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3.09.10 06:35

2023년 9월 10일 연중 제 2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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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사람은 누구나 본성적으로 충고 받고 심판 받는 일을 생각하기 싫어하고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충고를 받아들이는 것만큼이나 충고를 하는 것에도 큰 용기와 희생이 따릅니다. 나 자신은 사랑으로 한다지만 받아들이는 쪽은 다르게 오해해서 상처로 받아들일지도 모르니까 충고하는 것도 정신적으로는 아주 고통스러운 일이 됩니다.


살아가면서 큰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가 이런 것입니다. 개인에게나 공동체에 심각한 폐해를 끼치고 있는 형제를 눈앞에 두고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대체로 정면 돌파하기를 부담스러워 합니다. 직면하기를 두려워봅니다. 대신 뒤에서 수근 거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어떤 형제가 너에게 잘못한 일이 있거든 이렇게 해라. “아주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단 둘이 만나서 그의 잘못을 타일러 주라고” 충고해 주라고 하십니다. 인간은 누구나 잘못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라틴어 격언에 실수하는 것이 인간이라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하지 않고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잘못하고 죄를 지었을 때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는가 또 형제적 사랑으로 충고하고 용서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잘못을 저지르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잘못을 지적 받기도 하고 지적하기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잘못을 지적하는 행동은 대체로 긍정적인 결과를 목표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한데 공통적인 사항은 이렇다 합니다.  


먼저 잘못을 지적할 때는 가급적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지적하지 말고 아무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지적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사실’ 보다는 ‘그 사람’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전하는 사람의 태도가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잘못의 지적은 ‘애정과 사랑을 전달하는 수단’이 되어야지 자신의 만족이나 타인을 비하하기 위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판에 앞서 상대방이 가지는 장점을 일깨워주고 상대방을 칭찬해 줄 수 있을 때 잘못을 지적받는 사람은 아프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지적하는 사람의 말의 내용이 아니라 지적하는 태도에 더 유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개인적인 충고를 듣지 않거든 한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서 충고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형제의 잘못을 지적할 때는 객관적인 증거나 사실을 가지고 지적해야 된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즉 섣부른 판단이나 독단적이고 주관적인 죄의 판단을 금지하는 말씀인 것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그래도 말을 듣지 않거든 교회에 알리고 교회의 말조차 듣지 않거든 이방인이나 세리처럼 여기라고 합니다. 물론 이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사랑에 반하는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이 표현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 자들과는 상종하지 말라는 의미 뿐 아니라 그리스도 공동체는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모이는 공동체이기에 잘못했을 때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도 함께 강조하는 표현인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충고하고 충고를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살 것입니다. 일종의 작은 심판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작은 심판들을 통해서 칼자국만을 남기느냐, 아니면 더 희망적인 성숙으로 나아가느냐는 우리 자신들에게 달려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형제의 잘못을 용서하고 받아들임에 있어서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이 방법을 잘 따르고 있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봅시다. 그리고 용서와 사랑으로 형제를 받아들이고 단죄와 판단으로 갈라짐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심과 용서와 사랑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우리들이 되도록 합시다.  


형제들의 충고를 받을 때, 그것을 나 자신에 대한 낙인으로 받아들이는 과민 반응보다는,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을 기억하면서 형제들의 충고 속에 예수님의 타이름이 함께 있다는 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일 때, 우리의 부족한 행실이 하느님 앞에 가기 전에 이 땅에서 미리 풀어지는 은총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 (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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