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2.06.29 07:52

2022년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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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교회를 떠받치고 있는 두 개의 큰 기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두 사도를 기념하는 대축일입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는 그 출신과 생애를 보면 완전히 다른 길을 걸으셨던 분이십니다. 


베드로는 천한 어부로서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아 사도가 되었습니다. 한때 예수님을 배반하기도 했지만 확고한 믿음으로 교회의 반석이 되셨습니다. 


바오로는 엘리트 계층의 철저한 유다인이었습니다. 할례를 받고 정통 유다교의 스승이었던 가믈리엘로부터 교육을 받은 바리사이파였던 그는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중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방인의 사도로 불리며 소아시아 전역과 유럽에 이르기까지 주님의 복음을 전파한 분이었습니다. 


이 두 분들이 살아왔던 삶의 방식은 많이 달랐지만, 결국 두 분은 주님을 따르는 한 길을 걸으셨던 것입니다.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는 각각 64년과 67년에 로마에서 순교하셨고 교회의 두 기둥으로 같은 날 공경을 받아 왔습니다.


두 분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절대적인 사랑과 확고한 믿음으로 자신을 무장하고, 세속적인 온갖 달콤한 유혹과 목숨을 위협하는 박해와 인간적인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주님의 뜻을 따라 살았으며, 주님의 사랑을 온 세상에 알리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내 던지신 분들입니다. 


이렇듯 자신의 온 생을 주님을 위해 온전히 봉헌할 수 있게 한 두 분 사도의 신앙의 근본 뿌리는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완전한 신뢰, 즉 자신들의 믿음에 대한 확고한 확신이었습니다. 이러한 완전한 주님께 대한 신뢰는 실질적인 체험을 통한 체득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과 함께 먹고 마시며 동고 동락하는 가운데 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알고 고백하게 되었고, 바오로 사도 역시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는 체험을 함으로써 참 신앙으로의 일대 전환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후 사도는 자신의 모든 삶을 주님을 세상에 증거하는데 받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듯이 체험은 신앙생활에 있어서 자신의 믿음을 확고하게 다지게 하는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앙적 체험은 주님이 가르쳐 주신 사랑을 실천하고, 사랑의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맛 볼 수 있는 귀중하고 달콤한 열매인 것입니다.


구원 역사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구원 섭리는 참으로 심오하며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즉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의 주님께 대한 뜨거운 사랑과 신앙의 근본은 동일하였지만, 두 사도의 성격과 삶의 형태는 사뭇 달랐습니다. 


성경은 베드로 사도를 일자 무식한 어부였고 성격은 불같이 급하고 다혈질적이었으며 감성이 풍부하고 즉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묘사하고 있는 반면 바오로 사도는 이미 율법에 대한 지식을 가진 소위 지성인이며, 여러 편의 서간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신앙을 바탕으로 한 심오한 신학을 알고 있는 분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겉으로 보기에는 사뭇 대조적인 두 분이 우리 교회의 큰 두 기둥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계획하시고 부르신 하느님의 심오한 구원 섭리를 깊이 묵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얼핏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이 않은 두 분 사도를 통해서 교회 전체를 위한 절묘한 조화로움과 균형을 유지하게 하신 하느님의 구원 섭리는 참으로 놀랍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사도행전에서 묘사되고 있듯이 초대교회 신자들과 이방인들의 신앙을 위해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두 분 사도는 각자의 달란트에 맞게 복음 선포에 충실하면서도 서로 상호 보완적인 태도를 견지를 견지함으로써 초대 교회가 올바로 주님의 뜻에 맞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신앙적인 발란스, 즉 균형감을 잃지 않았던 것입니다. 


두분 사도가 각자의 개성대로 각자에게 주어진 복음 선포의 몫과 교회 안에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잘못된 점은 서로 충고하고 지적해주며 초대교회를 조화롭게 이끌었듯이, 한 쪽의 일방적인 독단이나 독선을 견제하며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게 하신 하느님의 깊은 뜻은 역시나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일상 생활의 태도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의 생각이나 의견만이 최고이고 최선이라는 지적인 교만과 고집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할 줄 알고, 남의 충고와 조언도 받아들일 줄 아는 겸손한 자세와 타인의 의견도 적절히 참조하고 수용할 줄 아는 균형 잡힌 사고를 할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한쪽 면만을 보지 않는 균형잡힌 생각과 입체적인 사고는 상대적으로 남을 존중할 줄 알고 자신은 낮출 줄 아는 영적 겸손에서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베드로, 바오로 두 분 사도 대축일을 맞이하여 두 분이 우리 신앙인들에게 보여주신 주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각자에게 주어진 몫과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교회 전체의 공동선을 위해 균형과 조화를 이루셨던 두 분의 삶을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 특히 사도 베드로와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게 됨을 보게 됩니다. 그것은 곧 사도 베드로의 신앙고백으로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어쩌면 사도 베드로 역시 예수님을 메시아로 보기보다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예언자 중의 한 분으로 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베드로를 통해 당신께서 이 땅에 이룩하시고자 하시는 그 일을 드러내시고자 하십니다. 


이러한 일이 있고부터 이제 사도 베드로의 삶은 전적으로 다른 삶으로 변화됩니다. 그의 삶에 있어서 중심은 곧 예수 그리스도가 되는 것입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가치들을 넘어서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의 온 삶을 투신합니다. 그리고 그는 어떠한 삶에서든지 예수님을 찾고 예수님의 원하셨던 길을 가고자 합니다.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저 단순히 고백한 것에서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신앙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 고백에 비추어 삶의 중심에 무엇을 두고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우리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어떤 혼돈 속에서도 우리가 가야할 길을 갈 수 있을 것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베드로처럼 우리의 혼돈 속에서, 어려움 속에서 살아날 수 있을 것이고, 사도 바오로가 고백했듯이 “주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며 나에게 힘을 주셨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터전 속에서 우리의 진리이신 예수님을 늘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때마다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며, 그렇게 살아갈 것임을 다짐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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