시절부터 시작된다. “신학교 교장신부님이 마태오 신부님의 강론을 듣고 한 달에 한 번씩 첫 목요일에 성시간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밤중에 성시간을 하면 다음날 공부에 지장이 있으니까 저녁 8시부터 9시까지로 정하여 한 시간 동안 성시간을 했습니다.” 그런데 창립자는 성시간을 매주 하고 싶으셔서 주어지는 자유시간을 이용해 매주 실천하시고 사제가 된 뒤에서 계속해서 혼자 그 실천을 이어가셨다. “나는 매주 목요일마다 성시간이 하고 싶었습니다. 교황님께서 해질 무렵에서 이튿날 아침 해뜰 때까지는 어느 시간을 택하든지 성시간의 은혜를 받아 입도록 허락을 해주셨기 때문에 신학교에서 목요일 저녁 먹기 전에 주어지는 한 시간의 자유 시간에 성시간을 하기로 마음먹고 배상의 기도를 한다고 무릎이 아파도 한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참고 기도했다고 말씀하신다. 사제가 되기까지 그렇게 실천하셨고, 사제가 된 다음 3년 동안은 주교관(교구청)에 있으면서 주교관 성당에서 성시간을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경주 본당에 부임해서도 아이들을 모아 그들과 함께 계속해서 성시간을 하셨다. 경주 본당 시절 초등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저녁 해거름에 시작해서 한 시간씩 성시간을 하셨는데 모두 기쁘게 참석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남자아이들만 데리고 했더니 여자아이들도 신부님 우리는 왜 안 부르십니까? 우리도 같이 하면 안 됩니까?’ 하며 스스로 기도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해서 한쪽엔 남자아이들, 한쪽엔 여자아이들을 앉히고 가운데는 내가 앉아서 성시간을 했다.”고 생생하게 장면을 그려볼 만한 말씀으로 그 시절을 회고하신다.

 

그리고 미리내에 와서 수도회를 시작하면서 창립자는 성녀 말가리다 마리아 알라콕에게 예수성심께서 부탁하신 성시간의 원칙대로 밤 1130분부터 성시간을 시작하셨다. 그 사이 한국교회 내에서 성시간은 전국에 전파되어 많은 이들이 성시간을 하게 되었고, 미리내 성지에서도 우리 수도자들과 함께 매주 목요일 밤 1130분부터 시작하는 성시간에 참석하기 위해 많은 신자들이 모여왔었다.

 

우리가 봉헌하는 성시간의 목적은 죄인들과 제자들에게 버림받으신 예수 성심을 위로해 드리고 인류의 죄를 보속하는 속죄의 길에 참여하여 예수 성심이 승리하시는 성심의 나라의 건설을 준비하는 신심이다. 우리는 특히 현대인들의 무절제한 산아제한에 대한 죄보속과 조국의 평화 통일, 세계 평화와 교회 평화,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의 성화, 외교인의 귀화 은총을 구하며 성시간을 봉헌한다.

 

성시간을 통한 예수성심께 대한 위로와 공경의 신심을 창립자는 이렇게 설명하신다. “예수님의 인간에 대한 무한하신 사랑을 우리 인간들이 다 깨달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당신의 심장에서 불이 붙어서 활활 타오르는 그 모상을 성녀 말가리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인간들의 위해서 인간을 사랑하다가 나의 성심이 이렇게 상처를 받고 이렇게 불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면서 적어도 너만은 내 마음을 위로하는 희생자가 되어다오라는 부탁의 말씀을 성녀 말가리다는 모든 간택된 영혼, 천주님 대전에 특별히 착실하게 살겠다고 한 영혼들을 대표해서 그런 부탁을 받으신 것입니다.”(강론집 1, 64쪽 참조).

따라서 우리들은 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의 사랑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 사랑을 우리 마음에 담고자 노력함으로써 구원의 역사에 예수님과 성모님의 일에 동참하게 된다고 창립자는 설명하신다. “예수님의 성심과 성모님의 성심을 보면 불이 타고 있습니다. 불이 탄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과 성모님의 애타는 마음을 깨우치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로서 예수님과 성모님의 일을 우리가 대신하게 되는 것입니다.”(60주년 강론집,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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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를 통해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의 능력이 우리 가운데 하느님의 나라를 더 가까이 현존케 하도록 우리 모두 열성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성시간을 봉헌함으로써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사랑의 사명을 다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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