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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우리나라 천주교의 역사는 1784년 이승훈이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귀국하여 동료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신앙 공동체를 형성한 것을 한국 천주교회의 출발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부터 모진 박해를 겪었고, 박해는 신해박해(1791년)를 시작으로 100년 이상 계속되면서 수많은 순교자를 냈습니다.

기해박해(1839년), 병오박해(1846년), 병인박해(1866년)의 순교자들 가운데 103위가 1984년 성인의 반열에 들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9월 26일에 지내던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을 9월 20일로 옮겨,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금년은 한국의 103위 성인들께서 시성 되신지 38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1984년 5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는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103위 시성식 강론에서 이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 신앙에 더 깊이 들어가기를 갈망하던 여러분의 선조들은 1784년에 자기들 중 한 사람을 북경으로 보냈고, 그는 거기서 영세하였습니다. 이 좋은 씨앗으로부터 한국에 첫 그리스도 공동체가 태어난 것입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신도들 자신에 의해서만 세워졌다는 점에서 교회 역사상 유일한 공동체였습니다. 이 신생 교회는 아직 어리면서도 믿음에는 그토록 굳세어, 몹시 사나운 군란을 거듭 견디어 냈습니다. 그리하여 한 세기도 채 못되어 1만 명을 헤아리는 순교자를 자랑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여러분 마음에는 1791년 신해, 1801년 신유, 1827년 정해, 1839년 기해, 1846년 병오, 1866년 병인 등의 해가 순교자들의 피로써 영구히 새겨져 있습니다. 그분들은 혈통으로나 언어로나 문화로나 여러분의 조상입니다. 아울러 그분들은 피로써 증거한 신앙에 있어서도 여러분들의 부모들이십니다. 열세 살 난 소년 유대철 베드로로부터 일흔 둘의 노인 정의배 마르코에 이르기까지 남자, 여자, 사제, 신도, 부자, 빈자, 상인, 양반 할 것 없이 모두 그리스도를 위해 기꺼이 죽어 가셨습니다.” 

한마디로 한국 천주교회는 선교사 없이 자생으로 태어난 세계 유일의 교회라는 점과 갓 태어난 신생 교회는 곧바로 수없이 끔찍한 박해를 굳건히 이겨냈고, 진정 짧은 세월 안에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모든 계층의 장한 순교자들을 배출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 순교자들의 후손이며, 그분들이 피로써 지킨 신앙의 유산을 물려 받았습니다. 순교자들은 끊임없는 고통 중에도 늘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해 내셨고, 그 사랑으로 희망을 사셨던 분들이셨습니다. 이는 사도 성 바오로의 말씀을 통해  상기시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로마 8,35.37)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는 사랑하고 믿는 님을 ‘임자’라고 불렀습니다. 그 ‘임자’께서 늘 함께 있을 것을 알고 계셨고 또 믿고 계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께서는 지금이나 우리가 끝까지 ‘임자’이신 주님을 배반하지 않고 기쁠때나 슬플때나 힘들때나 편안할 때나 언제나 주님을 따라 살아서 훗날에 주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복락을 함께 누리자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세상에 한번 나서 우리를 내신 임자를 알지 못하면 태어난 보람이 무엇인가?" 신부님의 말씀이십니다. '순교'의 본 의미는 '증거'입니다. 김대건 신부님께서는 하느님을 우리의 임자로, 주님으로 믿었기에 그분께 대한 믿음과 사랑을 생명을 바쳐 증거하셨습니다. 

성 정하상 바오로 순교자께서는 당신의 글 「상재상서」에서 이렇게 가르치고 계십니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 털끝만한 것도 모두가 하느님의 힘입니다. 낳으시고 기르시고 도와주시고 보호하시어 인도해 주십니다. 그러니 죽은 후에 받을 상은 그만두더라도 현재 받고 있는 은혜가 이미 무한하여 비할 데 없으니, 우리가 일생을 다하여 어떻게 하느님을 받들어 섬겨드려야만 그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이번 한 주도 이처럼 소중한 신앙을 물려받은 신앙의 후예답게 우리나라 순교성인들께 전구를 청하며 매사에 성실히 살아갑시다.


                                                                                                                                          김형진 로무알도(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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