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2.12.18 07:16

2022년 12월 18일 대림 제 4주일

조회 수 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성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세상 사람들은 성탄을 성대히 축하해 왔습니다.  


성탄절은 어떤 날입니까?  예수님의 탄생, 이 사건은 한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난 단순한 사건이 아닙니다. 이 사건은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시어 인간 역사 속에 인간을 찾아오신 사건이며, 이에 기뻐서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날이 바로 성탄절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저자인 마태오 복음사가는 ‘동정녀 잉태 이야기’를 통하여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창조적 능력을 전해 주고자 합니다. 그분이 주관하시는 인류 구원 위업은 결코 인간의 머리로는 다 알아들을 수 없는 신비의 영역에 속한 사건임을 깨우쳐 주고자 합니다. 


요셉 역시 이 신비를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는 ‘의로운 사람’이면서도 ‘선한 분’이었기에 정혼한 마리아가 동거 이전에 아기를 잉태했음을 알고도 소문 없이 그녀를 떠나기로 마음먹습니다. 이 때 그는 꿈속에서 주님이 이루시는 구원의 신비를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대로가 아니라 그분의 뜻을 찾는 요셉에게 꿈을 통해 천상적 깨우침을 주신 그분은, 구원의 신비를 받아들이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러한 깨달음을 주시는 분으로 ‘우리 가운데’ 현존하십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또한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입니다. 성탄 사건은 곧 임마누엘 사건입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님께서 함께 하여 주신다는 말씀은 참으로 감사한 말씀입니다. 그분께서도 친히 ‘내가 세상 끝날 때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매년 성탄절을 맞이할 때마다 저 베들레헴의 한 초라한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의 겸손하심을 먼저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계시는 예수님께서는 임마누엘로 이 세상에 오심으로써 다른 인간들과 똑같이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을 받으십니다. 하느님이신 그분이 인간의 육신을 취하시고 인간의 역사에 뛰어드시어 인간의 고통을 몸소 맛보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오신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그러하셨듯이 항상 우리와 함께 계셔 주십니다.  


옛날에 한 열심한 신자가 살고 있었는데 착하게 살다가 천국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가 어느 날 지상에서의 과거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자신이 걸어온 발자국 옆에는 또 하나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더랍니다. 그는 비로소 자기 생애의 여정에서 언제나 하느님께서 함께 계셨음을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떤 때는 간혹 하느님의 발자국이 나타나 있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그 시기와 장소를 알아보니, 그때는 어김없이 그가 큰 곤란과 어려움 중에 있었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그 착한 영혼이 하느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주님은 제 생애에 언제나 함께 계셨는데 왜 제가 곤란할 때에는 저와 함께 걸어 주지 않으셨는지요?”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그때는 내가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네가 나를 짊어지고 갔기 때문에 내 발자국은 없고 네 발자국만 있었던 것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그는, 자신이 어려웠을 때 그때가 바로 하느님을 모시고 걸었던 은혜로운 때였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 순간에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떠나신 적이 없으십니다. 내가 기쁠 때는 나보다 더 기뻐하시고, 내가 슬퍼할 때는 나보다 더 염려해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고통을 겪으면서 어려워할 때에는 감격스럽게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믿고 의지하시는 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시로서는 어렵고 힘들더라도, 고통을 은총으로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의지할 때보다도 더 흐뭇한 일도 없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의지할 때에는 하느님께 큰 기쁨이 되어 드리는 것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의지하실 때에는 우리에게도 큰 기쁨과 영광이 됩니다. 그러나 그 기쁨과 영광이 때로는 지독한 아픔과 슬픔으로 드러날 때도 있습니다. 성모님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전 존재를 맡기시고 의지하셨던 분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그 때문에 더 큰 고난과 역경의 길을 걸어 가셔야 했습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 걷는 인생이 아닙니다. 아무리 실패했어도 버려진 인생이 아니며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고 해도 포기된 인생이 아닙니다. 어떤 절망의 처지에서도 그분만 붙들고 뉘우치면 언제고 용서받을 수 있고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처럼 우리를 떠나신 적이 없으시며 또 앞으로도 늘 우리와 함께 걸어가시는 임마누엘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의 성탄하심을 경건한 마음으로 준비하며, 하늘의 왕좌를 버리시고 인간 세계에 뛰어 드신 그분을 본받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성탄의 기쁨을 누려야 할 것입니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Who's 운영자

profi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60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4월 23일 부활 제 3주일 운영자 2023.04.23
659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4월 16일 부활 제 2주일 운영자 2023.04.16
658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4월 9일 주님 부활 대축일 운영자 2023.04.09
657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4월 8일 주님 부활 대축일 ㅡ 파스카 성야 운영자 2023.04.08
656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4월 2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운영자 2023.04.02
655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3월 26일 사순 제 5주일 운영자 2023.03.26
654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운영자 2023.03.25
653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3월 19일 사순 제 4주일 운영자 2023.03.19
652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3월 12일 사순 제 3주일 운영자 2023.03.12
651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3월 5일 사순 제 2주일 운영자 2023.03.05
650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2월 26일 사순 제 1주일 운영자 2023.02.26
649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2월 19일 연중 제 7주일 운영자 2023.02.19
648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2월 12일 연중 제 6주일 운영자 2023.02.12
647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2월 5일 연중 제 5주일 운영자 2023.02.05
646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1월 29일 연중 제4주일 운영자 2023.01.29
645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1월 15일 연중 제 2주일 운영자 2023.01.15
644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1월 9일 주님 세례 축일 운영자 2023.01.09
643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운영자 2023.01.08
642 주일, (대)축일 강론 2023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운영자 2023.01.01
641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웡 31일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운영자 2022.12.3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7 Next
/ 3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