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2.09.04 06:02

2022년 9월 4일 연중 제 2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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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참된 제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세상의 권세와 영광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귀한 자기 목숨까지도 희생할 각오와 당신이 지고 자 하시는 십자가를 지는 수난을 각오하라고 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는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의 삶 속에 첫 자리에 모셔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사랑해야할 부모나 처자까지도 미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미워하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선택하기 위해서 그것까지도 희생하며 주님을 따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인들에게는 ‘덜 사랑하다’는 비교급 표현이 없기 때문에 흔히 ‘미워하다’로 표현합니다.  


어쨌든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첫 번째 미움의 대상, 곧 ‘덜 사랑해야 하는 것’은 ‘가족의 유대’입니다. 곧 부모나 처자, 형제 자매와의 혈육 관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본래 가족과 더불어 사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혈연 관계보다 하느님의 뜻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함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절대적으로 그리고 완전하게 오로지 하느님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정에서 오는 본능적인 것에 대한 집착을 끊어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사랑해야 할 부모나 처자까지도 미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말마디대로 미워하라가 아니라, 하느님 사랑을 위하여 육정으로 맺어진 것들과의 사랑까지도 희생하며, 예수를 따를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보다 큰 영원을 위하여 다른 것을 희생한다는 것은 의례히 요구되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참다운 제자가 되려면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혈연의 관계를 끊고 가장 먼저 본능적이고 필연적인 사랑을 청산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기 위해서는 본능적이고 필연적인 사랑, 곧 가족과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도 버릴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두 번째 미움의 대상은 ‘자기 자신’입니다. 인간적인 본능에서 우러나오는 욕망들과 충동들, 세속적인 삶에 대한 갈망,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서 차지하고 싶은 지위나 권력 등, 이러한 자신의 욕구와 욕망까지도 포기하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의 요구에, 하느님의 뜻에 반대되는 것이라면 주저없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도 많은 경우에 나 자신을 포기해야 할 경우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삶을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탑을 짓기 전에 계획과 설계, 비용 등을 사전에 계산하듯이 우리 각자는 자신이 바라는 자신의 천국의 집을 건설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포기할 것은 즉시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사는데 여러 아픔도 희생도 동반되겠지만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영광의 주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주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그리고 그분의 참된 제자가 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이 바로 아픔이고 희생이라고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세 번째 요청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십자가를 짊어지고 걸어가는 길은 너무나도 많은 고통과 희생을 요구합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마저도 모두 내어놓아야 합니다. 결국 십자가의 길은 목숨을 내어놓아야 하는 길입니다. 자신의 생명까지도 모두 바쳐야 하는 희생의 길입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길은 바로 기쁨과 희망과 영광의 길입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십자가를 사랑하고 기쁜 마음으로 지고 갈 때 그 길의 종점에는 영광된 부활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말씀들이 너무 극단적이라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9월에 특별히 공경하는 순교자들은 오늘의 말씀들을 글자 그대로 실천하셨습니다. 우리는 순교자들과 같은 상황은 아닐지라도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덜 사랑해야 할 것이 무엇이며, 더 사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헤아릴 수 있는 지혜와 더불어 자유롭게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때로는 자기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은 집착을 버리는 것입니다. 이 집착 때문에 많은 경우에 일을 그르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내가 버려야 할 부정적인 집착은 어떤 것이 있는가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그것을 끊을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그리하여 나 자신을 이기고 나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라 그분의 참된 제자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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