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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오늘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며 전례력으로 올 해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왕의 왕으로 섬기겠다고 고백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굳건한 믿음을 갖고 새로운 각오로 살아갈 것을 약속드려야 합니다.


교회는 연중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정하여 예수님이야말로 진정한 왕이시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우리의 믿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역사의 주님, 온 누리의 임금, 모든 이의 심판관이심을 스스로 드러내십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역설은 그 심판관이 무시무시한 왕권을 지닌 것이 아니라, 온유와 자비로 가득 한 목자라는 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실로 왕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세속적인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셨으며 오히려 봉사하는 왕, 아픔을 나누고 사랑을 베푸는 왕으로서 가난하고도 비천한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왕이야말로 왕 중의 왕이요 세상 모두를 다스릴 왕이었습니다.


그분의 왕좌는 십자가입니다. 그분의 왕관은 가시관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분께서 우리의 왕이 되시도록 맡겨두기를 요청하십니다. 당신의 말씀, 당신의 모범과 십자가 위에서 희생되신 당신의 생명을 통해 우리를 죽음으로부터 구원하신 왕은, 길 잃은 인간에게 길을 알려주시고, 의심과 두려움과 매일의 시련에 사로잡힌 우리 존재에게 새로운 빛을 비추어주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의 나라가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왕이 된다는 것은 종이 됨으로써만 가능하며, 종이 된다는 것은 왕이 된다고 할 정도로 고귀한 영적 성숙을 요하는 일입니다.


보람있고 효과적으로 남에게 봉사하려면 우리가 자신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어야 하고 이 제어를 가능케 하는 덕들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왕다운 사명 즉, 그분의 왕다운 직분에 참여하는 일은 그리스도교 윤리와 인간 윤리의 모든 분야와 밀접히 연관됩니다.

2천년 전 사람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믿었습니다. 다윗에 버금가는 훌륭한 왕으로서 새 이스라엘을 건설할 분으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왕이 되는 것은 원치 않으셨습니다. 다시 말해 조국을 식민지에서 건지고 굶주림에서 해방시키며 어지러운 사회를 바로잡는 그런 현실적인 문제에서는 그분은 어쩌면 외면 하셨습니다. 바로 여기에 백성들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을 위하여 가장 처참하게 십자가에서 자기 자신을 내 놓으십니다. 그분의 가난함과 꾸밈이 없으신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진정으로 사랑이 무엇인가를 일깨워주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예수님께서 온 세상의 왕이심을 믿으면서도 그분을 우리 삶의 주인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그것은 의미가 별로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예수님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면 그리고 우리가 또한 왕으로 존재하시는 그분의 방법을 받아 들이지 못한다면 이 모든 것은 허무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추구했던 가치가 과연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며 삶의 기회를 허락하셨던 하느님께서 원하셨던 가치와 어떻게 부합하는가가 오늘 복음 속에 잘 드러납니다. 


십자가에 못박히신 한 분만을 바라보도록 부름 받으며 그분을 더욱 더 믿으라고 부름 받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 조차 얼마나 자주 세상이 주는 편안함과 확신을 찾게 되는지, 얼마나 자주 우리는 십자가에서 내려오라는 유혹을 받는지 생각해봅니다.


권력과 성공의 유혹은 복음을 전파하는 쉽고 빠른 길인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가 어떻게 일하시는지 빨리 잊습니다. 


우리 주변에 가까이에 있어서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는 일이 참으로 많았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도 다가가야 할 것이지만 내가 쉽게 지나쳐 버린 그들에게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가설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한 주 전례력으로 마무리되는 2023년 가해를 마무리하며 그 마무리가 유종의 미를 이룰 수 있도록 주변을 살피며 살아갑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 (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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