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대)축일 강론
2022.09.10 19:18

2022년 9월 11일 연중 제 2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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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을 가족같이! 신자들 가정에 평화!


교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일치를 이루어 가는 곳이기에 사람들과 사귀면서 사회처럼 우정도 나누는 반면에 상처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귐의 공동체, 나누임의 공동체이기는 하지만, 죄인들, 회개한 죄인들이 모인 공동체요 하느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공동체입니다. 그러기에 아픔과 사랑이 함께 공존하는 공동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들이 회개하는 것보다 죄인 하나가 회개하는 것을 하느님이 훨씬 더 기뻐하신다며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이 알고 있던 기존의 가치를 전면 부정하십니다.


바리사이들과 율사학자들의 투덜거림은 예수님께서 죄를 용서해 주고 죄인들과 친하게 지낸다는 사실보다는 예수님의 그런 태도에서 그들이 지금껏 가지고 있던 하느님에 대한 상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들 생각에 보속과 화해는 인간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혼신을 다해 추구해야 하는 것이며, 속죄는 보상받기 위해 근원적인 것이었습니다. 율법에 충실해야 함은 물론, 잘못에 대한 속죄의 행위는 깊은 도덕적 진지함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은 인간과는 달리 당신 편에서 먼저 우리를 용서하시고, 당신 편에서 먼저 우리를 하느님의 공동체로 받아들이는 분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이 하느님 안에서 비로소 참된 회개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어떤 인간도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는 자기를 찾을 수 없으며, 하느님이 주도권을 잡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원은 하느님의 은총 속에 자신을 몰입시킬 때에 비로소 가능한 것입니다.  


성경을 통해서 볼 때 인간의 역사는 온갖 죄악으로 점철된 범죄의 역사입니다. 인간은 계속해서 죄를 짓고 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세상 끝날까지 범죄를 일삼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또 끈질기게 인간을 따라다니면서 그들을 달래시며 용서하고 계십니다. 인간 하나 하나는 정말 하느님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자녀들입니다. 오늘 전례는 모두 우리에게 감동적인 내용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저들을 향하여 하느님은 벌하거나 진노하는 분이 아니라 비유에 나오는 목자, 부인, 아버지처럼 항상 용서하고 베푸고 회개하는 죄인을 반기는 분임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구원과 자비에서 제외된 죄인이란 있을 수 없으며 하느님께서는 죄인들과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돌보는 분임을 가르쳐 주십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율법준수와 공로쌓기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저들을 향하여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으며 설령 인간이 죄를 지었다 해도 그 사랑과 자비는 제한될 수 없음을 천명하신 것입니다


하느님은 잃었던 양을 찾아 헤매시고 잃었던 은전 한 닢을 찾기 위해 등불을 켜 온 집안을 샅샅이 뒤지시는 분이십니다. 길 잃은 양이나 있으나마나한 은전 하나를 찾아내고 기뻐하는 그곳에서 사랑으로서의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실로 작은 것에 기쁨을 느끼는 자만이 기쁨의 가치를 압니다. 이 하느님을 오늘 복음에서 ‘잃었던 아들’의 비유에서 극적으로 만나 뵙게 됩니다.


잃었던 아들의 비유에서 예수님의 하느님은 작은 아들의 청을 들어 주시는 하느님, 그에게 재산을 나누어주시는 아버지, 재산을 모조리 탕진하고 돌아왔지만 이유를 묻지 않고 반갑게 맞아들이시는 아버지, 큰 아들의 생각처럼 작은 아들은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우리 인간으로서는 감히 받아들이기 힘든 마음의 소유자이십니다. 


다른 이에 대한 우리의 윤리적 판단, 단죄보다 먼저 우리의 시선을 하느님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에 돌릴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한 영혼이라도 구원하고자 하는 하느님의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만 있다면, 잃었던 양 한 마리나 은전 한 닢을 찾는 그 기쁨과 같은 우리 삶의 소중한 그 무엇을 우리는 잃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앓고 있는 중한 병은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잊어버리고 인간의 잣대로 하느님의 뜻을 판단하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죄에 대한 말씀을 묵상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을 되돌아볼 때 가장 먼저 고백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앞에 죄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악을 행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죄의 경향성이야말로 원죄의 상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에서 그러한 잃어버림을 체험한 뒤 다시 만나고 다시 찿은 기쁨을 우리에게 회상시키면서 한 죄인의 회개가 하느님께 있어서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가를 깨닫게 해 주십니다. 사람은 자기 죄를 두려워하겠지만 아버지이신 하느님께로 돌아올 때 죄에 대한 추궁은 없는 것이며 오히려 더 기뻐하시는 편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 앞에 부족한 사람들임에는 틀림없으나 중요한 것은 그분의 크신 사랑을 믿고 다시 돌아가는 회개의 자세입니다. 회개하는 죄인에게 죄를 추궁하지 않으시는 분임을 명심하고 겸손되이 주님의 용서을 청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번 한 주간 이제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하느님께로 돌아가도록 합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여 마음 속 깊이 통회하도록 구합시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백성인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치를 이루어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참된 어린양으로 돌아갑시다.


                                                                                                                                     김형진 로무알도 신부(S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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