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14.03.12 20:15

2014-3-16-사순 2주일(창세12,1-4; 2디모1,8-10; 마태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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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2주일(창세12,1-4; 2디모1,8-10; 마태17,1-9)

 

사순절의 분위기는 흔히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연상하기 쉬운데 오늘 사순 제 2주일의 복음은 속죄와 회개의 특성에 걸맞지 않게 주님의 영광과 권능을 찬란히 드러내주니 좀 뜻밖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의 여정도 하나의 등산에 비유한다면 설악산 소청봉쯤 올라가 잠시 한숨 돌리며 발아래 펼쳐진 광경을 관망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벌써 구름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지고 때로 낮은 구름은 발아래 펼쳐지고 신선이 다 된 느낌이 들 수 있다. 그래서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란 황홀경에 젖게 된다. 오늘 눈부신 옷을 입고 영광에 싸여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주님께서 나타나신 모습을 보고 베드로처럼 엉겁결에, “선생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선생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습니다.하고 황홀해하는 베드로의 감격을 연상해 볼 수 있다.

예수님과 함께 영광의 모습으로 나타난 예언자들은 모세와 엘리야로서, 구약의 대표적 인물들이다. 이들의 모습은 곧 그리스도의 신원에 대해서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증명하는 인물들로 등장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향해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하시어 그리스도의 성자로서의 메시아성을 드러내주신다.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이 음성을 듣고 두려운 나머지 땅에 엎드려 떨고 있다. 그리스도는 그들에게 가까이 오시어 손으로 어루만지며 두려워하지 말고 모두 일어나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오시는 길에 사람의 아들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하고 당부하신다.

왜냐하면 그 신비를 본질적으로 파악하고 또한 지상의 예수와 영광의 주님 사이의 연속성을 알아듣기 위해서는 부활을 기다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분명 예수님의 변모사건은 사도들이 체험한 두 가지 사건, 즉 수난과 부활을 연결시켜주는 고리 역할을 해준다. 그래서 학자들은 그리스도의 변모사건을 선행적 빠스카체험이라고 부른다. 사실 예수께는 수난 뒤에 찾아올 영광된 미래가 있고 또 그분 안에서는 야훼의 고난받는 종으로서의 사명과 이미 다니엘이 예언한 사람의 아들이라는 장차 심판주로서의 모습이 중첩적으로 암시되고 있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에서 듣는다는 것은 신앙의 빛에 의해 그리스도를 겸손과 영광 그리고 죽기까지 당한 수난과 부활의 신비를 함께 지니고 계시는 분으로 받아들이고 그분의 길을 따라가는 것을 포함한다. , 그리스도를 다시 체험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기서 사순절의 의미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리스도의 변모된 영광의 모습만 보고 황홀경에 빠져 있지만 말고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의 길을 따라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오늘 1독서에서 아브라함이 뛰어 넘어야 할 긴장과 고통은 축복된 약속의 땅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향과 땅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야하고 목적지도 모르고 떠나는 위험부담과 오로지 하느님께만 매달리는 신덕이 필요했다.

아브람은 야훼께서 분부 하신대로 길을 떠났다.” 즉 그의 근본적인 끊어버림은 하느님의 지혜와 전능에 의해 마련된 새로운 삶의 설계를 용감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브라함은 하늘로부터 오는 말씀을 들을 줄 알았다. 그의 위대한 결단이 가나안 복지를 믿음의 상급으로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게 된 것이다.

오늘 제2독서에서는 사도 바오로가 제자 디모테오에게 자신의 죽음을 눈 앞에 두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능력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해서 나와 함께 고난에 참여하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해주시고 우리를 부르셔서 당신의 거룩한 백성으로 삼아 주셨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공로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획과 은총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이 은총은 천지창조 이전에 벌써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며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의 권세를 없애버리시고 복음을 통해서 불멸의 생명을 환하게 드러내 보이셨습니다”(2디모1,8-10)

그 옛날 타볼산에서 그리스도의 얼굴 위에서 찬란히 빛나던 그 빛이 오늘날에는 모든 사람에게 불멸의 생명을 가져다주는 그분의 복음을 통하여 빛나고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영광된 변모의 모습을 타볼산에서 찾기 위해 이스라엘까지 찾아갈 필요가 없다. 그 빛은 복음 안에서 똑같이 빛나고 있으며 우리도 그 빛을 받아 그리스도처럼 살아 계신 하느님의 말씀의 빛을 반사하는 변모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마냥 타볼산의 황홀경에 젖어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그리스도께서 제자들과 함께 산에 내려오셨듯이 우리도 우리 삶의 현장에 내려와야 한다. 우리 삶의 현장에는 십자가가 기다리고 있고 우리가 비추어야할 어둠도 있고 우리의 도움을 기다리는 손길도 있다.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일어나 가자!”고 재촉하신다.

주님의 이 요청에 믿음으로 응답한 분이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이고, 갈데아 우르에서 떠나 약속의 땅으로 들어갔듯이, 우리도 제2의 타볼산에서 내려와 용기있게 믿음으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삶의 현장에서 십자가를 지고 또 다른 산 갈바리아산 정상 골고타를 향해 걸어가야 한다. 그리스도의 영생의 부활고지를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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