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2.12.30 07:04

2022년 12월 30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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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전례적으로 위대한 성탄의 신비를 기념하는 지금, 우리는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가운데 오실 때 우리 인간성만을 취하신 것이 아니라, 인간 생활의 가장 기본 단위인 ‘가정’이라는 실체도 취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가정의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드시고, 하느님 사랑의 표지와 구원의 도구로 삼으셨습니다.

가정은 이제 하나의 제도에 머무르지 않고,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위한 거룩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와 관계되는 것은 무엇이나 구원의 신비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이 하느님 구원 사업의 거룩한 공간이라는 사실은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 가정의 중요성을 새삼 가슴 깊이 새기게 합니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불행은 '가정의 해체 현상'이라고 합니다. 핵가족화와 아파트화, 그리고 그에 따르는 가족 이기주의, 쉽게 결혼하고 쉽게 이혼하는 현상 등 가정이 더 이상 마음의 고향이 되지 않는 이 심각한 현상은 사회의 각종 범죄, 특히 청소년 범죄에서 그 결과가 잘 나타납니다. 청소년 범죄의 78%가 바로 가정에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빈곤이 문제가 아니라 정서 생활의 결핍, 곧 가족 사이의 애정 결핍이 문제입니다. 따스한 정을 바탕으로 한 대화와 용서와 사랑보다는 학업에 대한 강박만이 도사리고 있는 삭막한 가정에서 탈출하고 싶은 청소년들의 심리, 한마디로 ‘가정의 해체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자녀를 많이 두지 않음으로써 지극히 이기적인 사람이 되게 만들고 또한 핵가족화라는 현상 때문에 가족 이기주의가 팽배하며, 또한 잘못된 교육 정책, 경제 정책 때문에 참다운 인간성 고양보다는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 수 있는 적자생존, 단편적 사고의 인간을 형성하는 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가정 문제의 실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문화적 현상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가정이 하느님 구원 사업을 위한 거룩한 공간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하였습니다. 가정이 화목하고 평화로울 때 모든 일이 다 잘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은 올바른 인간, 아름다운 정서와 사랑을 간직한 인간을 만듭니다. 또한 퇴색하지 않는 신앙의 빛을 심어 주는 곳입니다. 가정이 화목하고 평화롭게 되는 비결! 구원 사업을 위한 거룩한 공간이 되는 비결! 그것은 무엇보다도 신앙 교육에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 기도 생활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가정 안에서 신앙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그 가정은 벌써 뿌리가 흔들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출세 교육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달달 볶고 잠시의 여유도 주지 않으면서, 신앙 교육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뭔가 대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신앙으로 이루어지고 대화로 이루어집니다. 가족의 기도는 서로 만나게 하고, 서로 대화하게 만듭니다. 만나고 대화함으로써 문제를 알게 되고, 그 문제 때문에 함께 고민하고 또 기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는 자녀들을 신앙 안에서 올바르게 충고하고 교육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시어머니와 며느리, 남편과 아내 사이의 문제도 기도를 통한 만남과 대화로 조금씩 풀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할 때 사랑이 조금씩 기쁨의 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모두 바쁘고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가족이 모두 모일 시간이 전혀 없다고들 합니다. 함께 모여서 기도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무엇 때문에 여유가 없고 바쁘게 삽니까? 바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려고 바쁜 것이 아닙니까? 행복하고 잘사는 가정을 꾸려 보겠다고 그렇게 바쁜 것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시간을 만드는 데도 바빠야 할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만나고, 기도하면서 이야기하고, 기도하면서 참다운 사랑을 배워 나가야겠습니다.  


가정은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위한 거룩한 공간입니다. 우리의 가정 안에서 기쁨과 사랑을 맛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재물의 많고 적음이 기쁨과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 참다운 인간의 따스함과 사랑, 그리고 신앙 안에서 이루는 일치가 참다운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기도하십시오! 가족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십시오. 자녀들의 신앙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먼저 기도하고 먼저 실천하십시오. 그것이 자녀들에게 물려줄 가장 큰 유산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내 된 사람들은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본분입니다. 남편 된 사람들은 자기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아내를 모질게 대해서는 안 됩니다. 자녀 된 사람들은 무슨 일에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일입니다. 어버이들은 자녀들을 못살게 굴지 마십시오. 그들의 의기를 꺾어서는 안 됩니다”(골로 3,18-21).  

끝으로 여러분의 가정 안에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넘쳐흐르기를 기도합니다. 사랑과 기쁨의 웃음이 여러분의 가정 안에 언제나 가득하기를 빕니다. 아울러 여러분의 가정 안에서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애원합니다. 가정이야말로 모든 것을 사랑으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보듬어 줄 수 있는 가장 큰 치유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그 곳에 하느님의 구원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기도하며 일하는 가정, 웃음을 나누는 흐뭇한 가정, 순간보다는 영원을 향해 갖가지 십자가를 함께 지고 부활의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가정은 진정 행복한 성가정의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을 모신 성가정을 이룩합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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