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3.11.05 07:32

2023년 11월 5일 연중 3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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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신앙생활 안에서 자칫 잘못하면 쉽게 유혹에 넘어갈 수 있는 위선과 교만에 대해 경고하시면서 그들의 태도를 심하게 책망하고 계십니다. 혹시 우리도 무거운 짐을 꾸려서 남의 어깨에 메워 주고 스스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 하지 않는지 곰곰히 생각해봅시다. 


이는 말만 앞세우고 실천하지 않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처럼 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은 우리 신앙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제시해 주는 가르침입니다. 많은 지식과 경험이 나를 완성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완덕으로 이끄는 힘은 매일매일 새롭게 태어나려는 내 의지이며 자세입니다.


인간의 욕망 중에 나이를 먹어도 점점 거세어만 가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명예욕입미다. 명예욕에 빠진 사람은 자기 과시를 하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합니다. 자기 과시를 위해서는 거짓을 일삼고, 남을 헐뜯고, 비난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인간들 앞에서 어느 정도 자신의 과시가 성취되면, 하느님 앞에서마저 자신을 과시하려고 덤벼듭니다. 


오늘날의 우리 자신들에게도 요구되는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이행함에 있어서, 그 역할에 대해 어떠한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옳게, 그리고 성실되이 살아가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적은 수의 사람들만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가진 위치나, 역할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거나, 괴롭히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한 위치나 역할들을 과연 우리는 겸손되이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까?


저마다 제 자리를 알고, 제 자리를 지키는 것을 수분(守分)이라고 합니다. 제 분을 지키는 것입니다. 수분은 질서와 평화와 번영의 원리일 뿐만 아니라 미의 원리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저마다 제자리에 있을 때 건강하고 아름답습니다. 밥알이 밥그릇 속에 있을 때에는 이름답지만 얼굴이나 옷자락에 붙으면 아름답지 못하고 도리어 추합니다. 그것은 제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상 사회는 제 각기 제 자리를 지키는 사회입니다. 그 자리에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그 자리에 없어서는 아니 될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어머니가 되기는 쉽지만 어머니 구실을 다하기는 어렵습니다. 스승이 되기는 쉽지만 스승 구실을 다하기는 어렵습니다. 신자가 되기는 쉽지만 신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제나 수도자가 되는 것은 쉽지만 수도자나 사제의 구실을 다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생의 의미는 저마다 제 도리를 다하고 제 구실을 다하는 데 있습니다. 인생은 사명실현의 자리요 직분완수의 무대입니다.


결국 나의 삶은 내가 사는 것이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자기가 져야 합니다. 나의 말과 행동에 대한 마지막 심판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역할과 사명을 맡기신 하느님께서 하실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각자의 본분과 위치들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물은 그것을 선물로서 잘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진정한 선물의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감사로이 그 선물을 받아들이는 마음과 더불어 선물을 주신 분의 의도에 맞게 그 선물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각자의 위치와 본분들을 통해서 부모는 부모답게, 자녀는 자녀답게, 성직자와 수도자는 성직자와 수도자답게, 그리고 신앙인은 신앙인답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자의 위치와 본분에서 그 위치와 본분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겸손되이 봉헌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 하늘나라에서 큰사람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번 한주간을 하느님 보시기에 좋게 우리들 삶의 자리에서  겸손하게 시작해봅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 (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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