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2.08.06 07:14

2022년 8월 6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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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변모의 사건은 제자들의 믿음을 더욱 굳세게 하려는 목적을 갖습니다. 변모(變貌)란 ‘모습이 달라짐. 또는 그 달라진 모습’을 뜻합니다. 우리의 변모는 참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변모를 그 목표로 해야 합니다. 모든 인간은 눈부시게 빛날 미래의 그 영광스런 변모, 성서적으로 표현하자면 종말론적 최종 완성을 향해 묵묵히 변모의 과정을 거듭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인간 생명은 짐승의 그것과 달리 변모(變貌)해 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지금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다를 수 있으며,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와 다를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고린토 1서 13장에서 말씀하시듯 우리는 어른이 되면 어릴 적의 것을 버립니다. 우리는 그렇게 성숙해 가야합니다. 육체의 성숙이 아니라 생명의 성숙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중에는, 다볼산의 황홀경도 체험하지만, 십자가의 수난과 역경도 만나게 됩니다. 여러분이 겪었던 경험담을 나누며 특히 신앙적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서로 나눠봅시다.


부활의 영광은 결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합니다. 그 대가란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의 길을 기꺼이 걸어가는 것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야만 합니다.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우리도 충실히 걸어갈 때 우리는 분명히 예수님처럼 부활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십자가의 길에는 너무나 많은 고통과 희생이 따릅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마저 내어 놓아야 하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쳐야 하는 희생을 치러야 합니다. 결국 십자가의 길은 목숨을 내어 놓아야 하는 길입니다. 자신의 생명마저도 바쳐야 하는 희생의 길입니다. 이러한 희생과 고통을 기꺼이 치를 때 우리는 분명히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엄청난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종말에 가서야 뵙게 될 예수님의 참모습을 미리 보여 주셨습니다. 장차 우리도 누리게 될 영광된 모습을 보여 주셨던 것입니다. 그것은 눈부실 정도로 찬란한 모습, 바로 부활의 영광된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부활의 영광된 모습으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확고한 믿음을 심어 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 신앙의 보증이요, 희망이요, 완성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부활의 영광은 고통과 희생을 치른 다음에야 얻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외아들이시며 우리의 구세주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것도 온갖 멸시와 천대와 조롱을 받으시면서 묵묵히 당신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의 소중한 목숨을 기꺼이 내어 놓으셨습니다. 우리의 죄 때문에 당신의 목숨을 바치신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당신의 목숨을 바치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길을 결코 죽음으로써 완성하시지는 않았습니다. 마침내 죽음의 권세를 짓밟고 승리하셨습니다. 부활의 영광을 누리심으로써 십자가의 길을 완성하신 것입니다. 결국 십자가의 고통 없이는 부활의 영광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고통은 고통일 수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고통은 우리를 참된 영광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죽음도 우리에게는 삶의 끝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을 통해 우리는 부활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 십자가의 길은 우리에게 고통의 길만은 아님이 확실해졌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바로 기쁨과 희망의 길이요 영광과 부활의 길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없이는 예수의 제자가 될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앙인으로서 영광만을 추구하고 십자가를 외면한다면 이는 진정한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쁜 마음으로 짊어져야 합니다. 


십자가는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는 말과 같이 각자에게 다양한 형태로 주어집니다. 부자는 부자대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대로 생활에서 오는 십자가가 있습니다. 건강, 사업, 친구간의 문제, 부모와 자녀와의 갈등 문제 등 여러 가지의 십자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 16,24)고 말씀하십니다. 십자가를 지는 것이 그리스도와 일치할 수 있는 길입니다. 십자가 없는 그리스도를 생각할 수 없듯이 십자가 없는 그리스도인은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 거룩한 변모 중에 나타난 모세와 엘리야와 이야기 한 것도 당신의 수난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누구나 신앙의 길을 가면서 사막을 체험한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메마른 모래만이 느껴지는 교회 생활을 만날 수 있다. 그만 두려 해도 불안한 두려움이 발목을 잡는 체험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너무 자주 이런 유혹에 빠집니다. 영광스런 모습만을 바라면서 사실 그런 영광스런 모습이 있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 영광스런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그 여정이 험난했기 때문입니다. 그 여정이 험난하면 험난할수록 결과로 주어지는 모습은 더욱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런 우리가 어떻게 사막을 벗어났던가요. 누가 오아시스를 알려주었던가요. 주님의 변모는 당시 제자들에게서 끝난 사건이 아닙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끊임없이 현존하는 사건입니다. 돌아보면 우리에게도 주님의 변모에 해당되는 사건들이 수없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생각할수록 누군가 도와주었다는 느낌이 드는 사건들입니다. 누가 도왔겠습니까. 주님께서 도와주신 것입니다. 그분은 당신께 청하고 의지하는 사람들을 잊지 않으십니다. 다만 우리가 부족한 인내와 서투른 지식으로 그분의 배려와 사랑을 잘못 해석할 뿐입니다. 


주님의 갑작스런 변모는 갑자기 오는 은총을 연상시킨다. 은총은 예고 없이 옵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건들을 갑자기 당하는가요. 인생에 아픔을 주는 사건들은 언제나 생각지도 않은 때에 불쑥불쑥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예외 없이 흔다가왔습니습니다. 경각심을 남겼고 인생이 영원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 세상이 영원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면 얼마나 큰 은총인가요. 


살면서 이 만남은 분명 주님께서 개입하신 만남입니다. 이렇게 느끼는 만남이 있다면 그것 역시도 주님의 변모 사건입니다. 그런 만남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힘을 느낀다면 우리 역시 영원을 목격하고 체험하는 사람들입니다. 복음의 교훈은 바로 이 점을 깨닫는 데 있습니다. 그러니 제자들처럼 우리가 겪었던 사건의 추억들을 되살려 주님의 전능하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만남을 떠올리며 주님의 애정을 다시 간직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할 일입니다. 


부활의 영광스런 모습은 결코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나부터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갈 때 우리는 모두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끊임없이 내어 놓는 삶, 자신을 비우는 삶, 이웃을 사랑하는 삶이야말로 진정 변화된 삶일 것입니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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