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2.08.07 06:50

2022년 8월 7일 연중 제19주일

조회 수 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 복음은 기다림과 깨어있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깨어있는 자하면 군대에서 불침번이 생각납니다. 불침번은 당직근무의 일종으로서 일과시간이 지난 이후 부대경비를 목적으로 일정비율로 분할하여 그 숫자에 맞게 인원을 배치한 후 경계근무를 담당하게 하는 것과 취침인원수를 파악하고, 내무실 내의 온도와 습도를 파악하고 이불을 차고 자는 사람의 이불도 덮어주기도 하는 등 취침시간 중에 유동병력을 파악해서 인원사고가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근데 많은 경우 적으로부터 아군을 지키는 것이 임무가 아니라 간부로부터 조는 고참을 지키고 고참이 취침시간 이후에도 TV시청을 안락하게 할 수 있도록 망을 보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좋은 점도 있는데 저는 불침번 설 때 묵주기도를 편하게 할 수 있어 좋았답니다.  


옛 한국의 여인들은 기다림 속에서 살다가 기다림 속에서 삶을 끝마쳤습니다. 소녀 시절은 부모님 슬하에서 부모님을 바라며 기다리고 결혼 후에는 남편을 바라고 기다리고 노년에는 아들을 바라며 기다리고 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깨어있음”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르치십니다. 예수님의 비유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는 자의적인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인간의 모든 삶은 준비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모태에서의 열 달 간의 준비, 입학 준비, 시험 준비, 취직 준비, 사업 준비, 결혼 준비 등 많은 준비를 합니다.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만일의 사태를 위해 몫 돈을 마련하려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준비를 제대로 하고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때로는 게을러서, 때로는 하기 싫어서, 때로는 여유를 부리다가 시기를 놓쳐버리기도 합니다.  


기다림이란 누구에게나 힘든 과정이며, 인내가 필요합니다.  


좋은 일을 앞두고 있을 때에는 더욱 기다리면서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기다리는 그 기간을 준비하면서 기다리는 것과 막연히 기다리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기다리는 약속시간이 다가와서, 일을 만나보고, 직책에 올라보면,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왜 내가 이때를(공부할 때, 시험 전에, 일을 할때에, 기회를 얻을 때에, 직책에 오를때에) 준비하지 못했나를 후회하게 될것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이란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주님의 재림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신자생활의 모습입니다.  


'진정한 깨어있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오늘 말씀의 핵심은 항상 깨어있는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무엇을 위해서 깨어있어야 합니까? 우리의 인생을 위해서 깨어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유비무환의 자세로 항상 깨어있는 삶을 사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것이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는 것이 참으로 깨어있는 삶을 사는 것일까요? 많은 이들은 눈을 부릅뜨고 정신없이 동분서주하는 삶이 알차고 깨어있는 삶인 양 생각합니다. 


물론 게으르고 소극적인 삶보다는 부지런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사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목적지를 잘못 알고 엉뚱한 곳으로 달리거나 함께 뛰는 사람을 걸어 넘어뜨리면서 달린다면 이는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죽기 살기로 하다 보면 뭐가 되어도 되겠지!” 하는 마음은 신자로서 진정 깨어있는 태도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깨어 있으라는 이야기는 세상을 바라보라는 이야기입니다. 나만 살겠가고 바둥거리지 말고 정신을 차려 내 형제와 이웃중에 누가 소외되고 있는지, 누가 환난에 처해 있는지를 똑바로 보고 그에게 다가가라는 말씀입니다.  


죽음은 예정된 시간에, 그리고 준비시키고 다가오지 않고 갑자기 다가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 당황하고 후회합니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마감되는 시간이기에 소용이 없습니다. 


준비된 삶을 살아온 이들은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이지만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쳐보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죽는 순간에 죽은 후의 모든 것이 결정되기에 그 순간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영국의 독설가 버나드 쇼는 죽음의 순간에 후회하면서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는 묘비명을 부탁하고 죽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섭리의 시간,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른다는 것. 그것 때문에 고대하는 생활이 되고, 준비하는 생활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한주간을 시작하면서 깨어 기다리는 삶을 살아갑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Who's 운영자

profi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40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30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운영자 2022.12.30
639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29일 성탄 팔일 축일 제5일 운영자 2022.12.29
638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28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운영자 2022.12.28
637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27일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 운영자 2022.12.27
636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26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운영자 2022.12.26
635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24일 성탄 대축일 밤미사 운영자 2022.12.25
634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18일 대림 제 4주일 운영자 2022.12.18
633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11일 대림 제 3주일 운영자 2022.12.11
632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8일 한국 교회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운영자 2022.12.08
631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2월 4일 대림 제 2주일 운영자 2022.12.04
630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1월 27일 대림 제 1주일 운영자 2022.11.27
629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1월 20일 온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운영자 2022.11.20
628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1월 13일 연중 제 33주일 운영자 2022.11.13
627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1월 6일 연중 제 32주일 평신도주일 운영자 2022.11.06
626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운영자 2022.11.01
625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0월 30일 연중 제 31주일 운영자 2022.10.30
624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0월 28일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 운영자 2022.10.28
623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0월 23일 연중 제 30주일(전교주일) 운영자 2022.10.24
622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0월 18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운영자 2022.10.18
621 주일, (대)축일 강론 2022년 10월 16일 연중 제 29주일 운영자 2022.10.1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7 Next
/ 3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