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4.03.18 07:24

2024년 3월 17일 사순 제 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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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예수님께서는 당신이야말로 그분을 찾길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많은 열매를 주기 위해 죽을 준비가 된 숨겨진 씨앗이심을 드러내십니다.


죽음은 생명이 있는 것은 무엇이나 반드시 겪어야 할 운명입니다. 사람 또한 예외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죽음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이 죽음 때문에 사람들은 인생의 허무함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죽음은 모든 것을 무로 만들어 버리기에 삶 자체가 허무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신자들은 죽음을 넘어선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모습 안에 모든 시대의 인류를 위한 구원과 생명의 원천이자, 최고의 사랑의 행위로서 성자의 죽음의 신비가 계시됩니다. 그분의 상처 안에서 우리는 치유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고 부활하심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십자가 죽음이 절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임을 믿습니다. 그래서 그 길을 따라 갑니다. 이러한 확신의 역사가 그리스도교의 역사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당신을 밀알에 비유하시며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암시하신 말씀입니다.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음으로써 당신 부활과 인류 구원이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수난과 죽음이 임박했을 때 예수님은 열매를 맺기 위해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는 이미지를 활용하셨습니다.


밀알 하나가 죽는 것이 바로 예수님 당신의 죽음입니다. 그렇다고 죽음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닙니다. 밀알이 죽는 이유가 많은 열매를 위한 것이듯이 예수님의 죽음 또한 세상의 생명을 위한 것입니다.


그분의 구원적 죽음과 부활은 자기를 내어주는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 사랑은 어둠을 빛으로, 죄를 용서로, 명백한 패배를 영원한 승리로 변화시키는 하느님의 참된 생명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리의 삶에 방향과 의미를 주는 한결 같은 희망의 원천입니다. 우리는 십자가의 그림자 너머로 우리를 부르신 영광을 잠깐 경험합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현대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 해도 어떻게 하나의 밀알이 죽어서 그 많은 열매를 맺는지를 인간의 지혜는 모릅니다. 


밀알은 땅에 떨어져 땅 속에 묻혀 썩을 때에야, 비로소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고, 그렇게 하여 그 생명은 풍요롭게 계속됩니다. 그러나 썩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면, 한 알 그대로 남습니다.


이 밀알은 말씀입니다. 우리는 말씀을 간직하고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말씀을 읽으면서 그냥 좋다는 생각만을 합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우리 안에 간직하기만 하면 그 말씀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면 많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죽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나의 밀알이 죽기 위해서는 흙 속에 묻혀 긴 밤을 지내야만 합니다. 그때는 희망도 보이지 않으며 어두운 절망만이 죽음을 더 고통스럽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 안에서 새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자기 몸을 찢고 깨뜨리는 참혹한 고통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우리가 말하는 영원한 생명과 부활의 영광이 있습니다. 죽어야만이 참 생명을 얻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두 종류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첫째는, 살기 위해서 죽는 사람들이고 둘째는, 죽기 위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 두 종류의 사람들은 언뜻 듣기에는 똑같은 삶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차원이 다르며 천당과 지옥 만큼이나 거리가 멉니다. 우선은 잘 사는 것 같지만 죽는 경우가 허다하며, 지금은 서럽게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참 평화 속에 미래를 약속받는 자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 옳게 걸어야 할 길인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그리스 사람들이 예수님을 보고자 했던 것은 좀 이색적입니다. 아마 그분에게서 세상의 어떤 진리나 영광을 구하고자 했던 모양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백성들이 크게 환호하는 것을 보았던 그들로서는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세속의 영광에는 아랑곳없이, 하나의 밀알이 죽어야만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신이 죽어야만이 많은 이들이 생명을 얻어 구원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죽음 자체가 당신께는 영광이라는 사실입니다. 바로 거기에 세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참 삶의 지혜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깊이 깨닫지 못하면 우리는 좋은 신앙을 가지고 세상을 거꾸로 사는 어리석은 인생이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 소유한 것이 무엇이든지 하느님 앞에 씨를 뿌려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탈란트, 시간을, 능력을, 물질을, 믿음을 심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것을 몇 갑절로 늘려 주셔서 열매를 풍성히 맺게 해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 안에서 완성된, 밀알 하나의 이 역동성은 그분의 제자들인 우리 안에서도 실현돼야 합니다. 우리는 새롭고 영원한 생명을 받기 위해 목숨을 잃는 이 부활의 법칙을 우리 것으로 삼도록 부르심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목숨을 잃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밀알 하나가 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자기 자신을, 개인적인 이익을 적게 생각하고, 우리 이웃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주러 갈 줄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향해 기쁜 마음으로 사랑의 활동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진실되게 복음을 사는 방식이요, 우리 공동체가 상호 환대와 형제애 안에서 성장하는 필수적인 토대입니다. 


부활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부활을 진정 자기의 부활로 만들어 축복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도 예수님처럼 내 자신을 죽이는 삶을 실천하도록 합시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조금만 죽고 또한 가정을 위해서 한 번씩만 더 죽도록 합시다. 


죽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내가 맺고 있던 집착, 욕심 등을 끊어버림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커다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번 한주간을 시작하면서 예수님과 함께 용기있게 삶을 걸어갑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 (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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