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2.09.25 05:08

2022년 9월 25일 연중 제 26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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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오늘 복음에서, 세상의 부자들에게 이 비유의 부자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가난한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고 날마다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즐겁게 살던 어떤 부자가 죽은 후에 지옥에서 고통당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시 유다인의 통념으로 부자는 하느님의 복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운명이 역전되는 양상은 가난뱅이 라자로의 등장으로 극대화됩니다. 종기 투성이의 라자로를 개들이 핥는 모습은 그의 신세가 얼마나 비참한지 충분히 상상할 만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죽었을 때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의 품으로 데려갑니다. ‘아브라함의 품’은 저 세상 낙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눈여겨 볼 부분은 ‘부자’라는 사실 자체 때문에 저 세상에서 운명이 역전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비유 속에 나오는 부자가 특별히 악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가난한 이웃을 외면하고 자기와는 전혀 별개의 인간으로 담을 치고 살았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천국과 지옥에 있는 라자로와 부자의 거리는 이미 살아생전에 넘을 수 없는 강으로 존재했던 것만큼 커 보입니다.  


지옥이란, ‘죄’를 지어서 가는 곳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죄’라고 하나요? 해서는 안될 일을 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죄’라고 생각합니다. 즉, “00 해서는 안 된다”, “00 하지 마라” 라는 계명을 어겼을 때, 우리는 그것을 ‘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꼭 이것만이 ‘죄’는 아닙니다.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죄’입니다. 즉, ‘부모에게 효도하라’, ‘이웃을 사랑하라’, 이처럼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는 것도 분명히 ‘죄’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에게서 그가 해서는 안될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찾아볼 수 없지만, 그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죄는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웃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지 않은 죄입니다. 멀리도 아닌 가까운 자기 집 대문 간에 있으면서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 대한 무관심의 죄 때문에 지옥에 간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하는 통회의 기도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악을 저지르고 선을 소홀히 한 잘못…” 이는 악을 저지른 것만이 죄가 아니라, 선을 소홀히 한 것도 죄라는 것을 잘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것만이 죄가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죄라는 것을 전달함과 동시에 죄를 짓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피하기만 하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선을 실천하도록 촉구하고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성숙하고 참다운 신앙인의 자세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고 그분의 자리를 마련해 놓은 사람은 저 세상에서도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고 그분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반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저 세상에서도 하느님께 도움을 청할 수 없을뿐더러 자신의 힘으로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을 사는 여러분들은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내가 가진 능력과 재력과 지위를 믿고 내 힘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내어놓고서라도 그 자리를 주님의 도우심으로 채우며 그분께서 주시는 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이번 한 주간을 살아가면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며 하늘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향하여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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