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2.05.29 07:12

2022년 5월 29일 주님 승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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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성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작은 산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올리브 산’입니다. 이 산 정상에 예수 승천을 기념하는 작은 경당이 하나 있는데, 건물 안에 예수님께서 승천하셨을 때 남기셨다는 예수님 발자국이라고 전해지는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순례객들은 그 발자국을 보면서 주님께서 정말 승천하셨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 건물은 당초 예수 승천을 기념하기 위해 기원전 340년 경 지붕 없이 지어졌지만, 훗날 이슬람교도들이 예수 승천을 부정하기 위해 지붕을 덮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께서 지상에서의 삶을 다 마치시고 하늘에 올라가셔서 하느님 아버지 오른편에 앉으신 것을 기뻐하는 날입니다. 즉 주님 승천 대축일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본 고향인 하늘로 올라가신 날을 경축하는 대축일인 것입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40일째 되는 날, 하늘로 올라가심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이날은 부활 제6주간 목요일에 해당됩니다. 한국에서는 부활 제7주일을 주님 승천 대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소련 최초의 우주 비행사 가가린이 지구 궤도 저 위에 올라갔을 때 그는 말하기를 '하늘에 올라와 보니 하느님이 안보인다.' 하면서 지상 관제소에 유명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 말은 백 번 맞습니다. 무신론자들인 당시의 공산주의자들에겐 아주 통쾌하고도 시원한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한 말이었습니다. 하느님은 하늘의 어느 공간에 갇혀 계신 분이 아닙니다.


제자들에게 있어서 예수님의 승천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세상으로의 파견을 의미하였습니다. 물질적인 부귀와 현세적인 행복을 꾀하는 제자들처럼 "하늘만 쳐다보고" 살 것이 아니라, 성령님을 받아 각기 사명에 따라 일터로 가 주님의 증인이 되어 세상 곳곳에 복음을 전파한 사도들이 됩시다. 그리고 부족한 나와 형제들을 통해 섭리하시는 주님을 신뢰하며 따라야 하겠습니다. 


주님은 분명히 다시 오십니다. 먼 미래의 세상 종말에 다시 오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힘들고 어려울 때, 외롭고 쓸쓸할 때 다시 오십니다. 또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 몸부림치고 죄와 미움에서 괴롭게 헤맬 때 그분은 오십니다. 분명히 오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 안에서 그분을 체험하는 것이 일종의 승천이요 그것이 또한 승천 대축일을 지내는 뜻이 있습니다. 


'승천'이라는 사건을 통해서 육신의 시야에서는 사라지셨지만 그러나 영적으로는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오신 것이 승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은 곧 우리 교회의 승천인 것입니다. 이 말은 교회의 현실적 의미,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의 현실적 의미가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말합니다.


 승천사건은 하느님이 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모습입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들어 높이시어  승천시키듯이 이 세상도 그렇게 구원하시겠다는 하느님의 구원적의지인 것입니다. 또한 승천은 세상만 보던 얼굴이, 하늘을 보는 것이요, 자기만 보던 마음이 이웃을 보는 마음이며, 자신도 확신하지 못하던 신앙에서 타인에게 믿음을 가르치는 선교입니다. 


 오늘은 홍보주일입니다. 승천하신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교회는 홍보매체를 적극활용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스마트폰 등 사이버 공간이라는 새로운 세계는 교회에게 인터넷의 잠재력을 복음 메시지 선포에 이용하는 커다란 모험에 나서도록 권유합니다. 


다른 커뮤니케이션 매체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넷도 하나의 도구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의 장단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면, 인터넷은 복음화를 위하여 훌륭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인 것처럼 사이버 공간의 세계에 점점 더 의존하는 젊은이들에게는 특히 그러합니다. 스마트폰 덕분에 지구상의 수많은 것을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엄청나게 많은 영상들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광범위한 지식을 제공하지만 가치를 가르치지는 못합니다.


 가치를 경시하게 되면 우리의 인간성 자체가 손상되며, 인간 존엄의 탁월성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전자 매체로 이루어지는 관계가 참된 복음화에 필요한 직접적인 인간 관계를 결코 대신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복음화는 언제나 복음 선포를 위하여 파견되는 사람의 직접적인 증언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주님 승천 대축일을 맞이하여 우리의 본 고향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우리가 진정으로 태어난 곳, 우리의 진짜 고향은 어디인지 그리고 우리가 반드시 돌아가야 할 우리의 본 고향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고향을 흔히 이 세상에서 태어난 곳만으로 생각합니다. 즉 자신이 태어난 곳, 자신이 어릴 적에 자랐던 곳, 그 곳만을 고향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기 영혼의 본 고향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도, 그리워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육신의 죽음을 통해 우리의 영혼이 되돌아가야 할 영원한 안식처, 곧 우리의 본 고향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바쁘고 고달픈 세상살이에 지쳐서 땅만 쳐다보고 살지 말고, 우리가 돌아가야 할 본 고향인 하느님 나라를 그리워하며, 기쁨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시다. 원래 타향살이는 고달프고 서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인 본고향에서는 예수님의 환영을 받으며 고달픔과 서러움을 잊고 기쁨 속에서 영원히 살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돌아가야 할 본 고향이 있음을 항상 잊지 말고 기쁘게 살아갑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 (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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