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8 15:13

2013-5-31 - 성모의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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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5-31 - 성모의 밤 -

 

취지말씀

성모성월을 마감하며 마음 모아 촛불과 꽃에 담아 어머니께 봉헌합시다.

어릴 적에,

엄마는 나를 위해 땡볕에서 수고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습니다.

엄마는 겨울에 손이 부르터도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밭에 나가 땀흘려 수고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습니다.

엄마는 나를 위해 당신 밥을 내게 다 덜어주고 당신은 괜찮다하며 굶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가 나를 위해 흘리는 눈물은 당연히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늘엄마가 세계도처에서 눈물로, 때로는 피눈물로 호소해도 때로는 호기심으로 때로는 무관심으로 바라볼 뿐....

그런데 우리는 이제 그래서는 안 되는 줄을 이제사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하늘 엄마가 더 이상 눈물을 걷우시도록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나의 어떤 것이 엄마를 아프게하고 눈물 흘리게 하는지 이 밤에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님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께 드리는 호소>>

 

어머니, “돌아오라, 내 아버지께로 돌아오라고 외치다가

지쳐 목이 메이고 쉬어버린 엄마의 흐느끼는 볼멘 음성에

귀막고 있는 인류를 굽어보소서.

우리는 지금 아버지의 징벌의 잔을 막아서서 애원하시는 엄마의 가련한 호소를 듣고 있습니다.

 

어머니, 죄라는 밤이 뒤덮고, 악이 가공할 암과도 같이 어디에나 퍼져나가는 세상이옵니다.

증오와 폭력과 갈수록 만연해가는 음행의 가공할 죄악이 세상을 온통 매마르고 냉혹한 세상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죄를 악으로 인정하기는커녕 선으로 공공연히 합법화하고 찬양하는 세상, 갈라진 가정들, 흩어진 청소년들, 종살이의 멍에를 메고 억압받는 나라들, 인간생명을 도구화하는 의술과 그로인해 희생당하는 가련한 생명들, 평등을 내세워 동성간의 혼인을 합법화하려는 거센 움직임,

더 이상 눈 뜨고 볼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격정과 악습, 죄와 불순결, 이기심과 증오, 하느님을 배척하고 엄마의 호소에 귀막고 있는 인간의 오만함.

어머니, 이 가련한 애물단지 자녀들을 티없으신 성심에 안아주시어 정화시켜주시고 아버지 품으로 인도하소서.

 

어머니, 오늘 수도서원으로 자신을 봉헌한 자녀들이 어머니를 찾고 있습니다. 저희 곁에 머무르시어 순결, 가난, 갈바리아에 오르기까지 순종하신 예수님을 따를 용기와 열정을 주시옵소서. 어머니처럼 용감하게 Fiat으로 응답하도록.

그러기에 엄마는 우리에게 기도하라, 기도하라고 요청하십니다.

어머니, 골고타 언덕에서 사랑하는 아들의 만신창이된 시신을 품에 안으셨듯이 이 시대의 아픔들을 엄마 품에 안아 주소서.

우리 비록 부족하지만 어머니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자 이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엄마를 바라보며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엄마가 카나 혼인잔치에서 하신 일을 기억하니까요.

그때처럼 어머니, 아드님께 청하여 주시어 이 시대에 요긴한 것들, 믿음, 순결, 정화, 사랑, 용서, 화해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말씀하소서.

아드님이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하십니까? 그러나 엄마의 청은 아드님의 자비의 심연에 파도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위력을 지닌 돌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어머니, 어서 말씀하소서.

그리고 저희에게 무엇이든 내 아들이 시키는 대로 하여라고 명하소서. 저희가 따르겠나이다. 어머니의 Fiat으로 응답하겠나이다.

 

이 시대의 아픔이 곧 우리의 아픔이요, 어머니의 아픔이요 또한 하늘 아버지의 아픔이 아니옵니까?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갈바리아에서처럼 어머니는 여전히 그분의 영광스러운 재림에 대한 신뢰와 확신의 등불을 밝히고 계셨습니다.

이제 저희는 게쎄마니로 올라가고자 합니다. 교회와 온 인류를 휩싸고 있는 고뇌의 짙은 암흑 가운데서 등경위에 얹혀 타오르는 등불이 되고자 합니다.

부패되어가는 세상에 정화와 성화의 소금이 되겠습니다.

소금이 되는 길은 곧 세속의 누룩 섞이지 않은 순수한 교회 가르침에 충실하는 것이요, 성사거행과 화해성사에의 충실, 경건한 독신생활의 본분에 대한 충실, 기도와 사도직 수행과 더욱 완전한 사랑실천에의 충실이라는 소금의 역할이옵니다.

어머니 우리 수도원 문앞을 보시옵소서. 꽃길이옵니다.

우리들의 수도생활을 이처럼 꽃길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수도원 문을 나설 때, 들어올 때, 우리 삶을 꽃길로 만들어 우리자신이 어머니처럼 한 송이 꽃이 되겠습니다.

Fiat! Fiat ! Fi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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